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 - 옥스퍼드 경제학자가 빠르게 짚어주는 교양 지식
테이번 페팅거 지음, 조민호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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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경제학을 알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지금의 고등학교 과목은 어떤지를 모르겠지만,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하더라도 사회문화, 경제, 세계사, 한국지리 등을 선택할 수 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요. 당시에도 경제학은 선택과목으로는 비인기 과목이었습니다. 경제학은 수학을 싫어하는 인문학과 학생들에게 수학을 더 공부해야 되는 과목이었으며, 기회비용이라는 어려운 개념에 관해서 공부해야 했었던 과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선택했었는데요. 사회문화를 선택해다면 더 나은 점수를 받았을 수도 있지만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선택한 것에는 후회가 없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본다면 경제학을 배우면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알려줬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요. 이 기회비용이란 개념 때문에 항상 저는 어떤 선택에 있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가치와 이 선택으로 인해서 잃을 수 있는 가치를 비교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제학을 배우면 인생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학을 배웠기 때문에 살아가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경제학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배우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막연히 경제라는 단어가 어렵고 지루한 단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은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고 있었던 지루함을 없애 줄 거 같은 기대를 가지는 책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옥스퍼드에서 20년 넘게 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다른 이들에게 더욱 흥미롭고 매려적으로 설명할 방법을 찾고자 부단히 애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렵고 복잡한 전문 용어를 최대한 피하면서도, 그 지식이 우리의 일상과 깊은 과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이 흥미로운 경제학 개념을 선별해 전공자와 일반 독자가 모두 접근 가능한 방식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접근 방식 자체가 매우 경제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지 않는 독자를 줄이기 위해서 비효율적인 부분보다는 효율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로 들려거든요. 그리고 지금 까지 단 한 번도 <파이낸셜타임스>를 읽지 않았더라도, '인플레이션 목표제'와 '균형 예산'이 무엇을 의미하지는 몰라도 괜찮다고 합니다. 이 책은 경제학 개념을 단순 명료하게 풀어서 전달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정말로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을 읽으면서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재밌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차례대로 읽을 필요 없이 재밌어 보이는 주제를 마음대로 찾아 읽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주제가 재밌어 보여서 읽다가 너무 어렵거나 해서 다음 주제의 글을 읽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렇게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이 책을 모두 읽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ㅣ 외국인 노동자와 일자리와의 관계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책에는 정말 재밌는 경제학의 주제들이 나와 있는데요. 그중에서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외국인 노동자가 많아지면 실업이 늘어날까'에 대한 물음의 대한 답입니다. 사실 저도 이 부분의 주제를 읽기 전까지는 외국인 노동자로 인해서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자리를 많이 빼앗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을 읽고 나서 전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을 했었구나라고, 괜히 잘못된 생각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탓하고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해서 '노동 총량의 오류(lump of labour fallacy)'는 전체 경제에서 일자리 수는 항상 고정돼 있다는 믿음 때문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민자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 수 증가는 현지 노동자들의 실업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 주택과 일자를 점유하고 임금을 낮춘다는 두려움은 때때로 포퓰리즘 정치인들에게 이용되며, 그들이 내거는 정치적 슬로건 아래에서 경제 원칙을 퇴색시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들이 노동 공급뿐 아니라 노동 수요도 늘리기에 문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고 합니다.

한 나라에서 이민자 수가 증가하고 이들 새로운 노동자가 제조나 운송 분야에서 일자리를 얻게 된다고 가정을 하게 된다면 겉으로 보면 확실히 현지 노동자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경제는 끊임없이 움직이지 결코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10만 명의 이주 노동자가 일자리를 확보하면 그만큼 다른 일자리의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벌어들인 임금 일부가 상점, 식당, 술집 등에서 소비되며, 이는 이 업종의 노동 수요를 늘리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2차 효과'는 확연히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눈에 보이는 일자리의 감소에만 관심을 가지고 잘 느끼기 힘든 이민자 증가에 따른 2차 효과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의 통계를 보게 되면 대량 이주 시기는 현지인들의 일자리가 이주 노동자들에게 잠식당하는 원인이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돼었다고 합니다. 급속히 성장하는 경제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임금이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대량 이주가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고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통계는 많다고 합니다.

 

이런 글을 보고 나서 확실히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저의 시각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걸 느끼게 되었답니다. 역시 이래서 사람은 더 많이 공부하고 알야 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ㅣ 전쟁이 경제를 더 윤택하게 해 줄까?


