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투스 - 베스타 무녀의 샘
장 프랑수아 나미아 지음, 도화진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역사를 배경으로 한 다른 추리소설을 읽어보지 않아 이 책과 비교한다는 건 무리가 있겠지만,  이 책은 단순한 추리소설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역자도 말했듯이 이 소설의 진짜 매력은 지금으로부터 2100여전의 로마를 그야말로 생생히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이사르, 브루투수, 세르빌리아, 크랏수스등등, 솅키에비치의 쿠오바디스처럼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실존인물이라 소설인지, 실제 사건인지조차 해깔릴 정도인데,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어쩌면 역사 그 자체가 추리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아무도 실제로 본 적 없는 사건들과 사람들을 남아있는 사료와 유물들로 파헤쳐가는 거야 말로 그 어떤 추리게임보다 흥미롭고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BC 1C의 로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더없이 훌륭한 역사자료이자 문화안내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로마에 관심있는 사람은 꼭 봐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보다 훨씬 객관적인 입장에서 로마를 보여주는 것 같아 더 공감할 수가 있었다.

책의 맨 앞에는 공화정 당시 로마의 지도가 나와있는데, 그걸 잘 활용하면  '티투스'를 좀더 흥미진진하고, 작가가 전해주는 그 당시 로마의 모습을 훨씬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지도 같은 걸 유심히 보는 성격은 아닌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만큼은 아예 지도를 카피해서 책에 지명이 나올 때 마다 일일이 찾아가며 따라가봤다. 아주 자세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소설에서 언급되는 거의 모든 곳이 나와있어서 마치 내가 로마에 가서 직접 지도를 보며 돌아다니고 있는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키에 충분했다.

다만 결말이 예상은 했지만  원치 않는 방향으로 나가서 별 하나를 줄였다.

번역도 전체적으로 깔끔해서 읽기가 참 편했는데, 몇 군데 좀 정리 안 되는 곳이 있었다.

클로디우스의 직함이 인물소개에는 검찰관이라고 나오는데 본문에는 법무관이라고 나오는데  둘 중 하나로 통일을 해주는 게 옳을 것이다. 내가 알기로 로마시대 때 사법에 관한 책무를 담당하는 직함은 통상 검찰관으로 지칭하는 걸로 알고 있다. 꼭 정해진 단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법무관이란 말은 군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시를 통과하고 나서 의무관처럼 장교로 군대에 가서,  혹은 법무관 시험을 거쳐 군대내 재판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통칭 법무관(=군법무관)이라고 하기 때문에 햇깔릴 염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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