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학교를 구하라! - 비교하지 않고 ‘나’를 찾아가는 어린이,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 2020 신학기 추천도서, 2020 문학나눔 선정 도서 파랑새 사과문고 92
범유진 지음, 김유강 그림 / 파랑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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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학교를 구하라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을 찾아서-

 

 

 

영웅학교를 구하라 / 글 범유진/그림 김유강/ 파랑새 값 11,000

 

이 책은 총 127P의 분량이다. 표지는 무광코팅으로 날개 형식이다. 책을 드는 순간 종이의 질감이 부드럽고 적당한 두께가 촉감을 좋게 해준다. 동화책의 표지나 내지가 너무 얇거나 가벼우면 책의 질까지 낮추는데 이 책은 그런 단점을 보완해주고 있다. 그리고 적당한 두께감은 책장을 넘길 때도 편하고 잘 넘어간다.

20194월에 강원도 고성·속초와 강릉·동해·인제 일대를 덮친 대형 산불이 났었다. 소방청은 제주를 제외한 전국 시도의 가용 소방력 총동원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소방차와 소방관들이 강원도로 집결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소방차가 출동한 사례로 기록됐다. 우리는 이날 영웅들의 모습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다. 영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우리 주위에 있는 영웅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유치원에 다니는 주인공 믿음이는 엄마와 둘이 살아간다. 소방이었던 아빠는 늘 바쁜 나날을 보냈다. 믿음이가 잠들 때 집에 돌아오고 주말에도 같이 놀아주지 못한다. 그런 아빠를 엄마는 영웅이라고 말한다. “아빠는 영웅이라서 바쁜거야.”라고. 그럴 때마다 빌라 복도에 나와 그림자놀이로 마음을 달랜다. 그림을 보면 괜스레 가슴이 찡하다.

 

 

어느 날 믿음이에게 세계 영웅 모임에서 일 년에 딱 한번만 여는 영웅학교에 참가할 수 있는 초대권이 생긴다. 그것도 이번 영웅학교는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다. 전세계 어린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안달하는 영웅학교이다.

믿음이는 그곳에서 추리맨을 좋아하는 슬기와 근육맨을 좋아하는 힘찬이를 만난다. 그런데 입학식에서 교장선생님이 이상한 말을 한다. “영웅이 되려면 공부를 잘해야한다. 그래서 모두 시험을 잘 보는 방법을 연습해야해. 위험한 일은 금지, 모험도 금지, 공부에 방해가 되는 일은 모두 금지해야해.”라고. 경쟁자를 짓밟고 1등이 되어야만 영웅이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컨닝을 해도 좋다고 말한다. 골찌를 하면 벌칙방으로 보내버린다고 소리쳤다.

시험이 끝나고 교장선생님이 들어왔다. 드디어 골찌에게 벌칙이 내려졌다. 이 부분을 읽을 때 괜스레 마음이 씁쓸했다. 어쩜 이리도 현실을 꼬집어서 표현했을까하고.

첫 번째 방은 무관심 방이다. 이 방에 들어가면 눈앞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도 돕지않아야 방에서 나올 수 있다. 커다란 짐을 든 할머니가 나타나도 도와주면 안된다. 만약 도와주면 뽕망치가 아이의 머리를 꽝하고 때린다.

두 번째은 바쁘다 바뻐방이다. 이 방은 사방이 째깍거리는 시계로 가득차 있다. 늘 뭔가에 쫓기듯 허둥지둥거리게 된다. 친구들과 놀지도 않고, 말도 안하게 된다. 학교에서 짜준 공부 계획표만 정신없이 쫓아가게 된다.

세 번째 방은 달달 암기 방이다. 이방은 사방에 글자가 빽빽하게 새겨져 있다. 방에 적힌 글을 몽땅 외워야 방에서 나올 수 있다.

 

 

 

동화란 어린이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야 한다. 그래서 동심을 잘 알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글일 때 더욱 잘 읽히고 이해가 쉽다. 이런 면에서 이 글을 그렇다. 곳곳에 이런 것들이 숨어있어 읽는 동안 지루하지 않고 잘 따라갈 수 있다. 마지막에 영웅학교를 구한 세 명의 친구들의 당당한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진짜 영웅을 만난 믿음이가 의기양양해하며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까지 따뜻하게 마무리되어 좋다. 앞으로 믿음이는 엄마와 둘이 살아가지만 항상 영웅이 지켜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것이다.

이 동화는 비록 유치원생 믿음이가 주인공으로 나오지만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현실을 모습을 그대로 투영시켜준 동화. 그래서 진정한 영웅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하게 해준 동화다. 동화란 언제나 각박한 현실에 한 줄기 햇살이 되어주는 것이라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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