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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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도시, 기업의 생성, 발전, 소멸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 이 책은 모든 것의 성장, 발전 또는 쇠퇴에는 일정한 법칙(스케일)에 따라 규모가 커지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연구진들의 25년 연구 결과물이다. 복잡계 과학의 대부 제프리 웨스트 박사(스탠퍼드 대학)와 샌터페이 연구진이 밝혀낸 놀라운 사실들로 가득 찬, 그야말로 경이로운 책이다.

이 책에는 많은 그래프가 등장하는데 내가 가장 놀랍게 읽은 부분은 어떤 포유동물이든 심장이 평생 뛰는 평균 횟수는 거의 같다.’는 대목이다. 겨우 몇 년을 사는 생쥐나 100년을 사는 고래나 그것들의 심장이 평생 동안 뛰는 횟수는 동일하게 약 15억 번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수많은 질문들이 등장한다.

   생쥐는 15시간을 자고 코끼리는 4시간을 자는데, 인간은 왜 약 8시간을 잘까?

큰 나무는 왜 1킬로미터 넘게 자라지 못하고 수십 미터를 자랄 뿐일까?

대 기업은 왜 자산이 500억 달러에 이르면 성장을 멈추는 것일까?

도시나 기업이 2배로 커지면 범죄 건수, 특허 건수도 2배로 늘어날까?

동물의 몸무게가 반으로 줄면 먹이를 먹는 양도 반으로 줄어들까?

기업의 매출이 2배로 늘면 이익도 2배로 늘어날까?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하여 저자는 수많은 통계를 인용하며 사람들(과학자도 있고 성직자도 있고 정치인도 있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2만물의 척도를보면 2002BBC에서 발표한 위대한 영국인 100가 나온다. 1위는 윈스턴 처칠, 3위는 다이애나 왕세비, 4위는 찰스 다윈, 5위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였다. 그렇다면 2위는? 놀랍게도 2위는 우리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점바드 브루넬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템스터널을 설계하고 그레이트 브리튼 호라는 세계에서 제일 큰 배를 건조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배가 더 클수록 에너지 효율적이 되고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다는 원리를 확립하여 세계 무역과 상업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사람이기도 하다.

우리가 잘 아는 고질라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어느 날, 어떤 기자가 자신에게 스케일링이론을 흥미 있게 읽었다면서 일본판 고질라(50m)보다 두 배는 큰 미국판 고질라(108m)가 곧 나올 예정인데 그것이 가능한지 의견을 묻더라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한 답을 들려주면서 이미 400년 전에 나온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새로운 두 과학에 대한 논의와 수사학적 논증>을 설명한다. 갈릴레오의 책 속에는 세 사람의 논객(심플리치오, 사그레도, 살비아티)이 나와서 치열한 과학적 논쟁을 한다.

이미 밝혀진 것들로부터 기술에서든 자연에서든 구조물의 크기를 방대한 차원으로 늘린다는 것이 불가능함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 활대, 들보, 쇠못, , 모든 부위가 하나로 결합되는 방식으로 엄청난 크기의 배, 궁전, 사원을 짓기란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나뭇가지들이 자신의 무게로 부러질 테니 자연도 아주 거대한 크기의 나무를 만들지 못합니다. 또 사람이나 말 같은 동물들이 엄청나게 커진다면, 형태를 유지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빼대 구조를 구축하기가 불가능할 겁니다. 키가 터무니없이 커지면 그 자신의 무게로 무너지고 짓눌릴 테니까요.

저자는 여기에 덧붙여서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한다.

어떤 동물이든 혈액공급이 제일 중요하므로, 모세혈관 사이의 거리를 감안하여 계산해보면 지구상에서 가능한 가장 큰 동물은 약 200톤 정도로 추정되며 이는 대왕고래의 몸무게와 같다. 100m라는 키를 고려하면 고질라가 하루 필요한 대사량이 인구 1만 명의 소도시에서 필요한 양인 2,000만 칼로리이다. 고질라의 심장 무게만도 100톤인데 이것은 대왕고래 한 마리의 무게와 맞먹는다. 대동맥은 지름이 3m에 달하고 하루에 싸는 오줌의 양은 2만 리터에 달하는데 이는 웬만한 수영장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4장 일부 요약)

7장에서 우리들이 잘 아는 ‘150명 이론에 대한 설명도 다시 읽어 볼만하다.

진회심리학자 로빈 던바와 연구진이 밝혀낸 개인의 사회관계망 이론에 따르면, 어느 사람이나 가장 핵심적인 가족의 수는 5명이라고 한다. 조금 더 나가면 15명의 절친이 있다. 더 확장하면 50명의 직장 동료, 이웃 주민, 자주 못 보는 친척 들이 있다. 여기서 최대한으로 확장하면 가끔씩 접촉을 유지하는 사람들 150명이 된다. 150명을 던바 수라고 한다. 이 숫자들은 5 - 15 - 50 -1503의 배수라는 일정한 스케일링의 법칙을 따른다.

그는 이렇게 150명이 되는 이유를 뇌의 인지구조 진화 과정으로 설명한다. , 우리에게 이 크기를 넘어서면 더 이상 효율적으로 관리할 계산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 숫자를 넘어서면 사회적 안정성, 일관성, 연결성이 줄어들면서, 궁극적으로 관계가 붕괴되는 악영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참으로 훌륭한 책이다. 나는 시간 관계상, 또는 능력상 일부분 밖에 설명을 못 했지만, 과연 올해의 책, 베스트셀러, 최고의 책이라는 찬사가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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