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en : The Last Stand - O.S.T. - 엑스맨 - 최후의 전쟁
John Powell 작곡 / 록레코드 (Rock Records)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엑스맨(X-Men)' 실사영화 시리즈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진지한 시선과 군더더기 없는 연출로 재창조되어 이른바 '지적인 블록버스터'라는 칭호를 받는 대작영화들 중 하나로 꼽혔다. 그 최종편의 제작 소식에 큰 관심이 모였으나, 브라이언 싱어가 '수퍼맨 리턴즈(Superman Returns)'를 연출하기 위해 도중하차하는 불경죄(?)를 저지르는 바람에 한동안 표류 상태에 있었다. 그러다가 '러쉬 아워(Rush Hour)' 시리즈의 감독 브렛 레트너에 의해 최종편이 완성되었고, 그 영화는 "엑스맨: 최후의 전쟁(X-Men: The Last Stand)"이란 거창한 제목과 함께 지난 2005년 5월 극장가에 개봉되었다.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영화 자체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전작을 뛰어넘는 액션과 스펙터클을 보여 주었고, 전작들의 진지한 시선 또한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엑스맨 시리즈의 최종편으로서는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엑스맨의 주연 캐릭터들을 내세운 스핀오프 영화 '울버린(Wolverine)'과 '매그니토(Magneto)'의 제작 소식에 관심이 모인 건 그 아쉬움을 보상받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음악은 한스 지머 사단의 일원이자 '개미(AntZ)'와 '로봇(Robots)' 등 애니메이션과 '페이스 오프(Face Off)', '이탈리안 쟙(The Italian Job)', '페이첵(Paycheck)' 등 액션영화에서 탁월한 실력을 선보이고 있는 존 파웰에게 맡겨졌다. 다소 으스스하면서도 불안한 분위기를 내포하고 있던 1편의 故 마이클 케이멘과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웅장한 테마를 끌어냈던 2편의 존 오트먼과는 달리, 존 파웰은 자신의 장기이자 한스 지머 사단의 특색인 웅장하고도 극적인 선율을 조율했다. 덕분에 엑스맨: 최후의 전쟁 OST는 엑스맨 3부작의 음악 중에서 가장 강력한 스코어로 무장한 앨범이 되었다. 혹자는 한스 지머 사단의 음악을 이른바 폼만 번드르르한 음악이라고 비꼬기도 하지만, 엑스맨 최종편의 음악은 좀 다르다. 존 파웰을 위시한 한스 지머 사단의 작곡가들은 전자기타와 드럼, 신서사이저 같은 악기들을 오케스트라 합주와 혼용하여 퓨전적이고도 스피디한 액션 스코어를 이끌어내곤 했는데, 존 파웰은 엑스맨: 최후의 전쟁 OST에서 정통 오케스트라 협주로 앨범을 채워놓았다. 전편들에 비해 액션 시퀀스가 훨씬 더 긴 만큼 존 파웰은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음악이 전작들과 구별되는 것이, 이 앨범에는 연속해서 이어지는 곡들이 상당히 많다. 4~5번 트랙, 6~7번 트랙, 9~11번 트랙, 12~15번 트랙, 17~18트랙, 19~20번 트랙, 21~27번 트랙까지 줄줄 이어진다. 영화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의 러닝타임과 거의 동일한 구성이다.
 특히 12번부터 15번까지의 음악은 총 5분, 21번부터 27번까지 이어지는 트랙은 무려 21분이나 되는데, 이 두 부분은 본 앨범 중에서 가장 극적인 음악을 자아낸다. 극중에서도 이 두 부분은 영화의 최고 하이라이트 장면이다.(다름 아닌 진 그레이가 폭주하는 두 장면들이다.) 이 중에서 Dark Phoenix's TragedyPhoenix Rises는 초강력 추천곡이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OST는 국제 영화음악 비평가협회가 선정한 2006년 영화음악상, SF/판타지/호러 영화음악상 등 2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두 부문의 수상은 제임스 뉴튼 하워드가 음악을 맡은 '레이디 인 더 워터(Lady in the Water)'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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