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소리가 들려 - 청소년이 알아야 할 우리 역사, 제주 4·3 마디북 청소년 문학 1
김도식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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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벅차오를 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운 제주에
시대의 아픔이 덮쳤던 공포스러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작품이 당시의 비극을 아주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무고한 양민들이 학살된 제주 4.3 사건의 진실과 그 뒤에
가려진 청춘들의 이야기를.

당시 제주도민들에겐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어요.
납작 엎드려 있거나, 끌려가서 모진 고문을 당하거나.

p.43
1945년 8월 15일, 2차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일본이 물러나고 그토록 바라던 광복이 찾아왔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계양되어 있던 일장기가 내려가고 성조기가 올라왔다. 남한에는 미군정이, 북한에는 소련의 붉은 군대가 주둔하게 되었다. 제주도에도 미군들이 들어왔다. 그 많던 일본군은 무기를 땅이나 바다에 버리고 제주도를 떠났다. 그렇게 해방을 맞이했지만,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친탁이냐 반탁이냐, 좌익이냐 우익이냐로 갈라져 사회는 한껏 혼란스러웠다.

1947년 제주도에서 있었던 3.1절 기념 행사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기마 경관이 탄 말에 어린아이가 차여 도랑에 빠졌고, 도망가는 경관 뒤를 흥분한 군중들이 쫓아갔죠. 그리고 경찰들 사이에서 누군가 총을 쐈어요. 탕탕. 탕탕탕탕. 그 일로 아기 엄마를 포함해 여섯 명이 죽습니다.

그때부터 무차별적인 폭행이 자행되었어요.

1948년 4월 3일 이후 남한의 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하며 무장대가 반란을 일으켰고, 그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양민들까지 대량 학살됩니다. 어른도 여자도 노인도 아이도.

p.127
살아남은 사람들은 널브러져 있는 수백 구의 시신 앞에 넋을 잃고 주저앉았다. 여기저기 통곡 소리가 터져 나왔다.

영문도 모른 채 이웃들이 처형되고 마을이 불타 없어지는 걸 보며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을까요. 아무리 혼란스러웠던 시기라지만.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일이라는 게 도저히 믿겨지지 않습니다.

마치 드라마를 보듯 흘러가는 이 소설을 따라가는 동안 제 감정은 소용돌이쳤어요. 청춘의 순수함과 아름다움, 무력감과 분노, 슬픔과 비탄. 지나가버린 시간 속 아무런 저항도 못 하고 그저 두들겨 맞아야 했던 죄없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세상이 어찌 이리도 잔인했을까요.

이런 끔찍한 역사는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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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 1 - 경이와 혼돈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1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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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두 권으로 이루어진 <선명한 세계사>는 1850년부터 1960년까지 촬영된 200장의 사진을 통해 오래된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들과 만나게 한다.

"이 책은 빛바랜 세계에 제 빛을 찾아주려는 시도이자 컬러로 보는 역사다. 1850년부터 1960년까지 촬영된 200장의 사진이 이 책에 실려 있다. 본래는 모두 흑백사진이었지만 디지털 작업으로 색을 복원했고, 덕분에 우리는 본 적 없는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새롭게 볼 기회를 얻었다." (p.10)

흑백으로 기록된 과거의 흔적들을 컬러로 새롭게 바라본 세계는 과연 어땠을까? 정말이지 마법처럼 역사가 새롭게 보이고 제대로 보인달까. 이것은 단순히 사진 한 장에 색을 입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묘한 감동이 있다. 역사의 조각들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인간의 잔혹 행위의 흔적을 쭉 훑어보는 일이기도 했다.
끝없는 전쟁, 전쟁, 전쟁. 끝없이 이어지는 혁명과 전쟁, 비극과 마주해야 했다. 인류는 대체 무엇을 위해 이토록 싸워온 것인가.

역사의 흔적들을 선명한 사진과 명쾌한 글로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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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망설이는 어른에게 - 서툴지만 다시 배워보는 관계의 기술
김나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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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라는 말을 하면 왠지 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른의 사과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하지만 그런 생각이 바뀐 건 어떤 어른의 성숙한 태도 덕분이었다. 자존심이나 체면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태도.

