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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대장 ㅣ 소중한 가치 학교 2
고정욱 지음, 원유미 그림 / 북스토리아이 / 2011년 3월
평점 :
장애인에게 목욕 봉사를 하던 날의 이야기가 마음을 아프게 했다.
봉사 활동을 온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해서
장애인들이 오히려 그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원하지도 않았던 목욕을 했다는 거였다.
장애인들은 밤에 목욕을 하고 잠드는데 봉사 활동 온 사람들을 위해
자신들의 하루 일과를 바꿔버린 것이다.
봉사온 사람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보여주기 위한 쇼를 힘들게 연습하고
하루 종일 웃어야 하는 장애인 아이들.
어쩌면 그게 현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눔에도 봉사에도 배려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눔이란 재산이나 돈만으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정답게 남을 대하는 것, 따뜻한 마음을 남에게 주는 것, 사랑, 칭찬, 격려, 위로의 말을 하는 것,
말하지 않아도 미리 배려하는 것 등등.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 태도 자체가 나눔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런 나눔은 나 자신이 거의 실천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또한 부끄러웠다.
나눔이란 그저 돈을 보태주고 부족한 물건을 채워주고 하는 것으로만 생각해왔는데
따뜻한 마음이 어쩌면 더 큰 힘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도 물질적인 것보다는 따뜻한 마음을 받는 것이 더 좋다.
그런데 정작 타인을 위해서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대한 적이 얼마나 있는지..
나눔대장을 이 책을 받았을 때는
바로 아이가 학교에서 어려운 아이를 돕겠다면서
돈을 달라고 했던 날이었다.
이렇게 학교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다고 할 때마다
지갑에서 순순히 돈을 꺼내서 주곤 했다.
그런데 나눔대장을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나눔이란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만들었다.
아이에게 이렇게 가져간 돈이 진정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고.
그래서 아이에게 제안을 했다.
니가 번 돈을 가져가서 도우라고..
그랬더니, 우리 아이 절대 안 된단다.
조금은 충격이었다.
그냥 엄마가 주는 돈을 낸 것일뿐인 것이다.
자신의 것은 결코 내 줄 수 없다는 것.
봉사, 나눔이란 어느 정도 자신의 희생이 따라야 한다는 말이 새삼 크게 다가왔다.
오늘도 신문에는 유치원 아이들이 돈을 모아 지진으로 피해본 일본을 돕겠다고 한 기사가 실려 있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돈을 쉽게 내주기에 앞서
진정한 나눔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