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름이다. 티베트 자치를 위한 비폭력(아힘사) 운동과 과학기술문명 시대에 보기 힘든 종교적 아우라가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을 것이다.그런데 우리는 달라이 라마를 뉴스를 통해서만 자주 접했지 만리장성에 막혀 직접 만나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달라이 라마의 사상과 행적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자료다. 중국의 티베트 무력 점령과 분신저항 등 무거운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강연과 연설, 대담 등을 차후에 엮은 것이라 편안하게 지난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하다. 이런 편안한 느낌은 아마도 '비폭력(아힘사)', '자비', '중도 어프로치', '보편적 책임감'과 같은 달라이 라마의 티베트 자치와 공존을 위한 인류애적 방법 덕이기도 하다. 우리도 한때 식민지를 경험했다. 그때와 관련된 이슈가 터지면 온 국민이 일본을 성토한다. 그런데 비슷한 처지에서 여전히 고통 받는 티베트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한다. 정치인들이야 대중국무역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일반 국민들까지 이러는 건 '보편적 책임감의 결여' 아닐까? 이 책이 우리에게는 한층 더 성숙한 인류애에 다가서는 길잡이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