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비천무 1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10월

김혜린님의 작품에는 한 같은게 서려 있다. 그리고 거의 역사 사건들과 연관되어 있는 민중의 이야기를 다루는 시대물을 그려내신다. 조금은 우울하지만 아련한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혜린님의 작품들을 난 너무나 좋아한다. 혜린님의 작품은 역시 처음 읽었을 때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데 된 느낌이 남다르다.

처음 비천무가 영화로 제작한다고 할 때 비천무의 스케일과 감동을 고스란히 전할 수 있을까 참 걱정을 많이 했다. 그리고 그 걱정이 사실로 맞아 떨어져서 참으로 실망을 많이 했었다. 원작의 감동을 이렇게 무참히도 깨어 버리다니.. 게다가 설리가 진하의 원수를 갚겠다고 검무를 추는 장면은 혹시나 하고 기대했건만 만화책에서 보여지는 감동을 전하기에는 영화가 너무 무리였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김희선과 신현준의 주연이라는 것 때문에 그만큼 비천무의 이름은 조금 더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것뿐이다.

비천무는 어찌보면 산파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순정만화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여타의 여성분들이 많이 보는 순정만화와는 다르게 남녀노소 누구나에게나 권해주고 싶은 만화이다. 비록 산파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긴 하지만 그 이야기가 전부가 아닌 탓에 결코 지루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설리와 진하의 이야기 말고도 우리네들의 삶의 이야기, 군왕들의 이야기 등등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웅장하고도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가볍고 코믹한 일본 순정만화를 선호하는 분들에게 적극 추전하고 싶은 만화가 이 비천무이다.

참 그런데 지금 나오는 대원판의 6권짜리의 만화책에는 마지막권에서 성이가 진하를 바로 직면하기 전 아리수가 성이에게 진하가 '너의 아버지셔'라고 말해주는 대목이 빠져 있다!!!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장면인데 이러한 부분을 놓치다니. 이럴수가!!!! 처음에 나는 내가 파본을 산 것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마도 다시 애장판으로 출간이 되면 그 대목이 들어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