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전에 마음속까지 덮쳐 누르던 공포가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다. 뜨겁게 솟구치는 듯한 전투를 향한 이 충동. 내 마음은 눈앞에 저 괴물을 쓰러뜨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어.
나 무서워. 하지만 왠지 몰라도 살아 있다는게 느껴져. 지금까지 텅 비었던 내 몸 안이 무언가로 꽉 들어찼어. 가득차서 출렁이고 있어. 이런 내게도 요동치는 생명이 깃들어 있었던 거야!
공중도시 자렘과 지상에 팩토리로 잇는 튜브가 삐걱거리는 소리야. 달의 인력이 작용하여 자렘의 고도가 달라지기 때문이야. 귀에 거슬려 마치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소리 같아.
인간을 단순히 도구를 이용하려 드는 건 용서할 수 없어. 이렇게 해서 나는 광전사를 지하실에 다 숨겨 놨지.
이 세상에서 목숨을 걸 만큼 같이 있는 일 따윈 아무것도 없어. 단 하나 가치 있는 일은 자기 스스로 만드는 것 뿐이야. 내게는 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