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이, 여행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기억의 마법은 끔찍하고, 그리고 또 멋지다.

친구의 철학에 한 표를 던진다. /p29

 

 

일본 문화는 섬세하고 배려를 잘하는 것과 형식적으로만 갖추고 있는 것을 언제부터인가 혼동하게 된 것 같다. 유럽은 치밀하지 않은 탓에 온갖 의미에서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는 인상이다. /p73

 

 

모든 것은 어렸을 때부터 자기 안에서 시작되어 평생을 두고 계속된다. 그 힌트는 자기 안에만 있다. 스스로는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친구다. 지금은 그런 자각이 흔들려 다들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뿐이다. 본능의 소리를 경청하고, 귀를 기울이면 반드시 자기와 자신이 중첩되는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일치되었을 때, 개인은 아주 큰 힘으로 일상을, 그리고 주위를 비출 것이다. /p199

 

 

+

뭔가 편안한 책을 읽고 싶은 기분이라

기대 없이 꺼내들었는데 너무 포근포근 좋아서 읽는 내내 행복했다.

사실 나는 애완동물을 거의 키워본 적도 없고, 사실 키우고 싶기도 하지만 너무 무서워서 못 키웠고 아직도 못 키우고 있다. 뭔가 막중한 생명을 내가 감당해야 한다는 게 무서웠다. 고양이가 나랑 살다가 아프거나 중병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슬픔을 넘어서 생길 무거운 책임감과 자책감이 두려웠다. 그리고 고양이는 정말 집에서 갇혀서 살고 싶을까, 사료만 먹고 싶을까, 사실 자유롭게 살고 싶은 건 아닐까, 중성화 수술을 꼭 해야 한다지만 이것도 고양이가 과연 원하는 것일까? 얘도 아기가 낳고 싶을 수 있잖아!! 등등의 생각들이 끊임없이 들기 때문이었다.

 

​"내가 아닌 생명에 살며시 기대는 그런 행위가 인생에 참맛을 선사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 그래 그게 사는 맛이지. 생각이 들었다. 

너무 내가 아닌 생명을 두렵게만 생각한 건 아닐까. 서로서로 온기를 맞대고 살며시 기대는 거잖아.라는 생각도 들었고.


작고 소중한 것의 힘, 개인의 힘, 사람의 사람다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며 행복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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