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로 간 소신
이낙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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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억과 기록이 만난 에세이...
글을 읽으며 이건 소설 같기도 하고 수필 같기도 하고~~일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에세이의 정확한 뜻을 찾아봤다~~

에세이(essay)는 통상 일기·편지·감상문·기행문·소평론 등 광범위한 산문양식을 포괄하며, 모든 문학형식 가운데 가장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면서 문득 그게 뭐가 중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ㅋㅋㅋㅋ
어떠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음이 오히려 신선했다
어떠한 메시지를 꼭 던져야 글인건 아니지 않는가...
'한국교육신문'의 편집국장으로 일하는 기자...
이력을 본 순간 날카로운 메시지가 숨겨져 있겠거니 하고 책을 펼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덮으며 이낙진이란 작가가 참 사랑 가득하고~ 행복하고 인간적인 사람이구나 했다~
비록 제목은 그의 소신이 달나라로 간 듯 '달나라로 간 소신'이지만
몇몇 글에서는 그의 소신이 여전히 느껴졌다
학생 운동 시절의 이야기와 간간이 들어있는 정치에 관한 시선들...
물론 그 시대를 겪지 못한 나에게는 솔직히 작가의 소신 일부가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 그 나이대의 사람들이 누구나 가진 생각이기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작가에게는 두 딸이 있는데~~
아빠가 딸들에게 하는 모든 행동이 너무나 사랑 가득해서~~
읽는 내도록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p.98
"우리 작은 강아지 어디를 다쳤나?'하고 물으니
더 서럽게 울어댄다.
"아빠, 업어줘."
윤이를 등에 업고 은이를 앞세워 집으로 올라왔다
...

이 상황이 마구 그림으로 그려진다~~
아빠의 딸에 대한 사랑스러움이  느껴진다


p.147
..박탈당한 자유,
한 발짝 너머에는 있을 것 같은 자유가 그리웠다
이념도 사상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철장 밖으로 한 발만 옮기고 싶었다
....

전두환 정권의  '4.13 호헌조치'에 맞선 전국적 투쟁이 한창 일 때
진압 경찰에 체포되어 유치장에 갇혔을 때의 내용이다
이념도 사상도 박탈당한 자유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라는,,,
솔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멋지게 여기서 이념과 사상을 논했더라면 멋지게 보는 이도 있지 않았을까..
나는 작가의 이런 솔직하고 무언가를 치장하려 하지 않는 글들이 좋았다


p.151
이제 80년대라는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우리의 대학에
민주화 열기는 사라지고,
생존을 위한 직업탐색의 눈초리만 횡행한다...

얼마 전 읽은 '쇼코의 미소'에 실린 소설 중에도 민주화 열기가 사라진 후의 대학생들의
심리적 혼란과 정체성에 관한 내용의 소설 (물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 있었다
같은 세대를 산 작가의 멋진 표현들이 더 와닿았다
생존을 위한 직업탐색....^^
더 적절한 표현은 없는듯하다~~


p.176
내일 나는 어디에 있을까.
내가 있는 곳이 과연 내가 있을 곳이 맞기는 한 것인가.
가끔 나는 나의 자리에서 어리둥절한 모습을 들켜
미련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닐까.
나는,
그럴 일도 없겠지만
나의 느낌이 모두 언어가 되어
여기저기 살아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나의 머리와 나의 가슴에는
7할 만큼의 느낌만 남아 있기를 바란다.
...

글을 읽을수록 독서력의 깊이가 느껴졌다
위에 글 아래 "7할 만큼은 언어가 되고, 그 언어의 7할만큼은 기억되길 소망한다.
기억된 것은 사라지 테니까..."라며 작가의 생각이 적혀있다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게 참으로 어려울진대 역시나 작가의 독서력 때문인가 싶다


p.178
꿈꾸던 세상에 꿈은 없고
바라던 세상은 오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을 버틴 것은
내게 주어진 가족보다
내가 만든 가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식구들이 살아야 하기에 집이 있어야 했고,
그 식구들이 살아야 했기에
감춰진 용기를 드러낼 엄두가 없었다

현실적인 내용이다... 가장으로 살아가는 뜨거운 가슴의 작가가 그의 소신을 잠시 덮은 이유...
가족...
그냥 이 문장이 주는 깨끗한 울림이 좋았다

정말 작가의 기억과 기록이 어떠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에세이 한편이었다~

서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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