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기 발랄하게 넘나드는 전환의 경계’
기존의 질서와 권위를 무너뜨리는 세계관으로
이전과는 또 다른 세상을 꿈꾸는 SF 트릭스터!
‘원래 사람은 자기가 망하지는 않을 거라고 내심 기대하고, 인생은 그 기대가 조각나는 하나의 커다란 과정이죠.’라며 알듯 모를듯한 작가만의 삶의 철학을 얘기하고 본인의 SF 소설에 이를 살며시 담아놓음으로써 조금은 색다른 SF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그래선지 이지용 SF 평론가는 저자에 대해 경계를 넘나들고 기존의 질서가 가지고 있는 권위를 거리낌 없이 횡단하고 있는 한국 SF의 트릭스터(장난꾸러기 혹은 사고뭉치)라 평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다양한 가능성을 전제로 조금은 예상하기 어려운 상상력을 동원해 SF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은 3편의 SF 단편소설 즉 ‘대리자들’,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문명의 사도’로 구성되어 있고 서두에 언급한 내용은 바로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에 나와 있는 글이다. 또한, ‘행복은 델타에서 오는 것 같아요. 어떤 지점에 도달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떤 지점을 향해 내가 전진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행복을 준다고 믿고 싶다.’라며 저자의 세계관을 색다르게 내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은 미래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얘기에 그동안 우리가 살아오면서 겪고 있는 우리 사회의 삶의 모순을 투영시키고 SF 요소를 가미한 얘기가 소개된다. 대표적으로 AI 등장으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번민과 갈등을 그린 첫 번째 얘기, 혹독한 취업난과 백수가 등장하는 두 번째 얘기, 권위주의에 도전하는 세 번째 얘기 등이 바로 그렇다 하겠다.
그러므로 이 소설책은 집중하여 읽지 않으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내용 파악이 그리 간단치 않아 그저 그런 책이구나 하며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책이라 하겠다. 3편의 SF 단편소설을 간략 소개해 본다.
첫 번째 소설인 [대리자들]은 어릴 적 아역배우로 이름을 날린 강도영이 2030년에 교통사고를 당해 긴 공백기를 가지면서 그 모두에게서 잊혀진 한물간 배우로 전락한 후 재기를 위해 도전을 해보지만 별 볼 일 없는 연기 실력으로 연극단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비나인 스튜디오라’는 한 영화사로부터 제의를 받는다.
그리고 47분 23초란 짧은 시간 동안에 신체의 형태를 스캔하는 등 직접 연기하지 않고도 자신의 목소리, 얼굴, 눈을 가진 ‘가짜 강도영’의 연기를 통해 유명한 배우로 거듭난다. 하지만 ‘도영’은 후배 배우 ‘나영’의 열정적인 연극 무대 연기를 보면서 자신의 ‘가짜 연기’에 번민과 갈등을 한다. 고도화된 AI가 모든 걸 대체해가는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이 많은 내용이라 하겠다.
두 번째 소설인 이 소설책의 표제작인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는 어린 시절엔 우주비행사를 꿈꾸던 백조인 ‘수지’의 얘기로 수없이 자소서를 냈지만 거절당하기만 하던 그 어느 날 학교 선배인 ‘위랑’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위랑은 학생시절 우주개척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선배로서 동 사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수지에게 화성과 그 너머를 잇는 ‘블록체인 시스템’ 관련 일자리를 제안한 것이다.
위랑’의 회사에서 근무하게 된 수지는 상상도 못 할 만큼의 봉급을 받으며 근무하게 되는데 근무직원은 5몀으로 팩에 든 유동식을 짜 먹고 대화가 거의 없이 책상에 앉아 기계처럼 일만 하는 신기한 직원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구 문명과 글리제 581c 문명의 금융시스템이 연결됐다는 데 방점을 두고 우리가 우주 최초로 초광속 통신의 기틀을 닦았다고 알리라는 보도자료를 업로드 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