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 - 한 사람에게 받은 깊은 존중과 사랑이 평생을 살아 낼 힘이 된다
권영애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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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마음으로 읽은 책 한권을 만났다.

제목에서부터 따뜻한 향기가 느껴지는 권영애 작가의 <그 아이만의 단 한사람>.

작가는 현재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23년차 교사로 세상에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바라기학교 엄마다.

 

난 좋은 글귀가 있거나 마음을 움직이는 구절이 나오면 책 귀를 접는 버릇이 있는데, 이 책은 모든 책 귀를 모조리 접어버리고 싶을 만큼 내 심장을 저릿하게 만든 말들이 너무 많았다.

현재, 학교전담경찰관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나로서는 더 몰입할 수밖에 없었고, ‘교사라는 단어 대신에 엄마라는 단어로 바꿔 넣어도 손색없을 만큼 엄마 교과서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책으로 인해 지난 내 인생과 앞으로의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게 되어 지금 이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길이 서평 밖에 없어 감사한 마음으로 적어 내려가고자 한다.

 

p.14

아이들은 배가 아픈 건지 배가 고픈 건지, 마음이 아픈 건지 마음이 고픈 건지, 잘 구분을 못 한다. 그저 아프다고만 한다.

그랬던 것 같다. 경찰관인 나에게 때론 장난처럼, 또 때론 망설이며 다가왔던 친구들의 공통점은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었다. 어렵게 나에게 손 내민 친구들은 가해학생, 피해학생이 아닌 아픈 학생이었던 것이다. 내가 부족한 탓에 그들의 속내를 다 어루만져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기만 한 오늘이다.

 

p.52

실패는 작은 성공이거든. 작은 성공 백 개가 모이면 드디어 큰 성공이 되는 거란다. 그래서 이 세상에 실패라는 건 없는 거야. 오늘 너희들 여덟 명은 작은 성공 한 개의 첫 발은 내딛었어. 오늘부터 백 개의 작은 성공을 만들게 될 거고, 결국 큰 성공을 할 거야.”

 

나 역시도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경험했고 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 왔었다. 그리고 수많은 실패는 큰 성공을 위한 수많은 도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스스로에게 좀 더 당당해졌다.

어릴 적 어떤 나만의 단 한사람이 작가처럼 용기를 주었다면, 조금은 더 일찍 열등감이라는 괴물로부터 탈출하지 않았을까?

 

p.88

우리는 때때로 소중한 것을 잊고 산다. 아이의 영혼과 존재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의 행동과 말은 아이에게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존재보다 물건, 결과가 소중하다고 전한다. 아이가 슬플 때, 두려울 때, 불안할 때 더 아이를 벼랑으로 내몬다. 아이가 힘들 때 아이를 더 힘들게 하는 게 엄마일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지낸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의 감정부터 먼저 안아 주어야 한다. 행동 수정은 그 다음이다.

 

이 구절을 읽는 내내 그동안 아이들에게 무심코 저질렀던 행동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려 견딜 수 없었다.

 

어느 날, 예식장에서 갑자기 소리 지르며 뒹굴던 세 살 된 딸아이를 일으켜 세워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사나운 표정으로 윽박질렀던 적이 있었다. 울음을 멈추지 않아 결혼식에 방해가 되어 밖으로 데리고 나와 엉덩이도 한 대 때려주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고 시끄러워 불안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아이의 감정을 안아주지 못하고 화만 내었던 그때가 지금도 가장 후회스럽다.

앞으로는 이러면 절대 안돼.”가 아닌 맘이 많이 속상했구나. 괜찮니?”라고 말할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다짐해 본다.

 

p.286

실수했을 때 수치심이 아니라 기회를 주도록 돕는다. 아이의 양심을 자극하면 그때 아이가 바뀐다.

네 미덕이 자고 있어서 못하는 거야.”라고 하면, 아이들은 야단맞아야 하는데, 야단은커녕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고 격려를 받으니 미안함을 느끼고 양심에 자극이 간다. 그래서 스스로 잘 하려는 마음, 자발성이 생긴다.

 

이 책을 통해 버츄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공통되는 52가지의 미덕을 선정해 이 가치들을 소개하고 함께 공유하며 아이들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작가는 교실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곳곳에 미덕이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직접 나서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미덕이라는 보석을 찾고 만들어가는 모습 속에서 작은 사회를 보았다.

칭찬이 인색한 사회, 나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사회, 뒷담화로 스트레스 푸는 사회...

요즘처럼 재미없는 사회 속에 작가의 교실처럼 미덕이 넘쳐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내 아이가 사는 세상은 지금보다는 좀 더 따뜻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서로에게 그런 단 한사람이 된다면 그런 세상은 좀 더 빨리 오지 않을까?

 

작가의 진솔하고 맑은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도 꽤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나를 사랑하고 오늘을 사랑하자. 그리고 앞으로 더욱더 빛날 나의 내일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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