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서 자본론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 ㅣ Philos 시리즈 27
사이토 고헤이 지음, 정성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3월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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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혁명으로 많은 사람을 매료시켰던 마르크스주의는 이미 사라졌고 글로벌 자본주의가 세계를 휩쓴 지금, 낡은 <자본론>을 들고 나와 다시 <자본론>을 읽어야 한다고 저자 사이토 코헤이는 말한다.

아니, 왜?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 보자. 초고도의 산업 발전을 이루고 AI가 등장했지만 노동의 강도는 나아지지 않고 주머니는 한없이 가벼워지고 삶은 갈수록 팍팍하다. 기후 위기는 점점 심해지고 세계 경제 앞날은 어둡다. 현대 사회의 불합리함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미래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자본론>을 새로운 관점(제로)에서 다시 읽고 지금의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사회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어려운 자본론을 대중이 쉽게 이해하도록 쓴 이 책은 노동, 사회적 부, 상품, 자본(주의), 코먼, 가성비 사고 등의 용어들을 먼저 이해시킨다. 용어들의 본질적 의미를 파악하다보면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게 된다.

'사용가치'를 위해 만들던 물건은 '가치'를 위해서 만들어지고, 사회의 부는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상품'으로 변질됐다. '민영화 라는 이름의 울타리 치기'가 '사람들이 공유하고 관리하는 코먼의 영역을 빼앗는다.

🔖자본이란 돈 버는 운동이고, 이 돈 버는 운동을 끝없이 지속하는 것이 제1의 목표가 되는 사회가 자본주의입니다. (63p)

자본의 논리에 편입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에 대한 처분권을 행사하고 자본가는 노동에 대한 처분권을 얻는다. 즉, 자본가가 노동이 만들어 내는 가치를 독점한다. 분업이 어떻게 노동자를 무력화 시키는지 자본주의가 노동자 뿐만 아니라 어떻게 지구환경을 파괴하는지 저자는 '자본론'의 내용을 빌어 설명한다. 자본주의 사상을 넘어선 사회를 마르크스는 코뮤니즘이라고 불려 러시아나 중국을 떠오르게 하지만 이들 국가는 국가자본주의라고 선을 긋는다.

🔖우리는 코뮤니즘이라는 유토피아를 상상하기 위해 자본론을 읽어야 합니다. (199p)

저자는 자본론을 제로부터 다시 읽으며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고 이를 통해 사회의 부를 회복시키고 풍요롭게하는 코뮤니즘 사회를 설계하고 유토피아를 그려보자는 제안한다. 저자의 해석이 절대적이진 않겠지만 그의 해석으로 현 시대를 바라보는 식견이 확대됐음은 분명하다. 강연을 엮은 책이라 이해하기 쉽게 쓰인게 강점이다. 술술 재밌게 읽었다.

🔖자본주의는 불평등과 분단을 낳고, 약자들로부터 더 빼앗아 왔습니다. 그리고 시장은 화폐가 없는 사람들을 배제합니다. 이 때문에 상품화의 힘을 약화하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영역을 경제 영역에까지 확대하자고 마르크스는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모든 것의 '상품화(commodifcation)'에서 모든 것의 '코먼화 (commonification)'로의 대전환을 향한 코뮤니즘의 투쟁입니다.(238p)

#제로에서시작하는자본론 #사이토고헤이 #정성진옮김

멸치 다듬기

멸치 다듬기
이상교 지음, 밤코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2월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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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마룻 바닥에 신문지를 크게 깔고 박스에 담긴 국물용 멸치를 쏟아내 엄마와 함께 멸치를 다듬던 기억이 떠오른다. 적당히 마른 큰 멸치의 대가리를 떼고 몸통을 반으로 갈라 검은 똥을 떼다 보면 짜고 고소한 내가 풍긴다. 그러면 어느새 손질된 멸치들은 내 입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바다 냄새가 물씬 나는 멸치를 오물오물거리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맛이 참 좋다.

이상교 작가님 글과 밤코 작가님 그림으로 냉동실에 갇혔던 멸치들이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멸치들은 신문지 위 세상이 신기하면서도 재밌다. 우주여행도 가고 명화도 감상한다. 멸치의 눈엔 신문 속 주인공들이 다 멸치다. 눈을 크게 뜨고 보면 밤코 작가님의 어린 시절 사진과 밤코 작가님이 그린 이상교 작가님의 얼굴도 볼 수 있다.

책장을 넘기며 '대가리 떼고, 똥 빼고'를 중얼거리다 보니 냉동실 손질 안 된 멸치를 기어이 꺼내게 된다. 멸치로 육수를 내 잔치국수를 만들고, 묵은지 한 쪽을 꺼내 멸치를 한 줌 넣고 지지게 된다. 오늘은 멸치가 주인공이 된다. 작은 녀석이 존재감은 1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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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다듬기 #이상교 #밤코 작가님 그림 너무 좋아 🥲
#문학동네그림책 #뭉끄 #뭉끄2기
#문학동네그림책서포터즈 #그림책 #독서

컬티시

컬티시 - 광신의 언어학
어맨다 몬텔 지음, 김다봄.이민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2월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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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가 곧 지도자의 카리스마다.❜

이 책을 쓴 저자, 어맨다 몬텔은 사이비 종교나 컬트 집단의 '리더들은 공동체의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착취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쓰는가? 어떻게 그런 힘을 기르는가?' 에 대한 답을 '언어, 즉 말'에서 찾는다. 저자는 그것을 '컬티시', 광신의 언어라고 말한다.

