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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
컨퍼드 지음, 이종훈 옮김 / 박영사 / 2006년 2월
10,000원 → 10,000원(0%할인) / 마일리지 30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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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크라테스- 루이-앙드레 도리옹
루이-앙드레 도리옹 지음, 김유석 옮김 / 이학사 / 2009년 3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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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말과 사물
미셸 푸코 지음, 이규현 옮김 / 민음사 / 2012년 2월
28,000원 → 26,600원(5%할인) / 마일리지 84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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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투퀴디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1년 6월
43,000원 → 38,700원(10%할인) / 마일리지 2,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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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을유세계문학전집 105
알베르 카뮈 지음, 김진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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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종종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매일매일 돌아가는 삶이 쳇바퀴처럼 느껴지고 그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무겁게 느껴지거나 늘 해야 하는 일들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면 깊은 고독감에 빠져든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지거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버리거나 나만 홀로 증발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따라온다. 오래전 십 대 때부터 종종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럴 때면 밤에 잠을 잘 못 이루지만 어김없이 해는 떠올랐다. 날이 밝으면 늘 하던 대로 몸을 움직였고, 삶은 계속 굴러갔다.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라고 썼다. 지독하게 귀찮고 힘겨운 삶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품고 여러 책들을 파고들기도 했다. 책에는 저마다 삶에 대한 관점이 담겨 있어서 때론 내 마음을 위로해 주기도 하고, 없던 기운을 샘솟게 하기도 했다. 어떤 책은 읽으면서 내가 이해받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럴 땐 세상이 살만하게 느껴졌다.

카뮈가 남긴 책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방인에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뫼르소라는 젊은 남성이 등장한다. 소설은 “오늘 엄마가 죽었다”(p.9)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시작하자마자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는데, 의아한 건 그에게서 슬픔을 비롯해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뫼르소는 사무적으로 장례 절차를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간다. 한 여성을 만나 연애를 하고, 다소 무료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일상을 살아간다. 마치 아무 욕망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애인이 결혼하자고 하자 뫼르소는 아무 동요도 없이 승낙한다. 파리로 전근을 가볼 생각이 없냐는 사장의 말에 뫼르소는 인생에 어떤 변화도 추구하지 않는 인생관에 대해 말한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딱히 없는 그는 무채색 인간으로 그려진다. 그러다 뫼르소는 친구들과 놀러 간 휴양소에서 한 아랍인을 총으로 쏴 죽인다. 어떠한 이유도 없이, 후에 그저 “햇빛 때문이었다”(p.124)라고 설명하는 살인을 저지른다.

여기까지가 소설의 절반이고, 나머지는 법정과 감옥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법정에선 뫼르소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취조와 증언, 변호가 오간다. 검사는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식과 그 후의 일상에서 아무 동요 없이 지내던 모습을 밝혀내고, 배심원에게 뫼르소는 불효막심한 사이코패스 같은 비정한 사람이 된다. 법과 도덕의 잣대 아래 그의 삶과 행동이 이해될 가능성은 점점 영으로 수렴한다. 뫼르소의 말처럼 “내 의견은 듣지도 않은 채 내 운명이 조정되고 있었던 것이다.”(p.118)

뫼르소는 사형선고를 받은 후에 비로소 감옥에서 “평온을 되찾”(p.144)는다. 절망하기보다 오히려 행복감을 느낀다. “나도 모든 걸 다시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다. (…) 나는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다. 세상이 나와 아주 닮았음을, 결국 형제 같음을 경험함으로써 나는 내가 행복했었음을, 그리고 여전히 행복함을 느꼈다.”(p.145) 대체 이 아이러니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어쩌면 뫼르소는 이해될 수 없는 세상처럼, 자신도 이해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일찍이 눈치챈 것일까. 그러니 자신의 운명은 당연한 것이고, 죽음 앞에서도 초연할 수 있었던 것일까. 햇빛 때문에 누군가를 죽였다는 것이 누구에게도 이해될 수 없지만 자신에게는 자연스러웠듯이 사형집행일에 자신이 죽어야 한다는 것 또한 온전히 이해되지 않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 거대한 부조리 앞에서 뫼르소는 어떻게 부서지지 않을 수 있었을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임을 밝힙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 P9

