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반드시 두 번 읽어야 하는 걸작 미스터리!

‘모든 성인의 대축일(만성절)’을 하루 앞두고 저승 문이 열려 온갖 마귀들이 출몰하는 그날은 어쩌면 불법 사채에 손을 대는 순간, 그야말로 지옥문이 열린다...

이 소설은 최근 일본 사회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일상적인 ‘SNS 불법 사채업’의 실상을 리얼하게 픽션으로 그린 미스터리물 소설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사채업자라 하면 살벌하다 못해 끔찍한 폭력과 피 튀기는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소프트 사채’라는 신조어처럼 겉으로는 말랑말랑하게 예의를 차리는 그리고 선량한 얼굴의 보통 사람들이 행하는 얘기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특히 돈이 궁핍한 젊은 여성들이 궁지에 몰려 결국 매달리게 되는 게 불법 사채이고 이때 쉽게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성매매 업소와 관련하여 ‘소프랜드’라는 본격적인 업소와 옷을 벗지 않고 마사지만 해주는 곳, 고객의 집이나 호텔로 아가씨를 보내 주는 출장 접대인 ‘딜리버리 헬스’ 등등의 얘기가

이 소설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와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흥미롭게 그려내는 한편, 높은 이자를 노리고 돈놀이하는 자들의 흑막까지도 소개되고 있어 평범한 삶을 사는 나로서는 읽는 내내 이 세상은 요지경 속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의 큰 줄거리는 여주인공인 누마지리 다카요라가 남편의 폭력을 피해 달아나지만, 다니던 직장을 잃으면서 석 달 치 월세가 밀린 탓에 열흘 안에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 초등생 1학년인 어린 딸과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여 이리저리 돈을 구하려다 실패하자 결국 인터넷 불법 개인사채업자인 미나미를 통해 고금리 대출을 받아 잠시 위기를 모면하는 에피소드가 초반에 전개된다.

​여기서 미나미의 친절하고 다정한 태도, 말투와는 달리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 빚. 그래서 그 빚을 갚으려고 또다시 돈놀이를 하게 됨으로써 결국 고금리 사채의 늪에 빠지게 되면 악귀와 같은 인간들에 시달리며 어떤 지옥으로 떨어지는지 사채업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준다.

이러한 스토리의 전개 과정에서 저자는 1부 ‘속는 사람’에서는 여주인공이 빚을 얻는 사람이 되어 사채의 늪으로 빠져가는 얘기를, 2부 ‘속이는 사람’에서는 여주인공이 돈을 빌려주는 사채업자로 변신하여 어떻게 사람들을 속이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얘기해 나간다.

특히 여주인공은 전혀 일면식이 없는 불법 개인사채업자 미나미라는 남자로부터 믿기지 못할 정도의 호의를 받게 되는데 여기에 함정과 복선이 깔려 있다. 모르는 남자가 한 여자에게 호의를 베푼다면 과연 그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라는 의문부호를 품은 채 그럼 그 이유는 과연 무얼까 궁금해하면서 흥미진진해하며 읽다 보면 종국에 다다르고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반전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처럼 이 소설은 곳곳에 누가 속고 있는지 누가 속이는지 알 수 없는 얘기들이 복선으로 깔려 있어 끝까지 가야만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미스터리물이다. 사기 대출의 실상이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은 이 소설을 통해 속지 않을 수 있도록 그 지혜로운 삶의 지식을 더욱 넓혀 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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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소담출판사로부터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