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08.7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큰아이가 12살이니까, 샘터를 손에서 놓은지도 그렇게 되었나보다.

아이낳고 기르고 하다보니 뭐가 그리 바쁜지 정신적위안이었던 샘터하고도 담을 쌓고 살았다.

근12년만에 본 샘터는 역시 내마음의 안식처였다.

이번호에서 나의 마음을 움직여준 글은 '사랑이 꽃피는 밥상'이다.

언제인가 TV에서 본 적이 있는 민들레 국숫집이야기다.

 

인천 화수동의 언덕배기에 자리 잡고 있는 '민들레 국숫집'에는 국수가 없다.

'웃찾사'의 인기 코너 '안 팔아'처럼 이 집에서는 아무 것도 팔지 않는다. 그 대신

퍼준다. 밥도 퍼주고, 국도 퍼주고, 반찬도 퍼주고, 정情도 퍼주고, 돌아갈 때는 담배

까지 몇 개비 나눠준다. 이 집에 찾아와서 VIP대접을 받고 가는 손님들은 노숙자들이다.

주방장인 '국숫집 아저씨' 서영남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분들 때문에 제가 사는데 당연히

VIP로 모셔야죠. 밥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대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사람대접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합니다."

 

민들레 국숫집 가족들이 식당 앞에서 찍은 사진속에는 웃음이 함박피어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머금해한다.

우리 아이들이 서영남씨의 딸 모니카씨처럼 자라날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

어쩜 이리도 예쁜 딸이 있을까, 국숫집에서 일하고 화수동에 부모가 없는 결손가정의

아이들의 공부방 선생님도 되어 주고, 바쁜 와중에 촛불집회에도 참여한다는 열의에

가슴이 뭉클하다.

아~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만난 샘터에서 오랜만에 인간사는 세상을 맛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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