내 의견은 듣지도 않은 채 내 운명이 조정되고 있었던 것이다. - P118

나는 처음으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다. 세상이 나와 아주 닮았음을, 결국 형제 같음을 경험함으로써 나는 내가 행복했었음을, 그리고 여전히 행복함을 느꼈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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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노래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1
이승우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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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행 작가가 죽기 전에 미완성 원고를 남긴다. 그 안엔 천산 수도원이란 곳이 마지막 꼭지로 담겨 있었다. 작가의 동생은 우연히 원고를 발견하고, 출판사 관계자들과 답사를 떠난다. 오래전에 버려진 수도원은 천산 꼭대기 절벽 위에 세워져 있었다. 그들은 그곳 지하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수많은 방 안 흙벽을 가득 채운 성경 구절들이었다. 대체 이 벽서는 누가 왜 적은 것일까. 이곳은 언제 만들어졌고 누가 살았으며, 왜 홀연히 버려진 것일까.

동생의 도움으로 작가의 유작은 출간되지만 천산 수도원과 벽서의 존재는 세간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한 교회 역사학자 차동연이 우연히 발견하여 기독교 신문에 기고한 게 유일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기사는 부족한 추론에 불과했다. 그게 우연히 젊은 시절에 수도원을 눈앞에서 목격한 장의 귀에 들어가고, 장의 입을 통해 수도원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둘씩 드러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후는 사촌누나를 범한 자에게 위해를 가한 후 천산 수도원에 숨어든다. 그곳에서 ‘형제들’이 알려주는 대로 “모든 것을 비춰” 내는 “큰 거울”인 성경을 읽으며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 후가 성경 속 이야기인 압살롬, 다말, 암논의 일화를 통해 마주한 건, 사촌누나를 사랑한 마음과 그게 불러온 죄책감이었다.

한정효는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독재자의 오른팔이었다. 군인이기에 복종을 제일의 규율로 받들어 살아온 그는 아내가 홀연히 세상을 떠나자 큰 충격을 받고, 아내의 유품인 성경을 읽으며 삶을 되돌아본다. 거울 같은 성경은 한정효의 삶을 다시 비추어낸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아내와 시대를 향한 죄책감이다. 독재자는 폭로를 통해 속죄하려는 한정효의 의도를 알아채고, 그를 천산 수도원에 감금한다.

이후에 펼쳐지는 후와 한정효의 삶은 죄책감이 추동한다. 이 죄책감의 근원을 정확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운명을 만드는 건 누군가의 욕망”인데, 자기 욕망이 작동한 곳에서 누군가가 당했을 상처를 발견한 자에게 그 감정을 무시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인 것이다.

그런 그들이 죽기까지 선택한 건, ‘지상의 노래’를 쓰는 일이었다. 성경은 어떤 의미에서 하늘을 꿈꾸던 자들이 하늘에 닿기 위해 쓴 노래다. 후와 한정효는 몸으로 그 노래를 써나갔다. 그리고 그들이 쓰는 건 누군가에 의해 계승된다. 여행작가의 미완성 원고가 동생에 의해 완성되었듯, 그 글이 차동연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고, 누군가의 증언들이 보태져 새롭게 쓰이듯 말이다. 성경이 쓰여 내려져 온 것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이 세상에 내던져진 인간은 앞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이어 받아 다시 쓰고 새롭게 써나가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미 쓰인 이야기를 다시 쓰고, 보태어 쓰고, 새롭게 쓰며 이 삶의 고달픔을 달래 가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 쓰는 행위를 통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우린 무엇을 쓸 수 있을까. 무엇을 써야 할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임을 밝힙니다.

세상은 그들을 버렸지만, 그 전에 그들은 세상을 버렸다. 어떤 의미에서는 버려지는 것이 그들이 세상을 버리는 방법이었다. 세상은 더 이상 그들의 믿음과 소망을 간섭하지 않았다. -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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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
강양구 외 지음 / 천년의상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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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로 똘똘 뭉친 책을 보고 싶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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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피투성이 연인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0
정미경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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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첫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에서 화자들은 대체로 우울하고, 세계는 한없이 서늘하다. 냉정한 문장들을 조용히 좇아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엔 우울의 샘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 세계가 그토록 서늘하게 느껴지는 건, 일상 속에 은폐되어 있거나 위장되어 있는 날 것 그대로의 진실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세계에서 타인은 믿을 수 없는 존재, 어쩌면 가장 가까워서 가장 먼 존재다. 표제작이기도 한 <나의 피투성이 연인>의 유선은 젊은 나이에 요절한 작가 김주현의 아내다. 어느 날 유선은 작가의 미출간 원고를 유고집으로 내자는 출판사의 제안으로 남편이 생전에 남긴 컴퓨터 속 파일을 열어본다. 암호가 걸려있던 파일에는 누군지 알 수 없는 이를 향한 사랑의 언어가 가득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이에게서 느낀 배신감은 평생 홀로 간직할 수밖에 없는 잔혹한 진실이다. 이제 남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사랑이 아름답고 따스하고 투명한 어떤 것이라고는 이제 생각하지 않을래. 피의 냄새와 잔혹함, 배신과 후회가 없다면 그건 사이보그의 사랑이 아닐까 싶어"





