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물이냐 리맨물이냐 하면 당연 리맨물인데, 캠퍼스물이냐 리맨물이냐 하면 고민되네요. 캠퍼스물은 청춘의 풋풋함도 현실과의 갈등과 타협도 다 담을 수 있는 넓은 그릇 같아요.
유재이님의 안 돼요, 사장님!은 기존의 bl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보다 할리퀸 로맨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bl을 처음 도전할 때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소설 입니다. 즉, 할리퀸 로맨스 같은 주인공들과 내용전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bl을 읽고 싶을 때 보다 할리퀸 소설로 복잡함을 씻어내리고 싶을 때 적합한 소설입니다. bl소설을 주로 읽지만 할리퀸이 땡길 때 읽어도 괜찮을 거 같군요.그래서인지 사장×비서의 사내연애물이지만 여타 리맨물같은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습니다. 일에서는 완벽하지만 사생활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하는 것 없는 CEO라는 설정은 만화에서는 가시적으로 구현할 수 있지만, 소설로 살리기는 역시 어렵더군요. 게이인 걸 숨기고 있는 청소 중독 비서 캐릭터는 CEO 캐릭터를 먼저 세우고 그냥 이에 대응한 것 처럼 느껴집니다. 주인공들은 나름 특이한 설정이 부여 된 것에 비해 조연들은 스테레오타입이여서 그게 조금 아쉬웠습니다.뻔한 게 나쁜 건 아니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전개는 추리력이 별로 없는 사람도 할리퀸 3편만 읽으면 충분히 예측하고 맞춰가는 재미를 느낄만한 전개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