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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엘리너 파전 지음, 이도우 옮김 / 수박설탕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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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우 작가가 직접 번역했다고 해서 얼른 주문한 '작은 책방'.
이 책을 며칠 전에 배송받았지만 연말 폭탄 업무+지독한 감기로 내내 읽지 못하다가 드디어 성탄 연휴를 앞둔 금요일 저녁, 비로소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책장을 펼쳤다.
목차를 보니 기억나는 이야기도 있고, 낯선 제목도 있다.
어렸을 때 계몽사 시리즈(빨간색 책등. 50권 한질?)를 통해 엘리너 파전을 알게 됐는데 그녀의 이야기들은 신선하고 위트 있고 허를 찌르기도 하지만 사실 '조금 난해하다' 가 그 당시 나의 일반적 감상이었다. 재밌게 읽다가도 어느 대목에선 좀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낯선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일곱 번째 공주, 작은 재봉사 이야기는 너무 재밌어서 수십 번은 읽은 듯 하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그 계몽사 책들은 이사를 다니면서 어느 순간 보이지 않게 되고 나는 파전을 잊어갔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시 파전의 동화를 읽는다. 일곱 번째 공주와 작은 재봉사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다 <왕과 보리밭>을 읽고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나의 심연을 향해 잠잠히 질문하게 되었다. 나의 머리와 마음과 행동은 아직도 일치되지 못한 채 어리석은 쳇바퀴를 돌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쓴 파전과 이도우 작가의 섬세한 번역에 감탄과 감사를 느꼈다.
그리고... <코네마라 당나귀>에서는 결국 아픈 눈물과 따뜻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책을 다 읽지 않았지만 이미 오늘치의 벅찬 것들이 만선이 되어 초록색 하드커버를 조심스런 손길로 덮었다. 그때 반짝! 하고 불빛에 반사되는 초록 테두리가 어찌나 영롱한지! 책이 나에게 잘 읽었어? 하고 말을 걸어주는 것 같았다.
초판 한정선물 엽서들도 정말 이쁘다. 지인들에게 연말 감사의 마음을 이 엽서에 써서 전하려고 한다.

아이들은 물론, 청소년, 어른들에게까지 재치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읽힐 파전, 그리고 그 가치를 높이 사서 직접 이 작품을 섬세하고 유려하고 따뜻하게 번역해준 이도우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책 퀄리티는 두 말하면 잔소리)

내일 읽을 나머지 이야기들 덕분에 더없이 행복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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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수박설탕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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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우 작가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 책의 번역본이 호평을 받고있다니 정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네요! 예쁜 표지로 찾아온 해원과 은섭, 서점 식구들을 빨리 만나보고 싶습니다. 부록 <겨울통신>도 넘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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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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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추천으로 읽게 된 고백. 표지나 제목에선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읽는 순간 훅 빨려들어감. 마지막장까지 손에 땀을 쥐며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던 작품! 모든 인물들이 가엾고 안타까워 책장을 덮고나서도 며칠 먹먹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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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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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문장도 쉽게 읽히고 묘사력도 휼륭합니다. 책 중반까진 재미있게 읽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어쩐지 좀 지치는 느낌... 병마와 싸우는 인물들의 고통에 이입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단 주인공의 판단이나 행동에 점차 공감을 못 해서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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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 이도우 산문집
이도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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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일부 어른들(버스 기사나 문구점 주인 등)의 말과 행동에 자책감,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었다. 어른이 되어서야 그들의 언행이 약한 대상을 향한 한낱 비겁한 폭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산문집에 실린 '여름날의 적의'는 나와 같은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면, 혹은 그것을 가까이 지켜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글이다. 미성숙한 어른이 품고 있는 '적의'의 근원을 날카롭게 꿰뚫어본 '여름날의 적의'. 나의 어린 시절과 사회 초년생 때 느꼈던 자책감이 꼭 내 잘못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받은 것 같아 위로가 되었다. 사람들과 소통을 하다보면 의식중이든 무의식중이든 종종 느끼곤 하는, 말로는 정확히 표현하기는 힘든 어떤 미묘한 감정들이 있는데, 그것을 언어로 적확하게 표현해내는 작가의 통찰력과 표현력이 놀랍다.
그 외에 인상 깊게 읽은 글은 '평행사변형 모양의 슬픔', '나를 알아보시겠어요, 엄마?', '그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디킨시언의 집' 등이 있다. 그런데 아마도 이 산문집을 읽을 때마다 최애글이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다. 왜냐하면 오늘 겪은 나의 경험에 따라 글들이 또다른 형태로 내게 말을 걸 게 분명하기 때문이리라.
삶의 순간순간의 질문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산문집을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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