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등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너, 누구니?



홍영철



가슴속을 누가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다

보이지 않을듯 보이지 않을듯 소리없이

가슴속 벌판을 쓸쓸하게 걸어가는 너는 누구니?

형광등 불빛은 너무나 하얗게 저 혼자 빛나고

오늘도 우리는 오늘만큼 낡아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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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외워버린 짧은 시다.

TV문학관에서 감동적으로 본 [외등]에 나온 시인데, 원래는 훨씬 길다. 극 후반부에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민혜주역을 맡은 홍수현이 서영우역을 맡은 기태영앞에서 이 시를 읊는 장면이 등장한다.

빨갱이의 후손이라는 낙인을 가지고 있는 서영우, 일제강점기시절 위안부생활을 해야만했던 어머니를 가진 사생아 민혜주, 시대의 흐름을 이용해서 성공한 친일파 기회주의자의 자식 노상규, 오빠를 사랑한 피다른 여동생 이재희. 이 네명의 캐릭터들의 얽힌 사랑과 시대의 아픔을 그린 소설이다.

브라운관으로 정말 감동적으로 읽은 박범신씨의 <외등>. 화면으로 보는걸로 부족해, 얼마전에 문자로 읽었다. 원작과 드라마와 분위기나 내용은 부분부분 달랐지만, 결국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사랑과 희망의 메세지는 같을 것이다.


자기자신을 희생하는 사랑, 박범신씨가 생각하는 사랑의 원형이라고 한다. 자기자신을 희생하는 사랑, 나약하지만 외등같은 희망의 존재... 지금 나에겐 외등의 주인공 서영우의 사랑과 희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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