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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를 부탁해 바일라 5
한정영 지음 / 서유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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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그렇다. 아이의 작은 상처가 단점이 모두 나에게서 기인한 게 아닌가 두려워하는 존재. 아내는 첫째가 더 어릴 때 아토피 증상이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임신 전 기간을 복기했다. ‘그때 커피 한 잔을 마시지 말 걸 그랬다, 그때 더 신경을 써야 했다. 아무튼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무언가 잘못한 것은 아닐까.’ 엄마는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빠와 엄마, 아이가 등장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이를 향해 돌진하고 아이를 관통하는 위험을 막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을 체험한다. 


나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상실에 대해 이해하겠다느니, 공감이 된다느니 말하기는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신이 옳다’(정혜신)도 떠올린다. 공감의 시작은 호기심과 질문. 섣불리 조언하거나 충고하거나 비판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 사람의 마음에 닿으려고 묻고 다가가는 일. 나는 도저히 세월호를 생각하면서 자식을 가족을 잃은 분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대면하고 평온한 표정으로 앉아 있을 자신도 없다. 이 책은 가족이 서로에게 다가가는 힘든 과정에 대해 그리고 있다. 나는 아슬아슬해하며 엿보는 게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게 된다. 책을 덮었다가 다시 펴기를 여러 번 했다. 


페이스북에서 ‘세월호관련 수업을 하려는 데,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시나요?’라는 질문을 봤다. 나는 도저히 ‘세월호’로 어떤 수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아직 들지 않는다. 어떤 것에 대해 수업 활동을 구상하려면, 그 사건에 대해 정확히 알려줄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하고, 무엇을 수업 목표로 할 것인지 계획해야 한다. 하지만, 세월호와 관련하여 우리가 정확하게 의혹은 밝혔는지 말하기 어렵다. 그걸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지도 상상하기 어렵다. 


“좀 맨정신으로 살 수는 없는 거야? 이렇게 무너지니까 저것들이 우리를 개돼지만큼도 취급 안 하잖아. 아무도 미안해하지 않잖아!”(같은 책 187페이지)
국가 폭력 피해자들에게도 국가 체면이 말이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국가가 사과를 해야만 비로소 사회적 치유가 시작될 수 있다.(당신이 옳다. 285페이지) 


오늘 하늘이 맑고 밝은데, 진도 앞바다도 그럴지 궁금하다. 그 바다 속은 어떨까. 마주친 적 없지만, 안타깝고 슬픈 사람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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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고 함께 살다 - 한국의 독서 공동체를 찾아서
장은수 지음 / 느티나무책방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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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고 함께 살다(한국의 독서 공동체를 찾아서) 장은수. 느티나무책방. 2018년 11월.

 

평소 장은수 선생님의 페이스북글을 잘 봐왔다. 주로 책소개, 독서이야기, 출판과 출판시장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주로 추천해주시는 책에 관심을 가져왔다. 진주에 내려와 강의를 하시는 경우도 있었지만, 가보지는 못했다. 며칠전 책을 내셨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고 진주문고로 달려가니 딱 한 권이 있어서 망설이지 않고 집어왔다.

 
책의 제목도 내 마음에 쏙 들었지만, 책을 읽게 만든 건 부제였다. ‘한국의 독서 공동체’를 찾아서. 독서는 책을 읽는 행위이고, 대개 독서는 개인적인 활동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묵독이 일반화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책을 접할 수 있는 계층은 역사동안 늘 일부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서 공동체’라는 말에 내 심장은 살짝 떨다가 다시 뛰는 것 같았다. 들어봤어야 할 단어를 처음 듣고 놀랐다. 나는 독서모임을 하고 있고, 몇 개의 독서모임을 해봤다. 그걸 통해서 내 마음에 쌓인 것들을 다른 독서 모임 사람들이 느낀 것과 비교해 보고 싶었다. ‘내가 잘 하고 있다’ 라는 확인이 필요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으로 고개를 자꾸 끄덕인다. 거의 모든 설명과 다양한 독서모임의 운영 형태를 보면서, ‘그렇지, 이렇게도 할 수 있지.’, ‘그렇지, 이런 원칙이 있어야지.’ 하며 내가 했던 고민들을 다시 떠올렸다. 그리고 자꾸 나에게도 ‘잘 해왔구나.’ 말하게 되었다.