잘못한 일이 있다면 우리는 진심을 담아 '진짜 사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 진심 없는 변명이나 공허한 사과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에 진심이 닿는 사과를 해야 한다.

"사과는 내가 말했다고 끝나지 않아요. 상대방의 마음도 확인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겁니다." (p.59)

우리는 '자존심' 대신 '자기감'을 키워야 한다.
자기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주도적이며 목표 지향적이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믿으며,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강인함을 지니고 있죠.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는 데 급급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p.61)

이 책은 '진정한 사과란 무엇인가',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한다. '사과'를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사례로 살펴봐줘서 좋았다. 앞으로도 수많은 사과할 상황과 사과받을 상황이 생길 텐데, 그럴 때 이 책이 준 조언들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사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사과가 부끄러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진정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은 사과가 아니라, 사과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실수를 하고 상처를 주고 잘못을 한 그 행위 자체는 부끄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사과'는 오히려 가장 용기 있고 책임감 있는 행동입니다." (p.8)

사과할 기회가 있다면 꼭 용기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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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세상에 맞설 때
황종권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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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꽃이 피기 시작할 때면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며 봄을 기대하다가도,
마음 한 켠이 불편해진다.

제주 4.3,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모두 봄이었기 때문이다.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 해도 간접적으로 경험한 우리의 상처는 쉬이 가라앉지 않고 매년 봄이 올 때마다 떠오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시는 시대가 위독할 때마다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먼저 사람을 지켰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폭력과 고통에 항거했던 사람의 이야기이며, 시로서 맞설 수밖에 없었던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담았다." (p.6)

책 안에 담긴 시들이 무겁게 다가온다.
피맺힌 절규이자, 정당한 저항이며, 시대의 아픔이고, 진실의 언어이자, 용기와 자유의 의지였으며, 시대의 나침반 역할을 했고,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던, 어둠이자 빛이었기 때문이다.

시를 두 번씩 읽었다.
한 번 읽고나서 황종권 시인의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시를 읽었다. 시인의 언어를 온몸으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들처럼 "세상에 맞서 싸울 용기"가 내게도 있는지를.
감히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하지만 그 용기들이 세상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안다.

우리는 언제나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시인의 목소리에 계속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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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가까운 적, 성병
엘렌 스퇴켄 달 지음, 이문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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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성병'을 부끄러운 병으로 치부한다.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이 걸리는 것으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기 때문일까. 성병에 걸리면, 불안이나 수치심 등 정서적 스트레스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성병'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성병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이 쓰인 이유도 그래서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분비물과 물집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러한 질병에 대해 약간 덜 극단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성병을 치료하고 성병에 관해 글을 쓴다고 했다.

p.12
하지만 성병은 도덕성과는 관련이 없다.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말해 주지 않는다. 성병에 걸리는 일은 섹스의 일반적인 결과이며, 결국 섹스는 우리 인간이 즐기도록 프로그램된 활동이다. 성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으므로 감염은 종종 우리가 하는 선택만큼이나 운이 좋으냐 나쁘냐의 문제다.

이 책은 노르웨이의 성병학자 의사이자 성 과학 분야의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1가지 질병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성병이 종류도 다양하고 증상도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들려주며, 성병에 대한 막연했던 오해를 풀어준다.

특히 니체가 매독으로 인한 전신 마비로 사망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물론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여겨지는 일이지만, 당시 니체를 진찰한 의사들에 의하면 그렇다고 한다.

"이 위대한 사람이 단순하고 부끄러운 성병이 아닌 다른 질병으로 죽었다면 사람들이 대안을 찾는 데 관심을 가졌을까?" 라며 저자가 품었던 의문에 공감이 간다.

성병에 대한 지식을 알면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진 않을 것이다. 자신의 몸을 지키고 다른 사람의 몸도 소중히 생각해주는 사회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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