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11년 가구당 GDP 19,000달러를 자랑하고 있지만, 공공복지 지출은 가구당 5,000달러 수준인 멕시코와 비슷한 수준인 7%대에 불과하여, 6,000달러 수준인 터키의 10%대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11쪽
노동시장의 변화 역시 많은 한국인들의 표준적인 생애과정을 붕괴시켰다. (...) 1997년 이후 직장 내 승진이 어려워지고 정년까지 동일한 직장에서 일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면서 평생직장이라는 말도 사라졌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커지면서 빈번한 취업과 이직 및 실직, 재취업, 그리고 조기퇴직 등 다양한 고용상의 변화가 나타났다 한 개인의 의지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이러한 변화가 오늘날 유연화된 한국의 노동시장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14쪽
1997년 외환 위기 직후 실업자가 폭증하고, 저임금 비정규직 채용이 급증하면서, 한국의 비정규직 고용 비율은 OECD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리고 잦은 직업 및 직장 이동으로 인해 경력 축적이 더 어려워졌다. 그것은 곧바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급증과 소득불평등 악화로 이어졌다. 현재 한국은 미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OECD 국가들 가운데 소득불평등이 가장 심한 사회로 변했고, 저임금 노동 비율도 급격히 높아져서 OECD 국가들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17쪽
2011년 8월 현재 전체 피고용자의 34.5%를 차지하고 있는 599만 5,0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월급 238만 8,000원의 56.4%에 해당하는 134만 8,000원을 받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가운데 약 243만 명의 파견, 용역, 호출 근로자들의 경우 평균 월급은 132만 1,000원으로 비정규직 평균 월급보다 더 낮았고, 170만 명 정도인 시간제 근로의 경우 평균 월급은 60만 4,000원으로 더더욱 낮았다.-19쪽
전체 근로빈곤층 중 국민연금 가입가구는 12.1%에 불과하여, 국민연금이 사회보장제도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20쪽
2011년 통계청이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에서 일생동안 노력을 한다면, 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28.8%에 지나지 않았다.-20쪽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1.8명으로 살인율의 거의 9배에 달했다-23쪽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개인화는 가족 이기주의와 맞물려 있다. 가족의 울타리에 의존하는 의존성은 커지지만, 가족의 규범이나 규율에 대한 순응은 약화되면서 개인 중심 사고가 강화되고 있다.-45쪽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가족 차원의 변화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과잉 간섭과 간섭할 부모가 없거나 간섭할 수 없는 여건의 여건의 부재라는 양극화된 가족 형태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마마-마마보이'로 대변되는 중산층 가족과 자녀에 대한 돌봄이 부족한 조손가족이나 한부모 가족 등으로 양극화되고 있다.-46쪽
지금까지 가족은 모든 짐을 떠안은 조직이었다. 가족이 자녀 양육, 교육, 노인 봉양을 모두 책임졌다. 그러나 가족 구성이 급속하게 바뀌고 가족해체가 심화되면서 가족은 더 이상 이 기능들을 모두 담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51쪽
한국의 공공병원 병상 비율은 전체의 14.2%에 불과하여 가장 낮은 의료 서비스 공공성을 보여준다. 이것은 역으로 의료 서비스가 시장에 의해서 제공되며, 민간 병원들이 의료 서비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지 수준이 한국과 비슷한 멕시코에서도 공공병원 비율은 76% 정도로 의료의 공공화가 한국보다 훨씬 높다. 의료 영역 이외에도 노인 간병 서비스, 보육 및 탁아 서비스 등도 이미 거의 대부분 시장화됐다. 국가복지가 제대로 발달하기도 전에 이미 많은 복지 영역이 시장화된 것이 한국의 특징이다.-77-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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