❛우리 vs 저들 이분법, 로드된 언어, 사고 중단 클리셰 같은 기술들은 공동체를 중시하는 개방적인 사람들을 컬트 폭력의 희생 양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115p)

컬티시는 추종자들이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우리(추종자들) vs. 저들(외부)'이라는 심리적 분열을 일으키게 한다. 리더는 언어를 이용한 '러브바밍'을 통해 통제권을 휘두르며 내부의 특수한 용어들은 듣기만 해도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로드된 언어), 비판적 사고를 억제하고 논의를 중단시키는 기능을 한다 (사고 중단 클리셰).

컬트적 수사가 어떻게 우리 일상에 스미는지 살펴보기 위해 존스타운이나 헤븐스 게이트 같은 '자살 컬트'와 논쟁적인 종교인 '사이언톨로지'(탐 크루즈 때문에 잘 알려진), 암웨이나 메리 케이 같은 다단계 마케팅(MLM) 회사와 컬트 피트니스 스튜디오 그리고 소셜미디어 구루들을 살펴본다.

오래전, 우리나라에서도 끔찍했던 사이비 종교단체 신도들의 집단 자살 사건인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이 있었다. 사이비 종교의 리더는 기존의 언어 의미를 파괴하고 특정 의미를 부여한 언어를 반복 학습하게 함으로써 자살과도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일으키게 한다. 컬트 집단은 의학 용어와 초자연적 언어를 혼용해 과학보다 우월한 힘을 갖는다는 인상을 준다. 심지어 자살이 '위안'이라고도 한다. 컬트 환경에서 특수한 용어들은 지적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보통 이런 컬트 집단은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들을 노린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그들의 타깃은 선량하고, 서비스 정신이 있으며 예리한 사람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컬트 리더는 그들의 '과도한 낙관성'과 '확증편향'을 이용한다.

컬트 집단은 사이비 종교뿐 아니라, 암웨이 같은 다단계 회사나 피트니스 스튜디오에서도 볼 수 있다. 잠재적 셀러들을 러브바밍으로 유혹해 다단계 피라미드 체제 안에 가두고 창립자를 숭배하게 만드는 모습이 컬트적이다. 수많은 다단계 회사들이 종교적 색채를 띠는 이유다. 시대에 맞게 새로운 다단계 마케팅 회사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환생을 멈추지 않는다.

신체적이고 영적인 공허를 채우기 위해 컬트 피트니스는 폭발적으로 성공했다. 종교의식의 언어를 모방하고 강사들을 신처럼 따른다. 수업에 참여하면 인생이 나아지리라는 믿음을 주며 그들은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어간다. 종교적, 뉴에이지 수사법을 사용하는 인터넷,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활동하는 그루들 역시 마찬가지로 추종자들의 돈이 목적인 사기꾼들이다.

인간의 심리는 신비주의적이고 공동체주의적으로 형성되기에 컬트 집단에 빠지기 쉽기에 추종자들을 어리석다라고만 볼 건 아니다. 저자는 공동체의 언어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내면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고 논리적 질문을 던질 것을 당부한다.

책을 읽고 나면 왜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나 컬트 집단을 자발적으로 추종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시대에 맞게 발 빠르게 변하는 컬티시, 우리 곁에, 일상에 바짝 다가와 있다. 술술 읽히면서 재밌게도 읽히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놀라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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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떤 언어가 당신에게 즉각 감정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동시에 더 이상 질문하지 못하도록 만든다면, 혹은 단지 그 자리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선택받았다는' 느낌을 준다면, 혹은 원칙에 따라 일차원적이고 열등한 다른 사람과 당신 자신을 분리하도록 만든 다면, 그 언어는 의심해 볼 만하다. 이름표와 완곡어법이 당신을 죽이진 않겠지만, 당신이 단순한 생존 이상의 삶을 원한다면 당연히 가장 만족스러운 건 스스로 이야기하는 삶일 테니까 말이다. (1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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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자체의 감각

생명 그 자체의 감각 - 의식의 본질에 관한 과학철학적 탐구 ㅣ Philos 시리즈 26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 박제윤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2월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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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란 무엇인가? '의식이란 경험이다.(23p).'

경험만이 우리가 직접적으로 아는 실재의 유일한 측면이다. 철학적 대상인 의식을 과학 탐구 영역으로 끌어들여 과연 의식은 무엇이며 누가 하는 것이고, 너무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인 의식을 이론화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안고 책을 읽어나갔다.

저자 크리스토프 코흐는 의식의 주요 기관인 '신경계'에서 의식의 발자취를 추적한다. 경험을 추론하고 예측할 수 있는 이론인, '통합정보이론'을 소개하며 의식 이론이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경험은 계산에서 발생되지 않기에, 뇌의 내재적인 인과적 힘을 갖지 못하는 소프트웨어는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AI는 인간 수준의 의식을 갖기 힘들다.

