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육 2011.5.6 - 2호
교육공동체벗 편집부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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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부를 하는 목적은 동시대성을 깨닫고 당대에 대해 나와 인식을 같이하는 사람과 동료를 맺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을 인문학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문학이라는이름에는 공부는 개인이 수행하는 성찰적이고 고독한 행위라는 부르주아지화된 냄새가 너무 강하다. 공부는 그보다 훨씬 더 집합적으로 자유와 해방을 추구하는 행위이다. 파울로 프레이리는 <페다고지>에서 "자기 내부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열망을 발견했을 때, 피억압자는 이 열망을 동료들과도 공유해야만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동시대성과 동료라는 관점에서 공부의 목적으로 설명하면 공부는 필연적으로 '정치' 공동체를 지향하는 공동의 행위가 되지 않을 수 없다.  

- <'동시대인'의 죽음, 동시대인의 '죽음'>, 엄기호, 30~31쪽 

 

아르바이트가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일이라면, 장학금은 사연을 팔아 돈을 버는 일이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로 몸이 지치고 고단한 것처럼 장학금은 마음을 지치게 만든다. 내 사연을 팔릴 만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겪어 온 삶의 고유한 사연들을 버리고 전형적인 것으로 각색해야 했고, 심지어 때로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해온 나의 노력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나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해야만 하는 아이러니와 마주하게 된다.(...) 평소에는 절대로 드러내서는 안 되는 가난함이 면담 동안에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되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것은 결코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주어진 매일을 견디고 버텨 나가는 일이다. 공부도 절반, 일도 절반 정도 간신히 중간을 맞추어 가면서 견디는 대학생의 삶은 능률이 낮고 성취감도 없다. 그렇게 견디어서 대학생활을 살아낸다고 해도 자수성가는 보장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 내가 나약하거나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학 생활을 끝까지 해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대단히 고된 일을 해냈다고,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 가난할수록 공부할 수 없는>, 서유정, 96~96,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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