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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멸종 위기인 줄도 모르고 - 예민하고 소심해서 세상이 벅찬 인간 개복치의 생존 에세이
이정섭 지음, 최진영 그림 / 허밍버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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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복치는 한 번에 약 2억 5,000만 마리씩 태어나는데도 3 ~ 4년만 지나면 2억 4,999만 9,990마리가 목숨을 잃는다.(생존확률 0.000004%) 예민하고 소심한, 미약한 성향의 개복치는 우스갯소리로 거북이와의 충돌을 예감하고 겁이 나서 죽거나, 바닷 속 공기 방울이 눈에 들어가서 스트레스로 죽는 등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정말 미약하고 예민한 생물이라고 한다. 뜬금 없이 서두에 왠 개복치 이야기가 나오나 싶을텐데 작가는 ‘개복치’라는 생물을 통해 본인을 미약하지만 코리안 스탠다드에 다가가고자 아등바등하며 사는 40대로 소개한다.

   전체적인 내용은 에세이답게 일관된 형식의 내용이 아닌, 예민하고 소심한 작가의 일상이야기(면접 후기에서 면접관 후기, 공익근무 민원상담 일화, 고양이상 와이프 이야기, 홀로 여행 등)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소소하게 담아내었다. 다양한 일화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동안 지루함이 없고, 본인 또한 소심하고 예민한 기질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소소하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개복치처럼 미약한 삶을 살아온 작가지만 나름 희망을 갖고 나는 작가의 삶에 대한 지향점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뛰어난 작가도 밝혔듯이 글 솜씨가 있는 것도, 가슴에 여운을 주는 성격의 글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보고 추천하는 이유는 작가는 에세이라는 형식을 빌어, 대단한 메시지는 없지만 한사람 분의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일상도 누군가에게 읽을거리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솔직하게 써내어갔고, 읽는 이를 위해 재미만 한 숟가락 넣은 글이다.

 

   마지막으로, 사소한 사건 하나 잊지 못해 괴로운 예민 보스나, 주문한 음식이 안 나와도 망부석처럼 기다리는 소심이, 타고난 예민함과 소심함 탓에 여기저기 치여 살며 감정소모가 없는 감정의 청정지대를 꿈꿔본 이에게는 공감을 얻을 수 있으니 참고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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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니까, 디저트가 나오려면 기다려야 해 - 하루하루 살아가는 서른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심국보 지음, 김단비 그림 / 북스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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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서른은 어떠할 것 같고, 어떠하고, 어떠했습니까?’

   이 책의 저자(글 심국보, 그림 김단비)들은 1989년생 서른 된 동네친구로,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대화를 하던 중 자신이 ‘어른’답지 못함을 고백한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생물학적 나이로 보나 직업으로 보나 어엿한 성인이지만, 아직은 스스로 미성숙함을 인지하는 나이인 ‘서른’. 그리고 다른 ‘서른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라는 물음을 시작으로 시작된 이 책은 10명의 ‘서른’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각자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는 청년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내었다.

   20대 말에 퇴사하고 이직한 리아, 졸업 후 외교관 후보자 시험을 준비하는 비아, 대학원에서 학업을 매진하는 강유, 두 아이의 외벌이 아버지 호경까지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어찌 보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청년들을 모델로 삼았다.(물론, 이들이 대한민국 서른을 대표하는 집단이 이라고는 할 수 없어 대표성에는 한계가 있지만, 작가는 ‘대표성’ 보다는 한명, 한명 솔직하고 가감 없이 그들의 목소리를 남기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혔다.)

   이야기는 5가지의 챕터(청년과 어른의 경계, 꿈과 직업, 사랑의 무게, 진정한 자유, 미래의 불안)로, 각 챕터 서두에 작가의 글을 먼저 담고, 이어서 인터뷰한 내용을 담아내는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질문은 인터뷰이의 상황에 맞게, 공통의 주제인 서른의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진행되었고, 마지막엔 서른에 대한 생각을 듣는 순서로 진행하였다.(인터뷰 중간 중간에는 인터뷰이의 답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넣었다.)

   자칫, 주제가 ‘서른’이라는 나이와 세대에 국한되어 독자의 수요가 30대로 몰리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나 또한, 30대에게 공감을 선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읽게 되었으니..) 다른 세대가 읽어도 이질감 없이 공감하며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서른 이전의 독자에게는 언젠가는 다가올 미래의 자신의 모습으로, 서른 이후의 독자에게는 겪어본 서른 당시의 모습을 회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의 생각을 통해 투영되는 대한민국 사회상도 엿볼 수 있으므로 연령에 구애 받지 않고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아쉬운 점은, 저자 또한 서른의 당사자인 만큼 별도로 본인의 이야기도 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본인이 인터뷰이가 될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나 또한 서른을 넘어 이제는 30대 중반을 살고 있는 사람으로 이 책을 읽으며 공감과 가슴 속 느낌을 남길 수 있었다. 우리사회에서 ‘서른’을 ‘어른’으로 치환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 미성숙을 인지하고, 성장의 시간으로 삼아 열심히 살고 있는 대한민국 서른 청년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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