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의 도구
폴 트립 지음,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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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폴 트립, 조계광 옮김, 생명의말씀사, 2019.

 

_박이삭

 

 

야곱은 네 나이가 얼마냐 묻는 바로 앞에서 이렇게 대답한다.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47:9).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믿음의 선조인 야곱도, 그리고 그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 아니 그 윗세대들까지도 나그네 길의 세월을 백년 이상은 족히 보내었으며, 그의 말마따나 참으로 험악한 세월을 지나왔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꽃길만 걸었을성싶은 믿음의 선조들이 이러한 가시밭길을 지나왔다고 그들의 삶을 회고하며 고백할진대, 하물며, 한 백 년 살까 말까 한 우리네 인생은 오죽할까.

 

 

왜 야곱도, 그의 선조도, 그리고 우리도 나그네 길, 가시밭길, 그리고 험악한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는가? 아마도, 고난이 피할 수 없는 우리 삶의 일부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난은 피할 수 없는 우리 삶의 일부이다.” 이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첫 번째로 전하는 메시지다.

고난은 지극히 보편적인 현상이다. 남녀노유를 불문하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든지 고난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실을 깊이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마치 남에게만 있는 불행쯤으로 여기며, 나의 인생은 그저 맑고 밝은 날, 좋은 날만 있을 것처럼 낙관하곤 한다. 그러다가 예기치 못한 불행 앞에 쉬이 넘어지곤 한다.

저명한 목회자요 상담가인 저자 폴 트립에게도 어김없이 고난은 찾아왔다. 그는 갑작스레 다가온 신장병으로 인해 2년 동안 무려 여섯 번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며, 신장 기능의 65%는 상실되었고, 훼손된 신장은 다시 회복될 수 없게 되었다. 결코 예기치 못한 일이었고 수많은 성도들을 심방하며 위로하고 권면하던 그 또한 심히 낙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고난의 시간을 통과하는 가운데 보고, 듣고, 경험하며 하나님의 가르치심을 받았다. 그렇게 고난의 시간을 통과하는 여정 가운데 이 책을 우리 앞에 내놓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구원사의 핵심 주제인 고난의 신학을 고난당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 속에 옮겨다 놓은 것이다(31).

 

또한 모든 고난에는 영적인 싸움이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고난이 아니라 그 고난이 우리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이다”(61-62). 고난은 항상 우리 마음을 공격한다. “싸움의 배후에서 이루어지는 싸움, 곧 마음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목적 가운데 하나다(62). 주님은 우리의 싸움을 도와주시는데, 우리는 그가 도와주시는 놀라운 방식을 깨달아야 할 필요가 있다.

고난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난을 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또한 하나님의 자녀는 고난을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의 도구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고난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고난이 은혜가 역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점을 기억하며 배워야 한다.

한편 고난에는 반드시 덫이 놓인다. 저자는 고난에 따르는 여섯 가지 덫을 우리에게 소개하는데, 분노와 두려움, 시기심과 의심, 현실 부정과 절망의 덫이 바로 그것이다. “고난은 우리의 상황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혼에도 압력을 가한다.” 이 모든 덫은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영적 싸움과 같다. 우리는 고난의 이유를 알기 위해 고심하기 보다, 이 모든 것들로부터 우리 마음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필요가 있다. 고난이 이전에 없던 유혹을 우리에게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간에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고난 당할 때 무엇이 위험한지 깨닫고, 그것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면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의 위로를 높이 우러르며 힘써 구할 필요가 있다(74). 이것이 이 책의 기록 목적이다.

 

반면 하나님은 만물을 다스리신다. 하나님의 통치는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르며, 하나님의 통치는 우주적일뿐만 아니라 세밀하다. 하나님의 통치에는 그의 성품이 반영되며 반사된다. 또한 하나님은 우리를 유익하게 하시려는 목적을 갖고 다스리신다. 이 모든 사실이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소망이 되는가.

우리는 고난에 대한 다음과 같은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고난에는 목적이 있다. 하나님은 고난을 선을 이루는 수단으로 사용하신다. 고난은 우리 자신을 의지하려는 생각을 버리게 만든다. 고난은 우리의 자기 의를 드러낸다. 고난은 우리의 우상들을 파괴한다. 고난은 우리를 하나님의 도구로 준비시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난은 영원하지 않다. 이러한 고난에 대한 인식과 관점은 분명 우리로 하여금 고난을 이길 힘을 갖추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제 고난은 우리의 영원한 걸림돌이 아닌, 우리를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돕는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다.

 

 

상처입은 치유자라 했던가. 저자의 삶에도 관통한 고난이기에, 그가 몸소 겪고 느낀 바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그의 조언과 메시지는 우리의 마음에 더욱 가까이 와닿는다. 고난을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의 도구로 본다는 점은 나의 남은 평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관점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때면,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지 불평만 해오지 않았던가. 저자가 전하는 조언과 메시지를 귀담아 들을 때 우리는 당면한 어려움과 고난의 길을 기꺼이 맞딱뜨리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은혜의 도구를 잘 활용하게 될 것이다.

바라기는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고난 가운데 있는 성도들이 하나님 자녀에게 주시는 지극히 크신 은혜의 풍성함을 맛보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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