<비소여인>에서는 내내 외롭게 살던 남자가 여인 윤을 만나 같이 살기 시작한다. 생기 없던 일상이 "속 깊은 정" 가득한 일들로 채워지고 행복이 무르익어 갈 즈음, 주변에 가까운 이들이 하나둘씩 사라진다. 윤이 서서히 비소에 중독시켜 아무도 모르게 죽였기 때문이다. 이제 위협은 화자를 향해 다가온다. 무엇을 믿고 살 수 있을까. <나릿빛 사진의 추억>에서는 더 이상 타인을 향한 호의는 가능하지 않고, <달빛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에서 결혼을 약속한 이들 사이에는 넘기 힘든 무지의 벽이 여전히 공고하다.



타인을 향한 두려움은 어쩌면 자본이 만든 세계의 풍경일지 모르겠다. 그 세계에서 자본은 자아를 무너뜨리고, 관계를 흩어놓는다. <성스러운 봄>에서 손해사정사는 보험의뢰인으로 옛 은사를 만난다. 대화가 오갈수록 은사가 불륜을 저지르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허위로 보험 신고를 하는 것이란 진실이 밝혀지는데, 그와 함께 자기 자신에 대한 환멸 섞인 진실도 드러난다. 그건 바로 돈 때문에 딸의 백혈병 치료를 포기해야 했던 현실이었다. <호텔 유로, 1203>에서는 시인을 꿈꾸지만 방송용 원고를 쓰며 살아가는 작가가 등장한다. 작가는 화려하게 치장한 가면 뒤에 숨어 쇼핑중독과 도벽에 빠져 살아가며,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만든 거대한 늪으로 점점 매몰된다. <비소여인>에서 윤은 비소에 중독시켜 사람을 죽이기 전에 생명보험을 잔뜩 들어놓는다.

그렇다면 이 세계는 출구 없는 지옥인 걸까. 소설집의 마지막 작품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는 마치 이 질문에 답하는 듯한 소설이다. 정은은 결혼을 앞두고 임시 거처할 곳으로 이사를 간다. 그곳은 "문만 열면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칠 수 있는 골목길의 낡은 집이었다. 타인에게 간섭받기 싫어하고, 혼자가 편한 정은은 덜컥 다가와 술과 음식, 차를 건네고 일상에 초대하는 이웃들이 불편하다. 차츰 그들을 이해하고 가까워지지만 이 훈훈한 이야기는 결국 피비린내 나는 치정 살인극으로 막을 내린다.

골목길 이웃인 승우는 영화지망생으로 골목길 풍경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데, 그 제목이 바로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다. 제목의 뜻을 묻는 정은에게 승우는 답한다. "대부분의 우린, 별이 아니라, 스스로는 빛나지 못하는 차갑고 검은 덩어리예요. 존재란 스스로는 빛날 수 없는 것.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만월도 되고 때론 그믐도 되고, 그런 거 같아요."




우리는 서로 비춰줄 수 있겠냐는 승우의 질문에 정은은 모르겠다고 답하지만, "너와 나의 틈 사이, 거기 희미한 빛이 있었을 뿐"이라고 되뇐다. 소설집 마지막에 쓰인 이 문장은 한없이 우울하고 서늘한 세계에도 희미하게나마 빛이 반짝였노라고 말한다. 때론 그믐달처럼 희미해서 주의를 깊이 기울여야 알아차릴 수 있지만, 또는 그냥 지나치고 나중에야 겨우 깨닫게 되지만, 그렇더라도 부정할 수는 없는 빛이다. 이 지독한 세계에서 붙잡을 만한 게 하나 있다면 바로 이 '희미한 빛'이 아닐까. 그 빛을 발견하려면 우리 각자는 모두 스스로 빛나지 못하는 차가운 덩어리에 불과함을 알아차려야 하고, 나와 누군가의 틈 사이를 예민하게 응시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임을 밝힙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가 살고 있는 방의 곰팡이 낀 더러운 벽에서 한 폭의 벽화를 읽어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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