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서울에서 취업준비 할 때 원룸에서 살아본 적이 있다. 원룸. 그렇다 집이 아니라 방이었다. 한 공간 안에 침대, 책상, 주방시설, 세탁기까지 다 있는 곳이다. 편리한 점도 있지만 요리를 하거나 친구가 찾아올 때는 불편하기도 한 공간이다. 그런데 요즘 온 나라에 원룸 천지이다. 왜일까. 이 책을 읽다보니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혼을 하기에 경제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현실이다. 반대로 경제력이 되기에 혼자 산다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 또한 많은 선택중 하나일 뿐이다. 더 이상 소수주의자가 소수가 아닌 것처럼 비혼도 인정하고 흡수할 필요가 있다. 오롯이 결혼지상주의처럼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무언가 혼자 하기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국어사전상 ‘용기’란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라고 표기되어있다. 그럼 난 용기 있는 사람일까. 저자는 ‘혼술’이 어렵다고 한다. 아직 모든 것이 쉽지 않은 난 용기 없는 사람이 아닐까. 가끔은 내 안에서 꿈틀대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새로운 시도를 꿈꾼다.
저자는 상처받은 사람이 걷는다고 한다. 두 발로 걸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가끔 차를 두고 느릿느릿 걸으면서 작은 것들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여행을 갔다가 그림자를 찍는 사진작가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사물의 그림자만 찍는다고 했다. 그림자안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며 사진 몇 점을 보여주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말처럼 그림자는 수없이 많은 말을 하고 있었다. 여행은 현재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충전하는 시간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여행을 ‘나를 찾으러 가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저자는 나를 버리기 위해 떠난다고 말한다. 나는 나를 버리고 나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워야 채워지기 때문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 광석아재 벽화 골목길을 걸어본 적이 있다. 벽화는 작가의 말처럼 가난을 낭만으로 채색한 곳이다. 그래서 좋다. 벽화가 그려진 동네들은 대개 가난의 냄새가 짙다는 표현처럼 꼭 그러하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바닷가 언덕 위 낡고 허름한 골목길에 지어진 오래된 집들의 벽에 그려진 것들이다. ‘과거의 현재’가 벽화란 생활예술로 아직도 가난의 현장에 있는 그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 내 맘대로 살아볼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