책을 혼자 읽는 사람도 없는 시대에 무슨 독서 공동체냐?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 읽는 모임이 먼저고, 책읽는 사람이 나중이다 생각이 들었다. 혼자하는 공부는 헛똑똑이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세상과 이웃을 생각하지 못한채, 머리 속에 제 이익 될 것들만 집어넣은 인간들은 뉴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는 세상 전체에 해악을 끼친다. 법관들의 불법행위를 보면서, 그들은 분명 혼자 골방에서 공부하지 않았겠나 싶었다.

이 책에서도 여러 독서 모임 사람들의 입에서 여러번 반복되는 내용이 있다. 함께 읽기 시작하면서, 겸손해지고 경청하게 되었다고. 성품도 순해지고, 쉽게 판단하고 다른 사람을 비판하지 않게 되었다고. 1인칭의 입장을 벗어나, 자신을 객관화 시켜볼 수 있었다고. 나도 그렇다. 그렇게 느꼈다.

독서 모임이 공동체로서의 위상까지 얻게 되는 것은, 함께 앉아 ‘우리 어떻게 살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문제는 함께 해야할 과제가 되고, 거기에 나도 힘을 보태야 할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책은 해결책을 주지는 못 하지만, 더 많은 질문, 더 정확하고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게 해준다. 함께 고민을 나누는 사람은 어느새 연대를 이루게 된다.

새해에는 독서 모임을 하나 더 열고 싶다. 책읽기가 재미없다는 사람, 혼자 읽기만 좋다는 사람, 독서모임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 독서 모임 중인 사람. 모두에게 권하는 책.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한다’라는 독단에서 벗어나 ‘우리가 생각한다’는 공동사유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현대 자본주의가 가장 열렬하게 생산하는 것은 고립된 개인이다.

잡담은 인간이 주어진 ‘평균적 이해 가능성’을 넘어서려 하지 않고, ‘이야기된 것 그 자체’로, 즉 피상적으로 대화하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이러한 상태(수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단언한다. "사실이 그렇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으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압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만나서 이야기해야 합니다.

하나의 법을 무너뜨리고 또 다른 법을 세우려 할 때, 읽기만이 우리를 쉽게 도울 수 있다. 타자의 혀로써 내면을 다시 씀으로써, 읽기는 삶의 기존 규칙을 시험에 들게 하고, 그 규칙의 근거를 흔들어 자유를 확보하도록 해 준다. 책 한 권을 읽을 때마다 우리는 인생을 다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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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외국어 학습기 - 읽기와 번역을 위한 한문, 중국어, 일본어 공부
김태완 지음 / 메멘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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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의 외국어 학습기' 김태완. 메멘토 


- 이 책의 부제는 '읽기와 번역을 위한 한문, 중국어, 일본어 공부'이다. 다른 사람의 외국어학습기, 사실 영어학습기,에 관심이 많으니 그런 책에는 눈이 한 번 더 간다. 게다가 '성공적인 학습자'로 보이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그렇게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은 '언어공부'(롬브 커토 저, 신견식 번역. 바다출판사)이었다. 그 책의 경우, 16개 국어를 구사하는 통역가의 '언어공부'에 대한 내용이라 내가 기대하던 바로 그 책이 맞았다. '언어공부'의 경우 번역한 신견식씨도 워낙 유명한 다국어사용자라 흥미를 더 끌었었다. 이 책 '나의 외국어학습기'를 주문하면서, '언어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읽고 싶었다. 


- 하지만, 이 책은 '언어학습'이 촛점이 아니다. 제목처럼 '나의' 외국어학습기라, 저자가 왜 한문, 중국어, 일본어를 공부하게 되었는 지 쓰고 있다. 


- 목차를 보면 이렇다. 

  - 1장 나의 외국어 학습 잔혹사 

  - 2장 언어의 지도와 나침반

  - 3장 고전 한문은 동아시아의 라틴어

  - 4장 중국어, 일본어 공부 

  - 5장 독해와 번역 


- 나는 이 책의 제목에 매료되어, 목차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책을 주문한 것이다. '메멘토'('글쓰기의 최전선'을 펴낸 곳')에서 낸 책이라 일단 믿고 (뭘 믿고) 주문했나 보다. 


- 1장은 주로 '왜 내가 어린시절부터 영어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나'를 다루고 있어, 영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저자는 '굴절어'로서의 영어의 언어적 특징에 대한 이해 없이 조각조각 던져진 것을 공부하다 보니, 제대로된 공부가 되지 않았었다고 회고한다. 


