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이다. 다섯개 별 만점에 별하나정도면 충분한 그런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은 공지영이 신문에 연재했던 소설을 한권의 책으로 출간한 작품으로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아주~ 아주아주 공지영씨의 일기같이 느껴질정도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이 소설을 첫째딸 '위녕'의 시선을 빌려서,  글쓰는것을 업으로 살아가는 어머니의와 각기 (이름의)성이 다른 아이들 셋이 함께 한집에서 살아가면서 불완전한 가족이기에 생기는 여러가지 사건과 화해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홍보하는 사람들은 이야기를 한다. " 21c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모색한 책"이라고. 그리고 이 책은 공지영의 네임벨류에 힘입어 베스트셀러로 올라간 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왜일까. 이 소설이 굉장히 실망스러운 것은.

이 책을 다 읽고 덮으며 머리 속에 딱 드는 생각.

" 공지영씨가 돈이 많이 벌고 싶은 가보구나..."

"왜 출판사에서 21세기 가족의 의미를 되집어 본다고 하지?"

 

기존의 공지영씨 소설, 정.말. 좋아한다. 예전 작품에는 내용 자체가 
 좀 거친 느낌은 들었지만 최근의 작품, <별들의 들판>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를 잘 정리해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또 계속 그런 훌륭한 작품을 기대했었다. 그래서 더 그럴까.

<즐거운 나의 집>은 (나의 소견이지만) 정말 치.사.한. 소설이다.

"위녕"이라는 딸의 시선을 빌려서 자신의 삶을 정당화 그리고 그 이상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물론 자신은 그런 삶이 다른 사람의 시선때문에 힘이 드는것 뿐~! 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사실, 위녕이 온전히 괜찮다고 느낄것 같지만은 않다. 물론 그 당시 열심히 사랑했고 열심히 살았기때문에 그리고 더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을 했었고 그래서 잘 살고 있으니 이런 나의 삶에 뭐라고 태클을 걸 자격이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것일수도 있긴하다. 그렇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렇다하더라도 자기자신에 삶에 대한 통렬한 자기비판 없이, 모든 문제를 다른 사람, 주위사람에게 떠넘기는 것같다는 느낌은 어째 피할수가 없다. 
21세기의 새로운 가족의 모형?  글쎄, 열심히 사랑한 죄, 그리고 나를 열심히 사랑한 죄라고 단지 "사랑"이라는 틀로 이책에 나오는 가족을 21세기 가족이라고 할수 있을까? 오히려 몽고메리의 <빨간머리 앤>이 오히려 현재 새로운 가족 모형이 아닐까. 피가 섞인 가족은 아니지만, "사랑"과 "믿음"으로 가족보다 더 아름다운 가족의 형태를 만들어 놓은.
 

  자기 자신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나 문제점에 대해서는 (자신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수도 있으나) 일말의 언급도 되어있지않고 치사하게 "위녕"이라는 딸의 눈을 빌려 자신의 삶에 대한  투정, 그리고 잘난척, 별내용 없는 것을 가족이라는 포장지로 덮어쓴점, 그리고 신문연재소설의 한계(에피소드 나열식)등등
이 작품 다음으로 공지영씨는 자기 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이름으로 책을 한권 출판할 모양이다. 자기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면 자기 딸에게 해주지 왜 책으로 출판을 하나 몰라. 얼마전에 서점에 갔는데, 그때 김남일과 김보민이 미니홈피에 올릴만한 사진에 두세줄의 코멘트를 달아둔 책을 출판한 것을 보고 경약했던 일이 떠오르는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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