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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지금
다비드 칼리 지음, 세실리아 페리 그림, 정원정.무루(박서영) 옮김 / 오후의소묘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와 제목에 이끌려 선택하게 된 책이다.
'인생은 지금' 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안녕하신가영의 "지금이 우리의 전부"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우리는 과거의 어떤 순간을 회상하며 그 때가 좋았다고 말하지만,
'그 때' 는 먼훗날의 시점에서 보면 바로 '지금'이라는 .
그러니 그 때가 좋았다고 지난 얘기 하지말고 , 지금 얘기하자고
그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자는 노래.
제목을 중심으로 서 있는 노부부를 보면서 단풍잎과 은행잎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표지를 물끄러미 보다보면 자연스레
부부가 서 있는 인생의 계절 , 가을이 떠오른다.
은퇴를 한 남편은 , 이제 우리 마음대로 살 수 있다며 아내에게 이야기한다.
여행을 가자고, 외국어를 배우자고, 악기를 배우자고, 호수에 밤낚시를 가자고,
하루종일 풀밭에 누워 구름을 보자고 .
또 무엇을, 무엇을 하자고...
아내는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남편의 제안을 거절한다.
"내일. 오늘은 청소마저 하고"
라고 끝끝내 밀어내는 아내에게 남편은 이렇게 말한다.
"왜 자꾸 내일이래? 인생은 오늘이야"
내일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 어쩌면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시간이다.
우리에게 내일이 있다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을까?
오늘 밤에 눈을 감고 잠들면 내일 아침 눈을 뜨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
우리는 내 인생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내일을 확신하며,
확실한 오늘을 불확실한 시간 속으로 던져버린다.
미루어둔 오늘의 인생을, 오늘의 행복을
내일에서 언제든 꺼내어 쓸 수 있을거라고 믿으면서.
내일에서, 내일의 내일에서, 내일의 내일의 내일에서...
그렇게 내일로 내일로 하나 둘 미루면서
우리는 한 번뿐인 오늘을 영원히 잃어버린다.
now 지금이 아니면 never 절대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now 오늘을 지금 누리지 못하면 never 오늘을 영원히 누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
책을 덮고나서도
"인생은 지금이라니까" 하고 말하는 할아버지의 말이 자꾸 마음에 맴도는 것 같다.
인생의 가을이 찾아오기 전에 , 이제는 저물어 갈 것만 남았다고 말하는 순간이 오기 전에
오늘의 초록을 기뻐하고, 오늘의 햇살과 바람을 누려야지 .
오늘 하루하루 주어진 순간을 충실히 살아내면 , 이 하루가 모여
아름다운 열매들을 수확하게 될 것을 믿으면서 말이다.
짧지만 긴 여운이 있는 책이다.
얇고 가볍지만 묵직한 인생의 진리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