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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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네가 하는 일이 이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 말해 줘” 나는 거기에 답을 하지 못하고 아주 긴 시간을 보내야했다. 내가 맛있는 빵을 만들었다면 누군가의 아침을 행복하게 했을 것이고, 내가 볼펜 한 자루 만들었다면 누군가의 공부에 기여했을 것이고, 내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면 타인의 삶을 편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혼자 연구실에 앉아서 공부를 해 나가는 것이 개인의 기쁨이나 성과 외에 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지금 나의 몸과 마음을 다하고 있는 일에서 타인을 상상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다시 한 번 둥실, 나의 몸은 조용히 연구실 위로 떠올라 대학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 그러는 동안 ‘연결’이라는 단어를 곁에 두게 된 것을 알았다. 나는 나와 결이 같은 사람을 찾아 그와 이어질 수 있기를, 그리고 나의 일과 삶이 그 세계와 연결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히려 삶의 지향이나 태도다. 서로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믿음만큼, 느슨하면서 동시에 단단한 연결의 고리는 없다. 그건 어쩌면 ‘선함’의 감각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저자는 빅터프랭클이 말한 새가지 가치 중 경험적 가치(기여감, 타인과의 관계적 가치)에 더 비중을 두었던 듯.. 사람과의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면이 곳곳에 드러나고.. 최근에 공부하는 로고테라피와 지지난주 도서 나눔했던 이소영씨의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이있는가’라는 책의 내용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 많아 성찰과 함께 하는 공동체에 대한 여러가지 잔상이 뒤엉키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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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그들은 그간의 어느 세대보다도 선함에 민감하다. ‘돈쭐을 내다’라는 신조어처럼, 그들은 자신이 잘되기를 바라는 선한 대상을 발견하면 기어코 잘되게 만들어 내고야 만다. 각자의 자리에서 선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외롭게 두지 않는다. 아낌없이 돈을 쓰고, 다시 그에 그치지 않고 ‘좌표’를 찍어 연결하고 확장해 낸다. MZ세대는 각자가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인지하고 또한 연대하는 전에 없던 새로운 존재들이다. 그들을 관통하는 단어는 공정이나 불평등보다도 오히려 선함이 되어야 한다. 그건 그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경쟁과 불평등의 구조 안에서 발견한 유일한 가치일 것이다. 그것을 모르는 기성 세대들은 우리 사회에 퍼져나가는 선한 연대를 두고 ‘역시 아직 살만한 세상이야’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 새로운 세대의 출현 덕분에 ‘이제 세상은 살 만해질 거야’라고 말해 두고 싶다.

선함 = (무해함)
타인에게 무해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개인들은 거창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들을 즐겁게, 그리고 가만히 해 나간다….. 누군가는 쓰레기를 정갈하게 분리 배출하는데서, 누군가는 일회용품 소비를 줄이는데서, 누군가는 평범한 개인에게 분노하지 않는데서, 그렇게 자신의 생존이 이 세계에 무해하기를 바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선택과 실천은 다르더라도 그렇게 지향이 같은 사람들을, 결이 같은 사람들을 곁에 두면서, 우리는 반드시 연결된다.

돌이켜보면 나의 즐거움을 위해 시작한 모든 일은 ‘나는 괜찮은가’하고 계속해서 묻는 일에서 비롯되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규정하게 된 개인은 조금 더 단단해진 몸과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러고 나면 다음의 질문이 순차적으로 찾아온다. ‘당신은 괜찮은가’ 그리고 ‘우리 괜찮은가’하는 것이다. 나-당신-우리로 확장되는 이 물음표가 결국 서로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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