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 유모의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21
시오노 나나미 / 시아출판사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사의 주요 인물들을 그 주변인물들의 시점에서 써내린, 에세이라고 봐야 할 지 역사라과 봐야 할 지 짧은 소설이라고 봐야 할 지 햇갈리는 책. 오디세우스의 아내, 유대 살로메 공주의 유모, 단테의 아내, 성 프란체스코의 어머니, 유다의 어머니, 칼리굴라의 애마 (이건 주변人이 아니군. ), 알렉산더 대왕의 시녀, 브루투스의 스승, 예수의 동생, 네로 황제의 쌍둥이 형까지. 마지막 세 사람을 제외하고는 전부 여인들이라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 책 뒷부분 1/5정도를 차지하는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 비잔틴 황후 테오도라, 트로이의 헬레네,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 프랑스의 마리 앙뜨와네뜨, 중공의 장칭 - 이 여섯 명의 여인들이 지옥에서 벌이는 연회이다. 환상적인 진용이 아닌가? 이 부분만은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재미있는 책이다. 다만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하나는 - 이것이 픽션인지 역사인지 구별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네로 황제의 쌍둥이 형에 있어서는 특히 그렇다.

'결국 역사가들 중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알아내지 못했다. 네로 황제의 쌍둥이 형인 나란 존재가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인물열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네로. 그 첫마디의 이 메시지는 어차피 이 책 전체가 픽션일 뿐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읽고 즐기기에는 좋지만, 역사가 아니라 역사물이라는 걸 다시금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아마존 재팬의 분류도 소설로 되어 있기도 하고. 그리고 두 번째로 아쉬운 점은..이 책의 한국어판은 절판이라는 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