동물이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의식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야생 아동 경험 등으로 볼 때, 인지적 차이는 있지만 동물도 의식을 하며 '오직 인간만이 무언가를 경험한다는 믿음은 어리석으며, 우주 전체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종(one species)이 되고 싶은 원시적 욕망의 잔여물이다(80p).'

'의식'에 관한 전무하다시피 한 지식으로 이 책을 접하는 나 같은 독자는 생소한 과학 이론과 용어들로 책을 이해하기 쉽지는 않겠으나 저자가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바는 희미하게나마 다가온다. 의식이라는 것을 과학탐구의 영역으로 끌고 와 측정(의식 측정기)과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 자체로 놀라울 뿐이다.

저자의 완벽한 의식 측정기 연구는 완료될 것인가.

🔖우리는 모든 동물을 의식이 있는 존재로, 그 자체로서 느끼는 존재로 대해야 한다. 이런 태도는, 우리의 울타리, 동물 우리. 칼날, 충알 앞에 그리고 레벤스라움(Lcbensraum, 식민 이주 정책)을 향한 우리의 무자비한 욕망에 대해 무방비 상태인, 이 우주를 함께 여행 하는 우리의 동반자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분명히 말해 준다. 언젠가 인류는 생명의 나무 위의 우리 친족들을 어떻게 대 했는지에 대해 심판받을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생명체에 대해, 그 것이 말을 하든, 울든, 짓든, 우는 소리를 내든, 울부짓든, 지저귀든, 비명을 지르든, 윙윙거리든, 아무 소리 없든, 그여부를 떠나서 보편적인 윤리적 태도를 적용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모든 생명 체는 삶을 경험하며, 종국에 두 영원(천당과 지옥ㅡ 옮긴이) 사이에서 끝을 맺기 때문이다. (3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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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재나

로재나 ㅣ 마르틴 베크 시리즈 1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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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어느 날, 막힌 수로를 뚫기 위해 준설작업을 하던 중 버킷에 나체의 여자 시신이 걸린다. 죽은 여자는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며 성폭행을 당한 후 교살에 의한 타살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범죄수사국의 수사관이었고 살인 수사과에서 일한 지 8년이 돼가는 마르틴 베크는 일 잘한다는 소리는 듣지만, 두 자녀를 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일에 몰두하다 보니 자식들과도 소원하고 부인에게 잔소리도 많이 듣는 평범한 수사관이다. 그는 동료인 콜베리와 멜란데르와 함께 살인 사건의 해결을 돕기 위해 시신이 발견된 모탈라의 경찰서에 파견된다. 그곳의 경감 라르손과 경위 알베르와 함께 장장 반 년에 걸쳐 사건을 해결한다.

신원을 전혀 특정할 수도 추측할 아무런 단서도 없이 전라의 시신만으로 신원을 추적하고 그녀를 죽인 범인을 찾아가는 길고 지난한 수사 과정은 꽤나 현실적이다. 푸아로나 셜록 홈스처럼 천재적인 머리로 사건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방식에 익숙한 독자는 당황할 수 있다. 마르틴 베크는 유능하다는 소리를 듣지만 그의 수사 과정에는 지독한 노동력과 수고가 동반된다. 죽은 여자가 미국인이며 도서관 사서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스웨덴을 방문했다가 참변을 당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까지 그는 그녀가 탈 법한 유람선들을 찾고 승객 명단을 일일이 조사한다. 게다가 형식이 제각각인 탐문 보고서는 수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은 단서라도 얻으려고 승선객들의 사진들을 취합하는 과정은 눈물겹다. '네 개의 대륙에 흩어진 여든다섯 명의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초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국제공조는 필수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미국 경찰관 카프카의 정보가 큰 도움이 됐지만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베크와 카프카의 대화에선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기도 한다. 지금으로선 갸우뚱할 일이지만 이 책의 배경은 1960년대 스웨덴이다.

의심되는 범인을 끝까지 지켜보며 결정적 순간을 기다리며 불침번을 서는 경찰관들의 모습은 짠하기까지 하다. 획기적인 증거나 사건의 실마리가 그냥 뚝 떨어지지 않는다. 두 발로 뛰고 열심히 찾아다니며 증거들을 모은다. 때론, 좌충우돌하거나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이 사실적이어서 사건의 긴장감을 더 주기도 한다.

'북유럽 범죄 소설의 선구자'로 불리는 마르틴 베르크 시리즈는 주인공이 혼자 활약하며 북 치고 장구 치는 게 아닌 동료 경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사건을 사실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으로 기존의 탐정 추리물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이 있다.

🔖그가 지난 세 달 동안 진심으로 바란 것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진정한 수사가 시작되는 순간. 그간은 흡사 칠흑 같은 어둠에 휘감긴 채 늪을 빠져나가려 버둥대는 신세였다면, 이제는 처음으로 발밑에 단단한 땅을 디딘 기분이었다. 다음 단계도 그다지 멀지 않을 것이다. (1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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