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육 2011.3.4 - 창간호
교육공동체벗 편집부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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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기 기능이 되지 않아, 리뷰에 남긴다.  

 

진보적 교육 담론은 지금의 그것보다 훨씬 더 깊고 넓어야 한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상투적인 말(적어도 우리 사이에서는 그렇다)을 반복하는 데서 나아가 그것이 우리 삶을 얼마나 황량하게 만드는지, 우리 내면을 얼마나 살벌하게 만드는지 생생하게 드러내야 한다.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누구나 쉽게 동의하는 구호를 외치는 데서 나아가 학교가 무의미한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 어떻게 자신들의 영토를 만들어가는지 알아야 한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것을 한탄하는 데서 더 나아가 도대체 용이라는 게 뭔지를 물어야 한다ㅏ.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하라는 요구에서 나아가 모든 사람의 존엄함을 보장하라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등록금 인상 반대에서 나아가 누구나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공적으로 보장하는 보편적 학습권을 요구해야 한다.  

-<'희망의 페다고지'를 위하여>, 박복선, 8쪽 

 

아이들의 이러한 무기력과 권태 뒤편에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거대하고 복잡하고 짜증나는 어떤 세계'가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무기력하지만 또한 이 세계와의 대면을 주체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학교 현장의 '교육 불가능'에 대한 사유>, 이계삼, 19쪽  

 

오늘날 사교육의 번성은 부모의 학력이나 사회의식,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먹고사는 일이 너무나 강파른 곡예가 되어버린 현실과 그 개선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공부에서 밀리면 끝'이라는 절박한 공포감에서 연유한 것이다.  

-같은 글, 25쪽  

 

등교 마감 시각이 되어 학교 교문이 스르르 닫히기 시작하면 그 이전까지 천천히 걷던 아이들도 선 안에 들어가기 위해 질주를 시작하듯이, 안정적인 삶으로 나 있는 문이 스르르 닫히기 시작하면서 경쟁은 더욱 극력해지는 것이다. (...) 이미, IMF 구제금융 시절 유년기를 보낸 아이들이 그 예민한 후각으로 학교라는 공간의 실질적인 무의미함을 선구적으로 자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먹고살기 위한 경쟁에 뛰어든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자라난 세대들이, 그중에서도 일찌감치 경쟁의 대열에서 자신이 가망 없다고 스스로 판단한 아이들이 일탈과 폭력으로써 이 체제를 들이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같은 글, 28~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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