- 이후 이어지는 글도 재미는 있다. 단, 내가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어서 재빨리 읽어나아 갔다. 부록1에는 '공부는 이렇게'라는 제목을 붙이고 어떻게 공부를 하면 될 것인가 조언하고는 있지만, 상세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 애초에 저자는 이 부록에는 그다지 큰 애착은 없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언어학습에 대해 듣고 싶다면 이 책은 읽을만 하다. 특히 중국어와 한문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저자와 통할 구석이 많을 것이다. 



https://goo.gl/HyLS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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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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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에 저자의 얼굴을 넣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강상중 선생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던터라 그 얼굴이 낯설었다. 하지만, 책 띠지에 들어가 있는 얼굴을 보자, 다들 아는 인물인데, 나만 모르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검색 엔진에 강상중이라는 이름을 쳐봤다.
  • 책의 표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앞쪽 띠지에 얼굴을 넣는다는 건, 저자의 '유명세'를 활용하는 것. 알던 사람에게는 '이 저자 아시죠? 이 책 읽어보셔야죠?' 하고 이야이기를 건내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 사람 모르시나요? 아셔야할 사람입니다.' 말 거는 것 같다.
  • 나를 쳐다보는 저자의 얼굴 덕분에, 그리고 마음에 드는 제목 덕분에 책을 골랐다. 아들과 함께 갔는 데, 오늘은 자동차 잡지를 사고는 내가 따로 책을 고를 시간을 거의 주지 않더라. 잡지를 훌훌 훑어보고는 집으로 가자고 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을 챙겼고, 다 읽어냈다. 책을 빨리 읽는 편이 아닌데도, 3시간 정도만에 읽은 것 같다.
  • 책 소개에서 밝히는 것처럼, NHK 직업 특강 중 강상중 선생이 했던 강연을 엮은 것이라 책을 읽는 데 힘들지 않다. 빠르게 읽기도 했던 만큼 좀 많이 '쉽게' 쓰여진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가? 자신의 일에 대해 잘 생각하려면 어떤 역량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속에 '자이니치'로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과 일본에서 재일한국인으로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한계와 제약에 대해 설명함으로써, 그런 제약과 한계에 어떤 태도로 임할 것인가에 대해 쓰고 있다. 저성장에 빠진 일본사람들에게 작금의 현실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설명하기 위해 자신의 '자이니치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 이 책의 타깃은 책에 자주 언급되는 것처럼, '비지니스 퍼슨'(business person)이다. Person을 '사람'으로 번역하지 않은 것을 보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비지니스맨과는 좀 다른 의미인 게 분명하다. 책을 읽고 나니, 비지니스 퍼슨은 '시장 경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구직 중인 혹은 구직을 앞둔' 젊은이에게 보내는 충고도 나오기는 하지만(그 충고는, 자신에게 딱 맞다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기회가 오면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 이다.)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해 괴로워 하거나, 고민하는 사람에게 그나마 도움이 될 책이다.
  • 가장 힘주어 하는 충고는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라는 것이다. 그리고 고전을 읽어라. 그리고 고전을 '말린 것'(동시대에 발간되는 책 '날 것'의 대비되는 개념)으로 칭하며 강조한다. 그리고 반드시 읽으면 좋을 책들을 추천한다. 앞선 이야기(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보다 책 소개하는 부분이 더 재미있게 읽었다. (역시 책 소개는 재미있다.) 일이 무엇인가?라는 부분은 차라리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의 저작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지속적인 배움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직 안 읽어봤다면, "배움은 어리석을수록 좋다"를 추천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필요한 배움의 자세와 방법에 대해 좋은 안내가 되어줄 것이다.)
  • 독서에 관해서는 '음독'의 효과에 대해서도 잠시 언급하고, '동적인 독서'를 하라고 충고도 한다. 자기가 가진 하나의 구체적인 문제를 펼쳐놓고, 책을 이해한 후 그에 대한 답을 찾겠다는 자세로 독서를 하라는 충고다.
  • 저자가 내놓은 이야기 중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자아실현'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것이다. 자기가 분명히 원하는 것을 발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아 실현 후의 만족감'을 느끼는 일 따위는 없을 것이니 '자아실현'이라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 지 아직 갈피도 잡지 못한 사람에게,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자아실현을 하라.' 라는 말은 되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저자가 존경하는 리더는 다음과 같다. 벤저민 프랭클린, 이시바시 단잔, 혼다 소이치로, 스티브 잡스, 김대중입니다. 저자가 추천한 책 중 가장 읽어보고 싶은 책은 '로빈슨 크루소'와 '거대한 전환(칼 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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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행성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 - 쇼핑부터 인공지능까지, 우리 삶을 움직이는 알고리즘에 관한 모든 것
제바스티안 슈틸러 지음, 김세나 옮김, 김택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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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리즘이란 말은 ‘네*버의 검색 알고리즘’은 조작… 등에서 자주 듣지 않았나 싶다. 검색 알고리즘. 알고리즘이라는 단어 대신에 ‘방법’, ‘규칙’을 넣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것을 보면 데이터와 관련하여 사용하는 단어인가 하고 생각했다.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지구는 ‘알고리즘’으로 가득차 있고, 알고리즘을 통해 이 지구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처음에 읽을 때는 ‘알고리즘’의 실제 적용 사례를 ‘재미있게’ 말해주려나 생각했지만, 반드시 재미있다고는 할 수가 없다. 덧셈, 뺄셈 문제가 아니니까. 


