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디모데 - 지금 여기, 초대교회를 살아가는 위그노의 후예들
방선기.신광은 지음 / 두란노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미션 디모데』 방선기·신광은 지음, 두란노, 2019.

방선기는 국내에서 일터사역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고, 그의 책 그리스도인의 일상다반사를 읽어봤다. 신광은은 천하무적 아르뱅주의? 뭐 그런 책을 책 제목만 얼핏 보았던 기억이 난다. 교회론을 주제로 논문을 써 박사학위를 받은, 교회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진 목회자다.

책의 제목은 대단히 낯설다. 미션, 디모데이니 뭔가 선교와 관계된 이야기가 있겠지 싶고, 디모데는 바울의 사역을 계승하는 차원으로 붙인 이름인가, 그런 생각이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들었다. 이어서 부제를 보니, ‘지금 여기, 초대교회를 살아가는 위그노의 후예들’이라고 적혀있다. 위그노는 프랑스 개신교도들을 지칭하는 표현인데, 거기에 덧붙여진 초대교회라는 표현을 보며 프랑스와 관계된 교회 ‘공동체’를 이야기 하겠구나 어림짐작했다. 미션과 디모데를 종합해볼 때는, 잘 알려진 디모데후서 2장 2절 말씀도 생각이 났다.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그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책을 다 읽고 보니 공동체를 설립한 사람이 기도하며 받은 약속의 말씀 중 하나였다.

이 책은 한 프랑스 개신교 공동체를 소개하고 있다. 책의 제목인 ‘미션디모데’는 그 공동체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미션디모데는 약 50년 전 설립된 공동체로, 그들의 선조인 프랑스 개신교도인 ‘위그노’(Hugenot)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그들의 주 활동무대였던 프랑스 남부 세벤느(Cevennes)의 앙뒤즈 지역에 본부와 쉼터가 위치하고 있고, 그 밖에 북서쪽 브르타뉴 지역의 리프레(Le Riffray)와 북동쪽 알자스 지역의 푸데(Fouday)에 쉼터가 더 있다. 조만간 마르세유에 한 곳이 더 생길 예정이라고 한다.

미션디모데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한 축은 ‘쉼터’이며, 다른 한 축은 ‘교회’다. 디모데 쉼터는 알코올중독자나 마약중독자, 노숙자, 실업자, 난민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부류의 나그네들을 환대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들은 ‘아꺼이’(Accueil)라는 말로 불리는데, 이는 불어로 ‘집’, ‘환영’, ‘영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쉼터는 아꺼이들과 그들을 섬기는 미션디모데 성도들이 함께 숙식을 같이하며 생활한다. 그래서 아꺼이들은 쉼터에서 숙식만 제공받을 뿐만 아니라, 돌봄과 관심을, 더 나아가 매일 저녁 예배를 통해 말씀을 공급받는다. 디모데 쉼터의 존재 이유이자 소명은, 나그네들이 쉼터에서 지내는 동안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앙을 조건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교회로서 미션디모데는 프랑스 정부에 종교협회로 등록되어 있으며, 벨기에와 스위스를 포함하여 프랑스 전 지역에 34개의 지역교회가 있고, 모두 미션디모데에 소속되어 있다. 개교회들의 연합체라는 점에서 미션디모데는 교단의 성격을 띠는데, 한국교회의 교단과는 다르게, 미션디모데의 개교회들은 협력의 차원을 넘어 사실상 한 교회같이 움직인다.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의 본론에서는, 미션디모데 공동체의 교제와 사귐, 제자훈련, 예배, 전도와 선교, 봉사와 섬김, 수련회, 일상/노동/가정, 재정 원칙, 교회 개척,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미션디모데의 제3의 길 따위의 주제를 망라하고 있다. 여느 교회에서 찾아볼 수 있을만한 다양한 주제들을 담고 있는데, 그 가운데 미션디모데 공동체가 가진 특색은 무엇일까. 과연 무엇이 다르기에, 오늘날 한국교회가 이 공동체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까. 그것이 아마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의 관심일 테다.

약 50년전 최초의 시작은 설립자 자신들이 월급도 받고, 보험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회사를 세우고 싶어 기업을 세운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디모데 기업으로 출발했으나, 정작 회사로서 매출을 올리는 등의 기업활동은 하지 않고, 그저 오갈곳이 없는 이들을 환대하고 숙식을 제공하며 말씀도 전해주는 일을 하며 숙소짓는 일을 가장 먼저 했다고 한다. 상당히 인상적이다. 설립취지부터가 외인들에 대한 환대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또한 자체적인 3년짜리 훈련과정을 통해 사역자들을 양성하고 배출한다는 점과 더불어, 모든 유급 사역자들에게 제공되는 사례가 근속연수나 연차와 관계없이 일관된다는 점, 무엇보다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섬기고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삶 등이 인상 깊었다. 정말 순수하게 하나님의 말씀이 지향하고 표상하는 그 모습을 따라 살고자함이 엿보였다.

작년 이맘 때 종교개혁지 답사탐방을 다녀온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방문한 프랑스는 개신교 유적지가 거의 보존되어 남아있는 곳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 있는 칼빈의 생가?는 관리하는 단체도 개신교가 아니라 가톨릭이라는 가이드의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프로테스탄트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도 지극히 제한적이며, 남아있는 교회가 참 적고, 선교사들이 선교지로 생각하고 사역하고 있을 만큼 교회가 존립하기에 대단히 척박한 환경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상황과 환경의 배경을 생각할 때, 지금까지도 여전히 공동체가 건재할 뿐만 아니라, 열매 맺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우리교회의 현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으리라고 본다.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자하는 선한 마음을 가진 사역자라면 누구든 한번쯤 이 미션디모데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며 이 책을 읽어봐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