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기는 읽지마세요, 선생님

이 일기는 읽지마세요, 선생님 ㅣ 우리문고 13
마가렛 피터슨 해딕스 지음, 정미영 옮김 / 우리교육 / 2007년 3월

도서관에서 그저 책 제목만을 보고 골라온 책 중 하나

그런데 의외로 재미있게 읽게 된 책이다 (청소년용 도서인듯하니 아이들과 봐도 좋을듯 하다)

던프리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일기쓰기 숙제를 내어주며

일기의 제일 첫 문장에 '읽지마세요'라는 글을 써두면 그 일기는 절대 읽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선생님이 읽는지 아닌지를 시험해보기까지한 티시는

던프리 선생님이 실제로 '읽지마세요'라는 일기는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자신의 힘든 이야기들을 넋두리하듯 일기장에 써내려간다

때로는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때로는 선생님에게 이야기하듯

자신이 처한 힘겨운 하루하루의 이야기를 일기장에 쏟아 놓는다

2년이나 소식이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 예전과 다름없이 폭력을 일삼는 아빠

그리고 아빠가 떠나지 않기만을 바라며 늘 무기력한 모습으로 티비앞에 멍 하니 앉아있는 엄마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티시의 엄마는 경계성 장애와 피해망상증, 강박증, 맞고사는 아내 증후군 등 다양한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리고 부모의 제대로된 보살핌을 받지못해 또래들보다 의기소침하고 눈치를 보는 동생 매트

그렇게 가정안에서조차 보호받지 못한 티시는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는 '버거보이'에서도

마흔살이 넘은 부 매니저의 데이트 신청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급기야 해고까지 당하게 된다

이처럼 티시에게는 주변의 어른들이 그 누구도 어른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로인해 티시는 세상에 대한 불신만 가득하다

결국 또다시 도망가듯 사라져버린 아빠를 찾기위해 엄마도 가출을하고

동생과 둘만 남은 티시

먹을것도 없고, 각종 공과금 고지서들이 쌓이다 계약해지통보들이 날아오기 시작하자

고민하던 티시는 결국 일기장에  '부디 읽어주세요 던프리 선생님' 이라는 문구를 적으며

그간의 자신의 일기를 모두 읽어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그동안 티시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던 수많은 어른들과 같아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던프리 선생님덕에

티시는 그렇게 바라던 동생 매트와 이별하지 않고 결국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와 함께하는 삶을 살게된다

또래들보다는 너무 빨리 삶의 힘겨움을 알아버렸고 그로인해 어른들을 믿지 못하게된 티시가

일기를 통해  자신의 답답함을 풀어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시니컬하게 세상과 어른들의 잘못을 지적해내는 글들이 안쓰러움과 미안함을 느끼게 했다

그런 티시가 던프리 선생님 덕에 다시 자신의 나이에 맞는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슬며시 웃음지으며 마지막 책장을 덮을 수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