    알고리즘이라는 말은 

    p59. 알고리즘은 9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 알 콰리즈미Al-Khwarizmi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그러니까 그 기원과 바탕은 수학이다. 숫자를 더하고 빼는 수준이 아니라, 현실에 보이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 해결하기 위한 적합한 방법을 찾아가는 방식에 가깝다고 할만하다.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면서 ‘로그’가 자주 언급된다. 문제 해결 방식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과 관련하여 쓴다. 

    독일어로 쓰여진 책이고 번역되었음에도 저자의 문체는 재미있다. 옆에서 설명하듯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저자는 우리가 ‘알고리즘’에 대해 좀 더 친숙하게 느끼고, 다양한 현상을 ‘알고리즘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 문제에 대해 생각할 때,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혹은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서 또 생각할 것은 없는가라고 물어보길 요구한다. 이때 알고리즘이 끼어들고 알고리즘은 우리의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며, 우리가 가진 창의성을 보여주는 예가 되기도 한다는 것. 



      [최단거리 내비게이션에 사용되는 알고리즘을 도식화 한 것 - 2차원의 지도를 그물을 건져 올리듯 당기면 최단 거리를 금새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생소한 용어들이 많았다. (친절한 각주가 있으니 책 속에서 답을 찾을 수는 있다.) 그 중 몇 가지는 혼자서 더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써둔다. 

      - p138. 샌드박스
      - p226. 넷플릭스와 알고리즘, 추천과 비추천 
      - p287. 6단계설과 스몰월드(미국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의 1967년 실험) 

      알고리즘을 통해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을 하려면, 투입되는 input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알고리즘이 인간의 문제와 관련된다면 가장 중요한 input은 인간이다. ‘솔직한’ 답변을 내놓아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답이 나온다는 점. 학생-대학의 매칭이라면 가고 싶은 대학에 대해 솔직하게 써야 하고, 경매라면 내가 생각하는 그 물건의 가치에 대해 정확히 가격을 책정해 둬야 하고, 이성간 매칭이라면 이성에 대한 호감도에 대해 솔직하게 밝혀야, 알고리즘을 통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 인간이 개입된 문제에서 해결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솔직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마음에 들었던 구절
        • p59. 알고리즘은 9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 알 콰리즈미Al-Khwarizmi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 p60. 형식과학의 출발점에는 언제나 직관이 자리잡고 있다.
        • p61. 알고리즘은 문제를 풀기 위한 세부적이고도 단계적인 방법이다.
        • p95. 데이크스트라 알고리즘은 핸드폰과 자동차, 웹사이트 등의 각종 내비게이션 시스템 속에서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
        • p160. 에니그마는 절대로 'L'을 'L'로 코딩하지 않기 때문에, 암호화된 그 메시지에는 'L'이 있을 리 없었다. 다시 말해, 암호화된 그 메시지는 암호화되기 전의 메시지 구조를 어느 정도 누설한다고 볼 수 있었다. 배티는 바로 그날, 에니그마를 해독해낼 수 있는 첫 번째 실마리를 찾아냈다.
        • p226. 세 번째 기적: 넷플릭스의 고객 영화평점 추측 대회
        • p284. 모든 데이터를 모아서 갖고 있는 건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된다. 다만 그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 p298. 무언가를 어떻게 고민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대체 무엇을 고민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당면하게 된다.
        • p301. 자기의 생각을 잘 이해해서 그것을 다른 곳으로 옮겨놓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다. 우리는 스스로를 생각하게끔 만드는 유일한 존재다. 그리고 그 생각은 여전히 우리의 생각으로 남아 있다.

      저자의 문체가 마음에 들고, 현재를 살아가면서 꼭 한번은 제대로 들어봐야할 내용이라 생각해서 추천! 평소 수학을 좋아하고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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