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그가 바라보는 일상을 편안한 마음으로 털어 놓는다. 내 생각에는 작가는 조금 수줍은 사람인듯 하다. 그래서 그러한 일상의 소소한 생각들은 작가에겐 누구보다 조심스럽고 진솔한 이야기이며 또 우리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글로 전하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하게 되었다.   

작가의 사진들은 내가 내려다 보던, 언젠가 본적있는 풍경들로 채워져 너무 익숙해서 아련한 느낌을 준다. 사진들은 내머리속 추억의 장면을 고스란히 사진위로 언져놓고는 그때의 느낌과 기분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작가의 글위에서 나의 일상들이 함께 나란히 뿌려져 함께 글이 되어가는.. 내가 작가 그가 되어가는 순간들이다.  

/하나가 잘 되면 다른 하나는 잘 안된다. 목적지를 정했지만 가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죠 요즘 제가 그래요/ .. 이문구에서 늘상 내가 그러했기에 그냥 넘어갈수 없어 뚫어지게 글을 내려다 보았다. 

하나의 여행길이 곧 인생의 갈래길 처럼 보인다. 어떠한 행위속에서도 우리는 가끔 인생이라는 크고도 작은 과정들을 경험하게 된다. 인생은 어렵고도 머나멀지만 우리의 일상속의 소소한 일들은.. "아.. 누구나가 지금하고 있는일이, 가는길이, 현재가, 안정적으로 느껴지고 만족스러운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너도 나와 같구나..누구나가 그렇구나" 하고 말이다. 글에서의 그와, 그녀는 바로 나의 모습이며 마음이다.  

그가 일상의 소소한 것을 글로 담으면서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얘기는 무엇일까. 아님, 나의 일상에서 내가 지나치지 말고 곱씹어봐야 하는것은 무엇일까. 나의 감정들, 나의 생각들이다. 나는 늘 그러한 생각들을 일상처럼 하지만 내 스스로가 그걸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고민들로 결정의 것을 결정하기 위한 시간보다 그전의 과정들로 더욱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작가는 빗대어 이렇게 말한다-그러니 이제 한숨은 그만 쉬도록해 p.116-  나의 머리속에서의 말들이 터져나온다. 그래 정답은 없는것이라고... 나는 이렇게 책을 읽는 내내 무언가와 대화를 나눈다.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열심히 사는 내가 자랑스러웠다. 갑자기 그힘으로 살아가는 내가 어느순간엔가 불현듯 바보같고 불쌍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 너무나 당혹스러운 그런 기분에 모든것이 엉망이 된것 처럼 혼란스러웠던적이 있었다. 작가는 또 그렇게 정곡을 찔러 -어느 생에서는 꼭 그 주춧돌 위에 자정 넘어 긴 하루씩은 세우보고 싶다-라는 글귀를 빌려 나를 한번더 추스리게 해준다. 내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책을 읽으며 구석 어느부분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나가며 나를 알아갔다. 살다보면 나를 들여다 보는것을 잊어 내가 너무나 멀게 느껴질때 그때 다시 한번더 책장을 넘기게 되길. 빨리 알아차리게 되길.. 다시 나를 알수 있게 되길 바라며.  좋은 글귀들, 언제고 가보고 싶은 좋은 장소들을 잊었다가도 불현듯 언제고 생각날때 그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물들여 본다.  

작가의 평범한 일상의 사진과 생각을 담은 글에서 나는 일상의 특별함을 발견한다. 그렇을 때때로 기억하기를 바라며..그렇게 묻기를 바라며  잘 지내나요, 내인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