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밥북 기획시선 30
나호열 지음 / 밥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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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안에는 시인의 감성이

녹아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삶이 드러나보이는 것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나호열 시인의 시 에세이 안부가

읽는 동안 운율을 통한 누군가의

인생을 적어놓은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피어나기는 하나 지지 않는 꽃이다

하늘에 피는 꽃은 구름

그저 푸른 하늘만 있으면

사계절 가리지 않고 핀다

지지 않는 꽃이 세상에 있을까 했는데

정말 국어사전에 나오는

꽃이라는 생각을 버렸을 때

내게 진정한 의미의 꽃은 자각이었어요.

어렸을 때 생각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자각하고

비로소 이해했을 때 그것이 내게는

지지 않는 꽃이 아닐까 했습니다.

나호열 시인은 구름으로 표현했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서 자신만의

지지 않는 꽃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시 에세이 같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은 68쪽이었어요.

제목도 68쪽이고

실제로 이 시가 삽입되어 있는 곳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대체 이게

무슨 연관이 있을까 했었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안부'를

뜻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세상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

왔다는 표현에서 미완성인

자기 자신을 뜻하는 것 같기도 했어요.




많은 감정과 내포하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보니까

해설을 보는 게 오히려 즐거웠어요.

저에게 책을 해설해야 하는 것은

공부의 일종인 것 같아서 싫었는데

그 사람의 글 안의 마음을

좀 더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안부가 시 에세이라는 느낌은

해설을 통해 보다 보게 보면

시인의 에세이보다는

사람의 삶과 무게에 대한 에세이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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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으로 충분히 빛나는 존재입니다 - 마음 경영 전문의 최명기가 전하는 심리학 처방전
최명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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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단순한 현상이 아닌 마음속에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읽었을 때

이 책은 조금 울고 싶어지기도 하고

아직도 내가 몰랐던 내 마음이 있구나 하고

다시 한번 되뇌기도 하네요.







완벽하지 않은

당신을

온전히

응원합니다

본격적인 내용이 있기 전에

'열등감'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우울한 감정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키워드라는 것.

저는 모든 우울증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돈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직장, 인간관계, 학업, 친구

내가 우울한 것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봐요.

그것의 정체를 하나로 합치게 되면

결국 '열등감'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나를 괴롭혔던 정체에 대한

그림자를 보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꼭 알아둬야 할 것은

내가 열등감을 느낀다고 해서

열등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

가장 기본적인 아주 사소한

긍정적인 마음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우리는 극복하고 싶어 우울증 책을 읽을 때

내가 그렇든, 그렇지 않든

이 마음을 가장 기본적으로

깔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최소한 나를 위한 노력인 것 같아요.



당신은 당신으로 충분히 빛나는 존재입니다는 서론에서부터 할 말이 너무 많았던 책이었어요. 많은 우울증 책을 보았었지만 나의 '열등감'에서 피어난 우울을 다루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건 드물거든요. 물론 그 방법이 책으로 본다고 모두에게 공감이 가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서도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내가 놓친 것, 모르는 것 단 한 가지라도 소중한 법이라 아마 많이 도움이 되었을 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 항상 긴장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겨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냥 놓는 순간 나중에는 애초에 노력이라는 단어조차 포기하게 됩니다.

나는 나 자신만으로도 충분히 빛나는 존재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지금은 스스로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내기 위해, 돌보기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이 책이 나를 응원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심리학이라고 써져 있는데 일반적인 우울증 책에서 아주 조금의 용기나 삶의 희망 같은 걸 생각해 보면서 나를 한 번이라도 돌아봤다면 그 책은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읽으면서 아주 가치 있었다고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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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이라는 정원에 핀 꽃이다
이수미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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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이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의 무료함은 때로는 가장 귀하며

가장 그리운 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시집을 통해서 느꼈어요.

시를 읽을수록 제가 그리워하는 건

지난날의 과오보다는 내가 흘려보낸

지루하기도 하고 평범하기도 하고

그저 아무 일도 없어 쓸게 생각나지 않아

일기장에 그 하루를 비워놓은 날이더라고요.






이 시집의 대표적인 시가 된 작품.

제목에 이끌려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갈망했었는데 시인이 되고 싶더라고요.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녹아

힘들고 지친 마음에 용기를 넣어주는

한 편의 좋은 글, 좋은 일상 시.





