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상들
윌 듀런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철학책은 사실 잘 읽지 않는다. '잘' 도 아니고 '거의' 읽지 않는 편이다. 일단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쉽지 않으며 그 걸 읽으며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또한 어렵다. 역사책이나 인문학 서적도 잘 읽는 편인데 철학책은 유독 손대지 않는다. 아마 나 같은 사람이 굉장히 많지 않을까.

철학책을 한번 시작해보고자 할 때 마침 민음북클럽에서 이 이벤트가 나왔고 윌듀런트의 책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겨 신청했다. 윌듀란트의 '문명이야기'를 지금 읽고 싶어서 드릉드릉한지 꽤 되었는데 (너무 크고 많아서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이북으로 사자니 뭔가 그건 책으로 읽어야만 할 것 같은 그럼 느낌적인 느낌..)그 저자의 책이라니! 하면서. 그러고보니 윌듀란트의 책을 읽고 싶어하는 와중에도 그의 책인 '철학이야기'는 손댈 생각도 안했었다.


다른 철학책보다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말에 선택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분명 한번쯤은 들었던 이름들임에도 까먹은 것들도 많았고 나의 배경지식이 역시나 부족하구나, 를 통렬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달까. 다른 깊은 내용의 철학책을 읽었더라면 첫장에서 넘어가지 못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철학 입문자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퓰리처 상을 수상한 대단한 작가이자 학자라도 세상의 수많은 사상들 중 몇 가지만을 선택하기엔 객관성에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책 앞머리부터 그 기준을 정확하게 제시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사상가들이 이 책에 없기도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이유를 기준으로 납득이 가는 내용들이 안에 들어 있다.


위대한 사상들에서는 차례대로 이러한 내용들을 다룬다.


- 위대한 사상가 10

- 위대한 시인 10

- 교육을 위한 최고의 책 100

- 인류 진보의 최고봉 10

- 세계사의 결정적인 연도 12


'사상' 이라는 개념에 맞게 위대한 사상가를 포함해 시인, 역사, 책 등을 뽑아서 정리해놓고 있는데, 그가 선정한 인물-천재들에 대한 아낌없는 믿음과 찬사를 볼 수 있다.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철학자들과 쉽게 접하지 않는(접할 수 없는 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보지 않게 되는) 시인, 그리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역사와 지성을 쌓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도 소개되어 있어 나름대로 알차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그리고 나의 지식과 연동되어 공감하며 읽은 것은 인류 진보와 세계사 연도. 사실 사상가와 시인은 배경지식이 많지 않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용이라 새로운 내용을 머릿속에 채워넣는다! 라는 의지로 주문을 걸듯이 읽은 챕터고() 최고의 책은 리스트들 중에서 나중에 읽어 보고 싶은 책들만 골라서 적어놓았다.

인류진보와 세계사 챕터는 웬만하면 대부분이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한번 더 짚음과 동시에 전문적인 시각에서 본 관점을 새로 알 수 있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아무래도 저자가 미국인이다 보니 거의 모든 내용이 '서양'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 이 점은 책 후미에 저자도 언급해 놓았다. '어쩔 수 없다'고.(?) 윌듀란트의 책을 읽고 나니 저쪽이 아닌 이쪽 지역을 중심으로 다룬 책도 읽어보고 싶어진게 장점이라면 장점일까.

더 많은 지식을 위해선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별명인 '지식소매상'에 걸맞게 이제부터 지식을 채우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추천한다. 지성인이 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입문책임과 동시에 나의 내면과 지성을 다른 책들에 비해 훨씬 쉽게 채울 수 있을테니까.







p.31

어떤 제자가 악에도 선으로 응해야 하느냐고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선에는 무엇으로 보답할 것인가? 선에는 선으로 보답하고, 악에는 정의로 대응하라."

공자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믿지 않았다. 지성을 보편적인 재능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의 제자인 맹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인간과 하등 동물을 서로 다른 존재로 만들어주는 아주 미미한 그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내동댕이친다."

- 위대한 사상가 10 <공자>






p.70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 것은 바람이 지나면 없어지나니 그곳이 다시 알지 못하거니와.

- 위대한 시인 10 <다윗>







p.159

'진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주관적인 정의로는 부족할 것이다. 진보를 한 나라나 한 종교, 한 가지 도덕규범에만 입각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쓰는 '진보'라는 용어의 객관적인 정의, 모든 개인과 집단은 물론 모든 생물 종에게까지 적용되는 정의를 찾는 것이 가능할까?

- 인류 진보의 최고봉 10







p.167

조지 메러디스는 여성이 남성의 손에 문명화된 최후의 생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 한 문장으로 이렇게 틀린 소리를 하기도 쉽지 않다. 문명이 일어나는 데 주로 기여한 것은 다음 두 가지였기 때문이다. 먼저 집은 사회 구성원들을 심리적으로 결합시키는 사회적 기질을 발전시켰다. 두번 째로 농업은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사냥과 목축을 하고 생명을 죽이던 사람들이 한 곳에 오래 정착해 집, 학교, 교회, 대학, 문명을 세우게 해 주었다. 그런데 남자에게 농업과 집을 준 사람은 바로 여성들이었다. 여성은 양과 돼지를 가축화하듯 남자들도 길들였다. 남성은 여성들의 마지막 가축이며, 아마도 여성의 손에 문명화 될 마지막 생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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