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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매 1 - 생명의 돌을 찾아서
홍정훈 지음 / 자음과모음 / 1999년 7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은 휘긴 경이라고도 불리우는 홍정훈 씨의 첫 장편 소설이다. 아직 팬터지가 이리 범람하기 이전, PC통신에서 연재되었던 팬터지 제 1 세대 소설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오래된 작품이다. 휘긴 경이 이후 다른 장편 두 작품이나 더 탈고한 작금에 이렇게 썰을 풀기엔 늦었다는 감도 든다.
하지만 비상하는 매는, 지금 들어서 타성에 젖어 이미 완성된 요리를 갖고 부수어 믹스해 떡하니 식탁에 내놓는 다른 팬터지 소설작가들에게 경도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되지 않을까 한다. 똑같이 아마츄어다운 정돈되지 않고 혼란한 글임에도, 비상하는 매는 홍정훈다운 글맛이 배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맛은 이후 작품이 발전됨에도 꾸준히 남아있다.
TRPG의 설정을 차용하고 극히 정제되지 않은, 불쑥불쑥 작가가 개입하는 서술에도 불구하고 휘긴 경의 글에는 영상적인 재미가 있다. 만화적인 재미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비상하는 매는 정제되지 않은 그 글맛이 도리어 맛있는 글이었다. 프로다운 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도리어 그것이 더 맛있는.
그러나 VT에서 연재되던 그 당시의 글과 정작 출판되었을 때의 글이 극적으로 차이가 날 뿐더러, 오히려 출판본이 더 혼잡하다는 것은 연재 당시 때부터 아껴 보던 사람에게는 참담한 일이다. 작가의 당시 사정을 감안한다고 하여도, 여전히.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리뉴얼되어 새롭게 쓰여진 비상하는 매를 보고 싶지만, 역시 독자의 욕심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