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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구만 리 저승길 가다 ㅣ 높은 학년 동화 19
이성숙 지음, 한지선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달이, 구만리 저승길 가다’를 처음 접하고는 달이가 부모나 형제자매를 위해
저승길로 걸어 들어간 줄 알았다. 그런 고정관념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이 책은
우울증으로 자살한 엄마에게 확인하고 싶은게 있어서 저승길을 걸어들어간다.
여러 난관을 극복한 달이는 엄마를 만나지 못한다. 엄마를 만나 확인받고 싶은말,
엄마가 정말 달이를 사랑했는지...허나 전생의 기억을 벗어던진 엄마는 전생에서
가졌던 이기심, 욕망, 미움의 조각들을 하나씩 던지고 생명의 빛을 조금씩 채워
나가고 있다. 달이는 엄마를 용서하고 싶었던 것인지, 용서받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둘 다였을지 모른채 엄마가 지고 날라야 하는 돌이 많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달이가 구만리 저승길로 들어가면서 겪는 모험은 아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 주었고, 나에게는 죽음뒤에 남겨질 아이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방학동안 아이들에게 ’빨리빨리’, ’공부해라’, ’만화책 그만 봐라’를 입에 달고 살았다.
사랑한다고 말해 준지도 오래되었고, 따뜻한 눈길을 보낸지도 까마득한 것 같다.
가끔은 죽으면 그만인데 아둥바둥 살지말아야지하는 생각을 하기도하고 죽음뒤에
남겨질 아이들을 생각하면 뭐라도 해 놓고 죽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빠지기도 한다.
오늘의 할일 - 사랑한다고 말하고 안아주기
이것 부터 실천해야 겠다.
저승으로 가는 길이 있다고 믿니?
"저승 동굴이 아무한테나 문을 열어 줄 것 같으냐? 어림도 없지. 동굴 끝에
저승이 있다고 믿는 사람한테만 그 문을 열어 주거든. 믿는다는 게 생각처럼
간단한 일이었으면 이 할아비도 벌써 갔다 왔을 게다. 그냥 머리로만 믿어선
어림도 없는 일이거든. 마음속 바람이 쌓이고 쌓여서 품게 된 믿음이어야 하지.
그런 믿음이라야 하늘도 움직일 수 있는 거거든...... 달이야, 넌 저승 동굴 끝에
저승으로 난 길이 있다고 믿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