 

 

이 주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이유는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부터 항상 들어왔던 이야기는 전쟁이 경제에 좋다는 말입니다. 전쟁을 통한 경제적 이익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사업에 유익하다는 명분으로 내심 전쟁을 환영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고 합니다. 또한 6·25 전쟁이라는 아픈 전쟁을 경험한 대한민국에서는 이 전쟁으로 인해서 혜택을 본 나라는 일본이라는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들었습니다. 세계 2차 대전의 패전국으로 큰 피해를 입었으나 6·25 전쟁으로 인해서 다시 한번 경제가 성장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루할 틈 없는 경제학>의 저자는 특정 경제적 이해관계가 전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쟁은 인생 낭비는 말할 것도 없이 자원 낭비의 전형이며, 생활 수준의 심각한 하락으로 이어져 경제를 악화시킨다고 합니다.

전쟁이 경제에 이롭다는 발상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이유는 다음의 이야기 때문입니다. 1930년대 대공황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실업률을 초래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20퍼센트 이상으로 치솟았고,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된 이후에도 완강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제2차 대전에 참가하자 실업률이 급격히 낮아져 수 십 년 동안 완전고용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입니다. 1940년부터 미국인들은 제2차 대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을 거치면서 생활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됐습니다.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제2차 대전 발발 전 재무장에 들어간 독일과 일본에서도 실업률이 빠르게 내려갔습니다. 이를 보면 군비 지출과 군사 규모 확대가 실업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되는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자는 전쟁이 아닌 의료, 교육, 사회 기반 시설에 투자해도 정확히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쟁점은 공공 부문 사업을 위한 정부 지출에는 이것저것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지만, 전쟁의 경우 분위기만 형성되면 정부 차입을 늘리기가 훨씬 더 쉽다는 데 있습니다. 전쟁은 공공 지출을 크게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정치적 정당성을 마련해준다는 것입니다.

전쟁을 통해 파괴된 주택과 기반 시설을 복구하는 데 수십억 달려가 필요합니다. 언뜻 보면 경제 활동 같지만 사실상 '깨진 유리창' 오류를 반복하는 셈입니다. 무너진 집과 새 학교를 세우는 등 더 생산적인 용도에 쓸 수 있었던 돈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쟁은 그 본질에서 막대한 기회비용을 수반한다고 합니다. 군비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는 것은 보건, 환경, 교육 등에 투자할 자금을 착복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손실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ㅣ 경제는 예측 가능한 것인가?

 


 

TV를 보다 보면 정말 많은 경제학자들이 현재의 경제 현상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앞으로의 경제에 관해서 예측해 보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책을 읽으면서도 느끼지만 예측한 대로의 경제가 흘러가는 경우를 본적이 거의 없는 거 같습니다. 아마도 예측한 대로 경제가 흘러갔다면 TV를 본 사람들 전부는 정말 부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경제학계에서 유명한 농담이 있다고 합니다. 신이 경제 예측가를 창조했는데, 그 이유는? 일기 예보를 보기 좋게 만들려고. 최근 수십 년 동안 슈퍼컴퓨터는 일기 예보의 정확성을 극적으로 향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슈퍼컴퓨터는 경제 예측을 더 정확히 하게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아무리 뛰어난 경제학자라도 경제 변화에 확신을 갖기란 매우 어려우므로 섣부른 경제 예측을 꺼리는 편입니다. 그러나 예측은 경제학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상이 경제학에 기대하는 게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에서 예측은 어리석은 짓이며 경제학자들의 몫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경제학자의 실력은 얼마나 경제 예측을 잘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그럼 경제 예측이 어려운 까닭은 무엇일까요?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선물 조사에서 이듬해의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예측할지 물었는데, 그중 가장 정확한 예측은 내년 인플레이션율이 전년과 같은 비율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내년에 발생할 일을 억지로 추측하기보다 작년과 동일한 인플레이션율을 예상하는 편이 더 정확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의사의 진료를 받을 때 향후 10년 동안 내가 건강이 어떻게 될지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 것처럼 경제학자도 마찬가지로 그 역할이 일기 예보보다 의료에 더 가깝다는 것입니다. 특정 경제 행태를 보고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어느 시점에 경기 침체가 일어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에서 가히 진리라고 말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은, 경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1992년에서 2007년 사이에 대다수 경제학자와 경제분석가들은 많은 선진국이 경기 안정, 낮은 인플레이션, 경제 성장을 지속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도달했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07~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이 같은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그리고 21세기에는 해결해야 할 경제 문제로 글로벌 불평등, 브렉시트, 미중 관계 등이 있었으나 이 문제들은 모두 코로나 19 팬데믹이라는 또 다른 거대한 충격에 가려지고 말았습니다. 또 이 코로나 19 팬데믹이 이제 좀 잠잠해지려고 하는 시점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발생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사태로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이렇게 매번 새로운 경제 위기와 맞닥뜨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급변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경제학 이면에 있는 과학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 일 것입니다. 복잡함 속에서 앞으로 살아가 위해서는 저는 경제학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복잡한 경제학을 정말 잘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경제학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읽어 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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