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세계사 1 - 경이와 혼돈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1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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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두 권으로 이루어진 <선명한 세계사>는 1850년부터 1960년까지 촬영된 200장의 사진을 통해 오래된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들과 만나게 한다.

"이 책은 빛바랜 세계에 제 빛을 찾아주려는 시도이자 컬러로 보는 역사다. 1850년부터 1960년까지 촬영된 200장의 사진이 이 책에 실려 있다. 본래는 모두 흑백사진이었지만 디지털 작업으로 색을 복원했고, 덕분에 우리는 본 적 없는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새롭게 볼 기회를 얻었다." (p.10)

흑백으로 기록된 과거의 흔적들을 컬러로 새롭게 바라본 세계는 과연 어땠을까? 정말이지 마법처럼 역사가 새롭게 보이고 제대로 보인달까. 이것은 단순히 사진 한 장에 색을 입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묘한 감동이 있다. 역사의 조각들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인간의 잔혹 행위의 흔적을 쭉 훑어보는 일이기도 했다.
끝없는 전쟁, 전쟁, 전쟁. 끝없이 이어지는 혁명과 전쟁, 비극과 마주해야 했다. 인류는 대체 무엇을 위해 이토록 싸워온 것인가.

역사의 흔적들을 선명한 사진과 명쾌한 글로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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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망설이는 어른에게 - 서툴지만 다시 배워보는 관계의 기술
김나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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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라는 말을 하면 왠지 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른의 사과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하지만 그런 생각이 바뀐 건 어떤 어른의 성숙한 태도 덕분이었다. 자존심이나 체면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관계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태도.

잘못한 일이 있다면 우리는 진심을 담아 '진짜 사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 진심 없는 변명이나 공허한 사과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에 진심이 닿는 사과를 해야 한다.

"사과는 내가 말했다고 끝나지 않아요. 상대방의 마음도 확인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겁니다." (p.59)

우리는 '자존심' 대신 '자기감'을 키워야 한다.
자기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주도적이며 목표 지향적이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믿으며,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강인함을 지니고 있죠.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는 데 급급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p.61)

이 책은 '진정한 사과란 무엇인가',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한다. '사과'를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사례로 살펴봐줘서 좋았다. 앞으로도 수많은 사과할 상황과 사과받을 상황이 생길 텐데, 그럴 때 이 책이 준 조언들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사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사과가 부끄러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진정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은 사과가 아니라, 사과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실수를 하고 상처를 주고 잘못을 한 그 행위 자체는 부끄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사과'는 오히려 가장 용기 있고 책임감 있는 행동입니다." (p.8)

사과할 기회가 있다면 꼭 용기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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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세상에 맞설 때
황종권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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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꽃이 피기 시작할 때면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며 봄을 기대하다가도,
마음 한 켠이 불편해진다.

제주 4.3, 5.18 민주화운동, 세월호. 모두 봄이었기 때문이다.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 해도 간접적으로 경험한 우리의 상처는 쉬이 가라앉지 않고 매년 봄이 올 때마다 떠오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시는 시대가 위독할 때마다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먼저 사람을 지켰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폭력과 고통에 항거했던 사람의 이야기이며, 시로서 맞설 수밖에 없었던 사람의 숭고한 정신을 담았다." (p.6)

책 안에 담긴 시들이 무겁게 다가온다.
피맺힌 절규이자, 정당한 저항이며, 시대의 아픔이고, 진실의 언어이자, 용기와 자유의 의지였으며, 시대의 나침반 역할을 했고,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던, 어둠이자 빛이었기 때문이다.

시를 두 번씩 읽었다.
한 번 읽고나서 황종권 시인의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시를 읽었다. 시인의 언어를 온몸으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들처럼 "세상에 맞서 싸울 용기"가 내게도 있는지를.
감히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하지만 그 용기들이 세상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안다.

우리는 언제나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시인의 목소리에 계속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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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가까운 적, 성병
엘렌 스퇴켄 달 지음, 이문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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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성병'을 부끄러운 병으로 치부한다.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이 걸리는 것으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기 때문일까. 성병에 걸리면, 불안이나 수치심 등 정서적 스트레스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성병'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성병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이 쓰인 이유도 그래서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분비물과 물집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러한 질병에 대해 약간 덜 극단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성병을 치료하고 성병에 관해 글을 쓴다고 했다.

p.12
하지만 성병은 도덕성과는 관련이 없다.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말해 주지 않는다. 성병에 걸리는 일은 섹스의 일반적인 결과이며, 결국 섹스는 우리 인간이 즐기도록 프로그램된 활동이다. 성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으므로 감염은 종종 우리가 하는 선택만큼이나 운이 좋으냐 나쁘냐의 문제다.

이 책은 노르웨이의 성병학자 의사이자 성 과학 분야의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1가지 질병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성병이 종류도 다양하고 증상도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들려주며, 성병에 대한 막연했던 오해를 풀어준다.

특히 니체가 매독으로 인한 전신 마비로 사망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물론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여겨지는 일이지만, 당시 니체를 진찰한 의사들에 의하면 그렇다고 한다.

"이 위대한 사람이 단순하고 부끄러운 성병이 아닌 다른 질병으로 죽었다면 사람들이 대안을 찾는 데 관심을 가졌을까?" 라며 저자가 품었던 의문에 공감이 간다.

성병에 대한 지식을 알면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진 않을 것이다. 자신의 몸을 지키고 다른 사람의 몸도 소중히 생각해주는 사회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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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숲
엘리너 캐턴 지음, 권진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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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리뷰를 읽고 "결말"이 미친듯이 궁금했던 책이다.
그 결말을 향해 맹렬히 달려간 보람이 있게 후반부에서는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소설을 덮은 후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이것이다. "파국이다!!!"

대체 무엇이?

소설은 산사태로 고개가 폐쇄된 손다이크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곳에서 억만장자 로버트 르모인과 '버넘 숲'이라는 게릴라 가드닝 단체를 운영하는 미라 번팅이 공모를 하게 된다. 그리고 버넘 숲의 초창기 멤버이자 미라와 가까운 사이인 셸리와 토니도 그곳에 오는데. 과연 그들은 숨겨진 거대한 음모를 눈치챌 수 있을까.

"엄청난 작품이다. 다층적인 이야기와 등장인물이 이끌어 가는 점입가경의 스릴러."라는 스티븐 킹의 말처럼, 이 작품은 인물들의 심리와 서사를 내밀하게 아주 잘 그려냈다.

그중에서도 단연 억만장자 '르모인'의 심리가 인상적이다.
그는 자신을 신화화하는 특징을 보이며 오만함과 영리함을 가졌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부자가 되는 것, 계속 부자로 사는 것, 이기는 것 모두 너무 쉬워요. 난 원하는 게 있으면 가져요, 그럼 내 것이 되죠."

과연 그럴까? 쉽다고 할 수 있을까?

"살면서 하는 진짜 선택들, 정말 어렵고 파장이 큰 선택들은 절대 옳은 일과 쉬운 일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고. 그건 잘못된 일과 어려운 일 사이의 선택이야." (p.333)

소설은 공동체, 자본, 그리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 우리에게 묻고 있다. 개인의 '잘못된' 혹은 '어려운' 선택들이 모여 어떤 파장을 일으켰는지를 보여주면서. 우리가 어떤 선택들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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