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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좀비를 만났다 - TED 과학자의 800일 추적기 ㅣ 지식여행자 시리즈 2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김학영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브래드 피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누르고
‘좀비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좀비가 대세다.
지금의 10대와 20대에게는 강시의 고공 점프보다
외려 좀비의 질질 끄는 걸음걸이가 익숙하다.
자꾸 보면, 내 얼굴도 꽤 괜찮아 보이는 것처럼
(여기서 ‘나’는 내가 아니라 가상의 누구 -_-;)
좀비도 자꾸 보니 진짜 출몰할 것 같다.
자정 무렵, 늦은 귀가 시간. 저쪽에서 누가 다리를 질질 끌고 천천히 걸어온다.
도망가야 한다.
저 좀비가 나를 물면, 나도 좀비가 된다.
‘아... 스마트폰 보면서 느리적 느리적 걸어오는 동생 녀석.’

그 녀석에게 <나는 좀비를 만났다>를 권한다.
스마트폰 좀비 게임, 좀비 영화도 좋지만,
진짜 오리지널 좀비를 만나려면 이 책을 읽어야하기 때문이다.
난 책에 ‘필독’을 다는 걸 싫어하지만, 좀비 마니아라면 이 정도는 읽어줘야 센스.
삼국지 게임을 하다 보면 삼국지 인물과 지명, 전투를 죽 꿰면서
<삼국지> 책에 슬쩍 빠져보는 맛이 괜찮은 것처럼.
좀비도 이제 그리로 가 보자. 좀비의 원전으로.
지금은 과학자이지만, 당시에 하버드대 대학원생이던
웨이드 데이비스는 교수의 명을 받아서 아이티로 좀비를 찾아 떠났다.
거기서 좀비를 만드는 독약이랑 마법을 찾겠다고
아이티 구석구석을 수소문하고 다닌다.
마법사도 기술자다. 마법사가 돈만 받고 기술은 안 가르쳐주자,
웨이드는 마법사한테 엄포를 놓다가
하마터면 좀비 독약을 마시고 좀비가 될 뻔하기도 했다 ;;;;
작은 섬나라 아이티에는 진짜 좀비가 있다.
무덤에서 되살아난 이 좀비들의 얼굴에는 관의 못 자국이 선명하다.
'좀비의 오이'라는 괴상한 풀을 먹으면 뇌 기능이 마비돼서
주인이 하라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근데 이 책의 저자는 <다빈치 코드>의 로버트 랭던을 닮았다.
오리엔탈리즘의 시선에서 좀비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뭔가 문화라는 논리와 감정의 집을 받히는 기둥일 것이라 추측한다.
사실 그랬다.
좀비는 법에는 저촉되지 않지만,
가족과 사회의 신망을 저버린 인물을 처단하는 수단이었다.
왜 이 참에 부르르 떨릴까? 최근의 Y씨, R상무가 떠오르는 건 나뿐이냐고?

참고로 이 책은 메디치미디어 출판사 ‘지식여행자 시리즈’의 2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