우리가 사랑한 1초들 - 곽재구 산문집
곽재구 지음 / 톨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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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86,400초를 다 기억하고 싶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저자는 내게 다가오는 86,400초의 모든 1초를 다 기억하고 싶어서 어떤 1초는 무슨 빛깔의 몸을 지녔는지, 어떤 1초는 무슨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1초는 왜 깊은 한숨을 쉬는지 다 느끼고 기억하고 싶다고…..1970년대 중반 피폐한 정치, 척박한 사회 현실에 타고르의 시편은 작가에게 솜사탕 같은 천국이 되었다고

그래서 저자는 2009년부터 540 여일 동안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인도의 시인, 사상가, 1931년 노벨문학상 수상)의 시편을 찾아  인도 산티니케스탄에서 뱅골어를 배우고 타고르의 시편을 한국어로 번역하며, 산티니케스탄에서 만난 시간의 향기를 우리가 사랑한 1초들로 엮었다.

인도 캩커타의 인력거꾼을 다룬 다큐멘타리 영화 오래된 인력거의 이성규 감독의 죽음과 주말 아침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곽재구 시인의 남도 사투리가 섞인 사평역에서란 시를 통해….     곽재구 시인을 다시 만나고, 또 우연히 동네 어린이도서관에서 우리가 사랑한 1초들을 만나게 됩니다

저자는 산티니케스탄에서 종이배를 접어 만들어 파는 다사, 릭샤왈라 라딴빨리/수보르, 마시(가정부)인 소루밀라/미나를, 아카시(하늘)강가(위대한 어머니의강, 갠지스)를 가는 시간을 기다리는 인도 최고의 카스트 투틀을, 인도 악기인 시타르 연주를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 한샘바위군, 장래 희망이 농부인 지해닮(해를 닮은 아이의 준말)과 형제 봄찬슬(온 누리에 봄빛으로 가득 찬 슬기의 준말)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한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있다.

산티니케탄의 다운타운인 라딴빨리에는 한 두평짜리 작은 가게가 서른개 남짓 길 양편에 늘어서 있다고, 해가 지면 가게 주인은 나무 이파리를 모아 모깃불을 피우며 영업을 시작한다는 표시를 한다. 작가는 모깃불의 연기와 인사를 나누고 밤이면 한줄기 바람과 나무의자에 앉아 별을 보며 폭염의 공포에서 잠시 벗어나고, 반딧불이들의 반짝반짝 날아다님을 즐기고…                   

작가는 가난하고 소박하고 평화롭고 따뜻하게 인생을 배우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노천카페에서 우리돈 500원이면(20루피) 하루종일 인생과 철학, 예술과 여행에 대해 세계의 젊은이들과 먹고 마시고 이야기 할 수 있고, 구근이(콩을 야채에 볶어 속이 빈 공갈빵과 함께 먹는 음식)와 짜이(인도식 milk tea) 10루피에 식사와 차를 마시고 숲길을 걸어다니기도….                                                        

인도에 머무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아름다운 돈이 10루피(250, 지금 시세 170)라고 합니다. 간디의 초상이 새겨진 조그만 지폐 한 장으로 인도 저잣거리에서 다양한 물건을 사고,  먼 도시로 여행을 하고, 낯선 시장거리에서 부침개를 먹거나, 낡은 영화관에서 오래전에 상영이 끝난 영화도 볼 수 있다고..

사랑에 빠진 이가 연인에게 바치는 가장 순결하고 아름다룬 꽃, 바로 조전건다 꽃이다.    4월의 어느날 해 질 무렵, 더위에 지친 가난한 사람들이 맨발로 풀밭 위를 걸어가고, 릭샤왈라들이 저녁의 손님을 찾기 위해 나무로 깎은 페달 위에 낡은 샌들을 올려놓는 시간 조전건다 나무에서 달 빛 냄새가 난다는 꽃이 흰색과 노랑 두 색으로 피며 신비한 꽃 향기를 지상의 공기 속에 내보냅니다. 어느 해는 조전건다 꽃이 엄첨 무성하게 피다가, 어느 해는 자주 적게, 아주 짧게 핀다고….     그래서 작가는 반야나무 아래서 아래와 같이 노래한다.

당신도

나도

우리모두 부지런히 살아요                                                                         

몸 안의 강변길에 늘어선 꽃나무들이  

달빛의 냄새를 흩뿌릴 때까지 살아요

 1960년대 한국과 너무 흡사한 풍경의 인도 생활을 경험한 작가는 한 생애 두시대를 경험한 행운아라 이야기 한다. 인도가 아니면 이런 행운이 자신에게 오지 않았을 거라고….               

그리고 인도와 산티니케스탄의 자연과 사람사는 환경이 가져다주는 평화로움, 평온감은 북유럽의 어느 잘사는 나라와 비교할 수 없다고 인도 생활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인도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지만, 책을 통해 시간을 돌려 60년대 70년대 농촌에 사는 듯한 기분으로 책과 함께 여행을 한다. 언제가 시간이 되면 작가가 이야기하는 세상에서 네 번째로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빠다바반의 학교를, 인도사람이 그렇게 숭배하는 갠지스를, 릭샤를 타며 꽃과 바람의 향기를 마시고픈 미래 희망이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인도의 아름다운 그리고 사랑스러운 인사말로 자이구르”(너의 스승에게 경배를! 이란 인사말로 넌 정말 보기 좋은 삶을 살아가는데, 너를 잘 길러준 스승에게 감사드린다는 뜻)와 당신의 마음안에 있는 당신의 신과 영혼에게 인사드린다는 뜻의나마스테(뱅골어 노모스카)를 이야기 하였다.

자이구르……생의 어디선가 멋진 스승을 만나 여러분 모두 행복해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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