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 아이들 - 작은 아씨들 3,4부 완역판 걸 클래식 컬렉션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김재용 외 옮김 / 윌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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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씨들 -조의 아이들-
루이자 메이 올컷 저
윌북
바에른 교수와 결혼 후 플럼필드라는 학교를 세우고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조. 개성 넘치는 아이들 덕에 플럼필드에는 떠들썩한 나날이 이어진다.
소심하지만 바이올린 연주가 특기인 냇, 장난꾸러기 토미, 차분하고 독서를 좋아하는 데미, 가정적이고 쌍둥이 오빠인 데미를 잘 따르는 데이지, 자기 주장이 강하고 남들에게 물건 나누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낸, 거친 말투를 사용하나 자연에 관심이 많고 모험심 강한 댄, 온화하고 차분한 성격의 로브, 로브 형과는 반대로 천방지축인 테드 등 플럼필드에 모인 아이들의 성장과 홀로서기를 담고있다.

p279. 조는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조는 어린아이들의 마음에 먹구름이 낄 때 항상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의 희망과 계획이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어른들은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믿었다.
p533. 그토록 어린 소녀가 자신의 미래를 예언하더니, 어엿하게 성장해 실현하고 있었다. 의학 공부를 하며 큰 행복을 느끼는 낸에게 자신이 선택한 길을 넘어설 수 있는 직업은 없었다. 데이지가 말한 ‘작고 예쁜 집과 보살필 가족’을 선택하는 쪽으로 낸의 마음을 바꾸려고 훌륭한 젊은 신사들이 애를 써보기도 했지만 낸은 웃기만 할 뿐, 흠모의 말을 속삭이는 혀를 한번 진찰해 보자고 하거나, 수락을 구하며 내미는 커다란 손을 잡고 의사처럼 맥을 짚으려고 들면서 접근하는 남자들을 쫓아냈다.
p538. “너희 남자애들은 참 바보 같아. 어릴 때처럼 둘씩 짝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린 그럴 일 없을거야. 여기서 보니 파르나소스가 참 근사하다!” 낸이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p547. “상황이 이러니 ‘여자들이 넘쳐나도’ 할 일은 태산이지. 도움 안 되는 남자들을 보살펴야 하니까. 가면 갈수록 분명히 알겠어. 의사라는 직업 덕분에 독립적인 비혼주의로 남을 수 있게 되어 참 기쁘고 고맙지 뭐야.”
p628. “이 나라엔 좋은 점도 있지만, 다 좋은 건 아니야. 영국에서는 여성들도 투표를 할 수 있지만, 우린 못 하잖아. 미국에 아무리 좋은 점이 많아도, 그것 때문에라도 난 부끄러워.” 모든 개혁에 대해 진보적인 입장을 지지하며 자기 권리에 대해 적극적인 낸이 소리쳤다.

조가 세운 플럼필드라는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은아씨들 3, 4부는 개인적으로 1, 2부에 비해 조금 더 페미니즘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전권에서 여성의 삶에 대해 고민하던 인물이 조 한 명뿐이었지만 이번에는 낸을 비롯한 여러 여자아이들이 삶의 방향성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었고, 이젠 부모가 된 마치 자매들이 인생의 선배로서 여학생들에게 다양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권보다 여성의 삶에 대해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세대 간 계승식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여성의 삶에 대해 고민하면서 진보적인 것만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데이지와 낸을 보면서 이런 고민이 더 깊어졌는데, 참정권을 주지 않는 나라를 부끄러워하고 결혼을 갈구하는 남자들에게 진절머리를 내는 낸과 달리 데이지는 논쟁을 싫어하고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둘을 보면 데이지는 구시대적이고 낸은 진보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데이지의 소망이 어리석고,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 받아야 하는 것일까.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봤을 때 작은아씨들은 어떤 삶이 옳고 그르다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았다. 데이지와 낸이 서로 상반된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해서 어느 한 쪽을 비판하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그들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선생님이자 어머니이자 조언자인 조도 아이들에 맞게 조언을 하는 것에 집중을 하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았다. 결국 작은아씨들이 말하고 싶은 것은 주체적인 삶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아닐까.
어린 시절, 자신의 성격을 주체하지 못해 속상해하던 조가 어느덧 어른이 되어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들과 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나에게도 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보다 나도 조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 내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조금씩 성숙해져 가는구나를 느끼게 된다. 여전히 미숙한 내 모습에 화가 날 때도, 속상할 때도 있지만 언젠가 나도 내 주위 사람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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