그리움이 타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한 것은

어머니에 대한 시인의 생각이

가장 존귀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저도 어머니, 아버지 모두 생각만 해도

뭔가 맺혀 있는 것 같은 감정이 이는 게

나이를 조금 더 먹었다는 게 느껴지네요.


삶이란 영원할 수 없고

살아가면서 우리는 헤어짐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가 오겠죠.





사람의 감정을 찌르면서

그것에 맞닥뜨려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줬습니다.

긍정이라는 것이 가진

힘의 크기는 아주 크고 놀랍다는 것을

에세이 같은 이 글에서 녹아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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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몽 어스 : 우주의 배신자
로라 리비에르 지음, 테오 베르떼 그림, 유민정 옮김 / 빚은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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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히트를 친 그거 맞습니다 :)

어몽어스라는 우주선 안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마피아 게임으로

배신자인 임포스터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 설정으로 SF 미스터리 소설이 탄생했어요.



어멍 어스 우주의 배신자는

게임 팬픽에서부터 시작했는데

프랑스 작가가 쓴 이 책이

미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를 거쳐

한국에도 상륙을 했어요.





알록달록한 우주복을 입은 캐릭터가

제대로 된 이름을 얻고

그들의 우주선 안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

미리 등장인물을 알고 보면

더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요.


제가 굿즈로 받은 캐릭터는 레몽이네요.






10명의 승무원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이 있는데

스켈드 호 내부 지도를 보고

이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체크해 보세요 :)


SF 미스터리 소설인 만큼

그들이 우주선 안에서 하는 일이

낯설 수도 있지만 직업이 아닌

이 안에서 벌어진 일들에만

집중을 해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이 안에 임포스터가 있어!


임포스터가 크루원들 사이에 숨어들어

그들을 모두 죽이려고 한다.

과연 남은 멤버들은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스릴감과 긴박함을 준 SF 미 터리 소설

어몽어스 우주의 배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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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좀 삐딱하면 어때 한솔수북 동시집 3
김경화 지음, 김성찬 외 그림, 권은정 지도 / 한솔수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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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가 뭔가 동시집이라고 하기엔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제목도 뒤통수가 좀 삐딱하면 어때

라고 하니까 시보다는

아동 소설 느낌이 더 강했다고 할까요.

아니면 어릴 때 미술시간에 봤던,

그런 향수가 느껴졌던 것도 있었어요.


어떤 책인지 확인하고 나서야

제가 느낀 감성의 정체를 알았어요.

장애가 있는 청년 작가들의

'나'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자유롭게 담은 것으로

직접 그림을 다 그렸더라고요.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던 만큼

그림 역시 자유분방하게

틀에 갇히지 않은 모습이 많이 보였어요.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면

결과적으로 만족할 수가 없는데

나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면

내가 정말 원하는 모습이 나온다는 것.






가장 먼저 나오는 판다에게는

내 친구의 세상에 들어가며에서

내 친구가 한 말에서 시작된 듯하네요.


정체를 알 수 없는 판다에 대해

궁금하면서도 마치 나에게 하는 말 같아요.


너 가면 썼지?

너 안경 썼지?


사람은 모두 진짜 나 자신을

보이는 것이 두려워서

안에 감추려고 하는 것처럼

그것을 판다로 표현한 게 아니었을까요..






제가 가장 좋아했던 시는 이거예요.

나, 나무늘보


나무늘보에 대한 생각을 하자면

긍정보다는 부정이 많기도 한데

(느릿해서 게으르다고 얘기하죠.)

이 생각을 뒤집어 준 계기가 되었어요.

픽사 애니메이션 주토피아가 떠올랐는데

여기서 나무늘보는 두 가지를

상징한다고 해석된 게 있어요.


하나는 당시 공무원들의 엄청 느린

일처리를 비판하는 것.

다른 하나는 발달 장애를 가진 분들이

서툴지만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연상시킨다는 것.


같은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해석하는 사람이 다 다르긴 하지만

이 시를 보고 후자를 생각했어요.

그림을 그린 청년들도 장애라는

불편함을 가졌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행복하고 노력하는

한 사회의 사람인 모습이 겹쳐졌어요.


나, 나무늘보는 발음이 조금 서툰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한 걸음 딛고 쉬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나를 뜻하죠.






동시집을 볼 때는 보통 아이들의

눈 높이에서 감수성을 살려주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책을 펴게 되지만

뒤통수 좀 삐딱하면 어때는 표지부터 시작해

전혀 다른 느낌을 가져다줬어요.


'나'를 알아가고 표현하는 시라니.

저도 보면서 덩달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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