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일기 쓰는 세 여자의 오늘을 자세히 사랑하는 법
천선란.윤혜은.윤소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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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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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작가, 윤혜은 작가 그리고 윤소진 편집자가 팟케스트 '일기떨기'를 통해 서로의 일기를 나누며 수다를 떤다. 이 책은 그 팟캐스트 내용을 담고 있다.

애초 팟캐스트에 관심이 많아 셋이 의기투합한 것은 아니다. 어쩌다 보니 천선란 작가의 제안으로 시작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일기를 통해 드러나는 자신보다 셋이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들은 스스로를 더 확연히 드러낸다.

❝ 겨우 말을 나누는 것뿐이래도, 이 삶을 협업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사실 누가 내 일상에 침투해 말씩이나 더해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힘들었던 20대를 지나 글 쓰는 사람이 된 천선란 작가의 일기는 그녀가 얼마나 스스로를 다지며 매 순간 행복을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해 왔는지 알게 한다. 아무리 최악이었어도 그것을 끌어안고 30대를 향해 가는 그녀는 참 단단한 사람이다. 천선란 작가님 일기에서는 여러 번 울컥했다. 특히, 엄마 얘기.

망원동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윤혜은 작가는 지나치게 미래를 염려해서 불안에 빠지는 자신을 대하는 것이 타인을 대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느낀다. 그녀는 상처받지 않는,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간다.

뭐든 배우는 것으로 일상의 균형감을 회복하고 자기효능감을 부여하는 윤소진 편집자의 이야기 중에서 제빵을 배우며 자신과 인생을 성찰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와닿았다.

남의 일기를 몰래 훔쳐보듯 그녀들의 일기를 읽고 슬쩍 대화를 엿듣는 기분으로 책을 읽으며 세 사람이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 엉망이 되고, 상처가 되어도 다시 스스로를 도닥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나도 내 삶을 더 사랑할 힘을 얻는다.

🔖나는 '알아서 잘 살고 있는 딸'처럼 보이는 데 집착하지만 종종 우스팡스러운 모습으로 실패한다. 물론 그런 실패는 괜찮다. 특히 ~해 보이는' 데에 실패하는 일이라면 그건 언젠가는 실패해야 마땅한 것, 반드시 오고야 말 실패라고도 생각한다. 그러므로 실패하기를 원치 않는 마음과 별개로, 나는 나의 어떤 실패는 반드시 지지하는 편이다. 나의 군셈을 과신하지만 동시에 그런 자신을 아슬아슬하게 여기기 때문에 나약함을 들키려거든 부디 안전한 곳에서 무너지기를 바라면서, 그러나 여전히 밀어붙이기를 멈추지는 않은 채로 살게 되는 시기가 있다.(65p)

🔖최근 제빵을 통해 알게 된 게 하나 있다.책 만드는 일과 빵 만드는 일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 그리고 책과 빵은 아주 사소한 실수도 반드시 그 흔적을 남기기에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167p)

🔖지금은 이 모든 것을 바짝 불태우고 집중해야 되는 시간이란 절 아니까 오히려 그냥 태울 수 있을 때 더 크게 태우자 다짐해요.(181p)

🔖쓰는 일은 무언가를 계속해서, 정말이지 계속해서 알아가는 일의 연속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보며 쓰는 것, 때론 알기 위해 쓰고, 그렇게 쓰고 나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내 안에 쌓여 다시 묘하게 달라진 나로 돌아오는 일이었다.(1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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