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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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기가 막힌 손끝을 가지고 태어났어."
어머니가 해일의 손놀림을 보며 말했다.
"내 손끝이 너한테 갔나 보다. 넌, 예민한 일을 해야 해. 예민한 손은 예민한 일을 해야 제값하지 엄한 일 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오늘 반드시 뽑아내야 할 가시 때문이다. 고백하지 못하고 숨긴 일들이 예리한 가시가 되어 심장에 박혀 있다. 뽑자. 너무 늦어 곪아터지기 전에. 이제와 헤집고 드러내는 게 아프고 두렵지만, 저 가시고백이 쿡쿡 박힌 심장으로 평생을 살 수는 없었다. 해일은 뽑아낸 가시에 친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라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고 따를 각오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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