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김형석 지음 / 두란노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김형석, 두란노, 2020.

몇 해 전 신대원 입시를 준비할 때,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인문학적 소양에 대해 적는 문항이 있었다. 인문학하면, 문학이나 역사, 철학 따위를 말하는 것으로 종종 이해하곤 했다. 애석하게도 나는 성경만 읽었지 당최 다른 분야의 책들은 거의 읽지 않았다. 기껏해야 한 때 만화책에 심취해서 걸어가면서도 만화책을 보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아본 적이나 있을 뿐이었다.

신대원 입시에서 성경 많이 보는지, 기도는 얼마나 하는지, 교회 봉사는 얼마나 성실히 해왔는지를 묻는 건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다. 교회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잘 인도하는 목회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니까. 그런데, 그와 더불어 인문학적 소양은 왜 중요하게 여겨질까? 목회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사람과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라는 이 책의 제목은 이와 동일한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 살며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있는 존재들인데, 그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선 마땅히 사람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며, 그와 더불어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책의 서문에 이런 언급이 있다. 기독교 교단의 원로 목사가 200여명 쯤 모인 자리에서, 저자는 “공자의 논어를 읽은 분이 몇 분이나 계시냐”고 물었다. 몇몇 분들이 서로 수군대더니, 들려오는 답은,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으니 아마 몇 없을 거다”라는 말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목회자라면 명색이 교회의 지도자들인데, 최소한 전세계적으로 인류의 유산이라고 불리우는 고전을 읽어는 봐야하지 않겠냐며 지적한다. 목회자든, 성도든 오늘날 이러한 이해가 부족한 모습들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발견하게 된다. 아니, 그 전에 내 자신 안에도 이러한 문제가 있음을 보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과거에 썼던 ‘신앙인을 위한 인문학적 과제’들을 추려 한데 모아놓은 것이다. 첫 장에선 인문학이 도대체 뭔지, 그리고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를 그 범위와 목표, 그 역사의 전개과정과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등을 논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인간의 본성과 성격은 어떤지, 인간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을 소개하고, 각 인간관의 입장에서 윤리와 사회문제들은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를 소개한다. 세 번째 장에서는 앞에서 논한 인간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에게 종교가 필요한 이유를 말하고, 종교가 인문학과 맺는 관련성을 중심으로 논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기독교와 인문학의 연관성에 대해 살펴보며, 인문학적 과제를 기독교적 진리로 완성하는 임무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사실 성경 한 권에만도 얼마나 풍부한 유산이 담겨있는가. 그것만이라도 제대로 잘 읽고 우리 삶으로 살아낸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무지와 편견은 그조차도 왜곡하여 이해하곤 한다. 더 많이 읽고 듣고 배우며 공부하지 않으면 세상을 빛으로 이끌기는커녕,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 될 것이다. 비록 전문가는 못될 지라도, 최소한 고전으로 불리우는 책들은 시간을 내어 읽고 부지런히 독서함으로 최소한의 교양지식은 갖춤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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