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을 축제처럼 살기 위해
죽음을 공부하기로 했다.”
미국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의가 된
최초의 한국인 정신과 의사,
천 번의 죽음과 천 번의 삶을 기록하다
이 책은 좋은 삶과 죽음을 위해서는 따뜻한 외투(clock, 라틴어로 완화palliation의 뜻을 포함)가 필요하다는 완화에 대한 얘기를 시작으로 혈혈단신 여성으로서 미국에 가서 13년간 정신과 전문의이자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의로서 활동해온 저자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알게 된 그들의 마음과 그리고 너무도 다른 각기 삶과 죽음을 보면서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고 죽음은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책이다. 그래선지 이 책은 좋은 삶과 죽음에 대한 키워드 위주로 총 34개의 글이 쓰여져 있는데 그때마다 서로 다른 상담 사례를 가져와 소개하고 거기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등 끝맺음을 하고 있는 저자의 얘기가 매우 교훈적이고 삶의 지혜가 담겨 있어 마치 자기계발서와 같은 에세이 글이라 하겠다.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로서 2010년 어느 날 혀에 생긴 암으로 인해 혀를 잃은 남자를 치료하게 되면서 그가 겪고 있는 죽고 싶을 만큼의 큰 고통을 해결해 주게 된다(1년여의 세월이 흘러 잃어버린 미각 대신 후각을 통해 음식 맛을 느끼고, 혀 대신 목의 다른 근육들을 통해 말하는 법을 배우는 등). 그리고 그 환자가 1년여의 세월이 마치 ‘한 권의 책’과 같았다는 그 말을 들으면서 더 많은 공부와 경험을 위해 미국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호스피스 의사가 되는 과정과 그곳에서 한국인 환자를 치유하는 얘기. 정신과 의사들이 정신과 약을 먹는 얘기. ‘눈물이 멈추지 않는’ 30대 초반의 혈액암 남자 환자를 통해 본 암 치료와 관련된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얘기. 여자 혼자의 몸으로 외로움과 고립이라는 타국 생활로부터 벗어나 행복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당신이 함께여야만 하는 이유’ 얘기. 거울을 보면 낯선 노인이 앞에 서 있다며 두경부암 치료를 하게 되는 거울 속에 사는 낯선 노인 얘기. ‘상실’과 관련한 세 가지 기준을 통해 알게 되는 덜 아픈 이별, 가능할까요? 등등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호스피스 생활과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들 위주로 1장_ 죽음을 공부하는 의사에 담아놓고 있다. 저자의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과 열정이 돋보이는 부문이다.
2장_ 남은 삶이 단 하루라도 후회 없이 살기 위하여에서는 죽음과 관련된 얘기 위주로 펼쳐진다. ‘자의 퇴원’을 원하는 노년의 한 여성 환자의 ‘생명의 연장’보다는 ‘삶의 질’ 회복과 '좋은 죽음'과 관련된 이제 치료는 그만 받겠습니다 얘기. 더 이상 시도해볼 치료제가 없는 경우 병과의 이별이 아닌 동행, 병의 완치가 아닌 고통의 완화, 의료의 주체가 병이 아닌 사람으로 변한다는 지금, 살 만한 삶인가요 얘기. 쓸데없는(futility) 치료와 관련된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 얘기를 통해 얻게 되는 교훈 무의미한 치료는 있지만 무의미한 돌봄은 없다는 얘기. 급성 간부전으로 죽음을 앞둔 30대 초반의 제니퍼에게서 알게 된 의사가 나쁜 소식을 전하는 방법. 존엄사와 안락사 등 좋은 죽음과 관련된 ‘오리건에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라는 다큐멘터리 소개와 언제 어떻게 죽을지 내가 결정하겠습니다 얘기. 담낭암으로 죽음을 앞두고 아들과 나누는 대화. 죽음의 공포 극복 얘기와 이를 지켜볼 용기에 대한 얘기. 초보자를 위한 죽음 안내서. 일본의 작은 바닷가 마을 오추치에 있는 특별한 공중전화 부스와 관련된 끝내 전하지 못한 말 얘기. 80대 은발의 캐서린이 남편을 잃고서 상실의 고통을 수용해 나가는 애도와 관련된 사랑의 크기, 애도의 무게 얘기 등등이 잔잔하게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