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닥에 탐닉한다 작은 탐닉 시리즈 8
천경환 지음 / 갤리온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 실생활에서 "탐닉"이라는 말은 그리 좋은 뜻으로 쓰여지지는 않는다.

  사전에는 어떻게 정의가 되어있냐면......탐닉이 명사로 '어떤 일을 몹시 즐겨서 거기에 빠짐" " 약물의 반복 사용으로 의존성이 생겨 신체적으로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수 없게 됨. 또는 그런 상태 " 라고 나와있다.

 

사전에서도 "빠진다"라는 용어가 정의로 쓰였듯이, "부적절한 사랑을 탐닉하다" 혹은 "남의 것을 탐닉하다"라는 말을 사용하지, 일상적으로 "나 요즘 인라인스케이트에 탐닉되 있어" 라는 말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바닥에 탐닉한다> 를 읽고, 탐닉한다라는 말이 좋아졌다.

이 책은 제목처럼 바닥에 관한 이야기다. 퐁피듀센터, 소호거리, 서대문형무소처럼 알만한 바닥에 관한이야기, 빗물을 머금은 바닥이야기, 공원 바닥 혹은 차도바닥에 관한 이야기다.

 

건축물에 관심이 많은 나이지만, 건물모양이나 지붕, 혹은 외장재 같은 것에 관심을 가졌던것 같다. 그러나 건축을 지지하는 바닥,우리 삶의 99프로를 함께 하는 바닥은 공기처럼 중요하지만 그만큼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바닥이 그냥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서있는 곳의 바닥을 살펴보게 되고, 그 옆에 있는 풀한 포기를 보게 되고, 맨홀을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되었다. 이 글을 쓴 작가가 바닥을 탐닉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매혹적"으로 보이더란 것이다.

 

이 책을 쓴 바닥에 탐닉되어 있는 젊은 건축가는 감수성도 예민할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세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바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재미있고 따뜻하게 풀어낼수 없을 것이다.

 

문득, 그 젊은 건축가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진다.(이 책에 저자얼굴은 나와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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