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행복론 - 97세 경제학 교수가 물질의 시대에 던지는 질문
리처드 이스털린 지음, 안세민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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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행복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살면서 인생의 가장 어려운 질문들은 다음의 단어와 연결된 단어였던 거 같습니다. 바로 그 단어는 '행복'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주요한 목적어 중에 하나로 선택되는 단어가 바로 행복입니다. 무엇을 위해서 일하세요라고 물었을 때, 본인 만족 혹은 앞으로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답변이 수많은 답변 중에 하나로 나올 것은 거의 100%입니다. 그리고 왜 부자가 되고 싶으세요?라고 물어도 동일하게 '행복'이란 단어가 나온 답이 분명히 나올 것입니다.

 

그럼 부자인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일까요? 우선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고 부자인 나라 중에 하나인 미국은 가장 행복한 국가 아니라고 합니다. 심지어 가장 행복한 국가에 가깝지도 않다고 합니다. 행복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국가 중에는 북유럽 국가들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가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20위권에 겨우 드는 18위라고 합니다.

 

이는 2012년 이후 유엔의 지원을 받아 매년 발간되는 [세계 행복 보고서]의 2019년 데이터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우리는 어떻게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지도 궁금할 수 있는데요.

 

저자인 리처드 이스털린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감정에 대해 묻는 방식으로 행복을 측정한다고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렇게 질문했다고 합니다. "모든 것들을 종합했을 때 최근 당신은 매우 행복합니까, 그저 그런대로 행복합니까, 별로 행복하지 않습니까?" 이후로 전체적인 행복 수준에 관한 이런 질문 유형이 전 세계 여론 조사에 포함되었고, 1972년에 시작된 '미국 종합사회조사'에서 지금까지 기본 문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0점부터 10점까지 '삶의 사다리 척도'에 근거하여 자신의 삶을 평가합니다. 여기서 사다리의 맨 아래에 해당하는 0점은 최악의 삶을 살고 있음을 의미하고, 사다리의 맨 위에 해당하는 10점은 최선의 삶을 살고 있음을 뜻합니다.

 

이밖에도 책에는 여러 평가적인 지표에 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학생들은 이런 평가적인 지표들이 감점에 대해서 묻기 때문에 신뢰성이 있는지에 대한 문의 하지만, 저자는 이 모든 데이터들이 의미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데이터를 통해서 저자인 리처드 이스털린은 행복을 경제학 관점에서 행복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행복에 관해서 나이 드신 분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데이터에 기반한 이야기들이었으며, 충분히 논리적이고 설득적이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풀어내는 행복에 관해서 궁금하다면 책을 지금 당장 조금이라도 읽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ㅣ 나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더 많은 소득을 받으면 더 행복해질까요?

이 질문을 받는다면 저를 포함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책의 저자인 리터드 이스털린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에 관해서 파고드는데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를 수도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만족스러운 답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행복 수준과 소득 수준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두 가지가 실제로 함께 움직이는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선 행복과 소득의 고점과 저점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책에 나온 그래프의 그림을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관계를 보면 행복과 소득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향을 확인하기 위해 행복과 소득의 추세선을 점선으로 그려보면 소득은 상승하는 추세를 띠지만, 행복은 이에 상응하는 추세를 띠지 않습니다. 소득은 상승하는 추세선을 따라 움직이지만, 행복은 평평한 추세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행복과 소득의 변동은 단기적으로는 정의 관계를 갖지만, 장기적인 경향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관계와 장기적인 관계 사이의 이러한 차이, 즉 단기적인 변동에서는 정의 관계를 갖지만 장기적인 추세에서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행복과 소득의 역설에 따르면 행복은 장기적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역설은 오직 행복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행복과 소득의 관계에 관한 것이며 국가에 따라서 행복의 추세가 상승할 수도 있으며 하락할 수도 있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ㅣ 로또에 당첨되면 행복할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혹시라도 로또에 당첨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냐라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로또에 당첨되지 않아도 로또 당첨이 된 것처럼 상상만 해도 정말 행복한 상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리고 로또에 당첨된 순간을 상상하기만 하여도 정말 행복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저자의 제자 중에 한 명이 이런 질문을 하는 대목이 있는데요.

 

"건강과 행복에 관한 브릭먼의 논문을 읽고 있는데, 복권 당첨이 행복을 증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그런가요?"

 

로또에 당첨이 되면 당연히 행복해 할거 같은데, 행복을 증진하지 않는다는 말이 너무 의아했습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브릭먼의 논문에서는 그렇게 말하기는 하지만, 브릭먼과 그의 동료 연구자들의 분석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에 시행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후에 훨씬 많은 표본을 가진 연구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일관되게 복권 당첨이 행복을 증진한다는 결론을 냈다고 합니다. 아주 큰 금액에 당첨되었을 경우로만 한정되기는 합니다. 적은 금액에 당첨되면 소득 상황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큰 금액에 당첨되면 대체로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요.

 

큰 금액에 당첨되면 왜 행복이 증가하는지 이해하기는 쉽습니다. 당첨자의 소득이 갑자기 크게 상승하고, 다른 사람들의 소득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당첨자의 소득의 준거 기준이 변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 결과 행복이 상승합니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복권에 당첨된다면 모든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여 소득의 준거 기준도 높아지기 때문에 당연히 어느 누구도 더 행복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복권에 당첨되는 상황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복권 당첨금이 높은 사람은 대체로 이전보다 더 행복해진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서 절대적인 소득의 준거에 관해서 한번 더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모두가 복권에 당첨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높은 금액의 복권이 당첨되어야지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ㅣ 더 행복해지기 위한 경제학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에 관해서 연구하는 경제학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사실 경제는 단순히 돈 혹은 재화들이 돌아가는 세상에 관한 연구라고만 생각을 했습니다. 책에 나온 것처럼 경제학자들이 이런 분야를 연구하거나 가르친다는 사실을 전혀 알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자인 리처드 이스털린도 행복에 관한 역설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역설을 발표한 논문이 상당히 훌륭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행복 데이터를 처음으로 사용하여(사람들은 돈이 더 많으면 당연히 더 행복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이끌어낸 논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제학계를 주도하는 저널 <아메리칸 이코노믹리뷰>는 저자의 논문 게재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간단했는데요. "새로운 내용이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이런 행복에 관한 연구에 관심이 없었던 이유는 경제학계는 행동주의 갇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의사 결정자들의 내면적인 사고 과정 혹은 그들이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려는 합리화의 과정에는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 무엇을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행동주의 경제학자들의 요새에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설명하려는 방정식에서 당사자들의 생각은 무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용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중 블라인더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풍자로 행동주의자들의 모순을 지적했다고 합니다.

 

"분자가 말을 할 수 있다면, 화학자들이 그 말을 듣기를 거부할까요?"

 

경제학의 주체가 되는 사람에 관해서 더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해야 된다는 맥락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후로 행복을 연구하는 행복경제학은 계속 발전했다고 합니다. 일반 대중뿐 아니라 점점 더 많은 학자들이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전하는 말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TV 뉴스에서 가끔씩 세계 행복지수에 관해서 발표를 하면 왜 저런 연구를 하고 발표를 하는 것일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인류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그걸 경제학적으로 풀어내는 누군가의 노력이 있었기에 나온 것이고, 이런 노력이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혁명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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