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머니 -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들, 한국 VC 이야기
러닝메이트 지음, 이기문 엮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경제와 조금이라도 연관된 책은 읽어도 읽어도 어렵기만 하다. 아무래도 내 적성과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련 책을 멀리하면 경제와 친해질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것이다. 책 편식을 방지할 겸, 공부할 겸 하여 펼쳐본 책이 바로 <뉴 머니>다. 이 책은 VC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VC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머리가 핑 돌았다. 모르는 단어였다.
다행히 러닝메이트 분들이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생소한 단어들을 정리해주셨는데, VC는 벤처캐피탈리스트나 벤처업계를 의미하는 약어라고 한다. 사실 다행인지는 모르겠다. 저 두 용어 역시 나에게는 도통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르는 게 많은 사람은 앞으로 알아갈 것 역시 많아서 좋은 것 같긴 하다. 이 책은 벤처캐피탈 분야에 영 문외한인 나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프롤로그에서 러닝메이트 멤버 중 한 명이 말한 바와 같이, 이 책은 벤처투자 개론서를 자처하는 책은 아니다. 실무에 대한 노하우나 투자 전략이 적혀 있지도 않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나같은 사람이 읽기에 좋았다. 벤처라는 기본 틀에 대한 이해도 없이 실무니 전략이니 아무리 얘기해봐야 도통 알아들을 수 없다. 이 책은 벤처투자 산업의 현 상황과 전망, 그 기회와 타당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나역시 부담과 걱정을 내려놓고 '벤처란 무엇인가'라는 강의를 듣는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다. 기껏해야 '유니콘'정도의 용어만 알고 있던 내가 조금은 벤처 산업에 대해 알게 된 느낌이 든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생겨난 '벤처캐피탈'이라는 명칭은 벤처투자 자금을 운용하는 회사를 지칭한다. 이는 비상장 초기 기업에 투자해 고위험을 감수하는 대신에 성공시 큰 수익을 노리는 자본이고, 변혁을 일으킬 벤처기업을 발굴 및 지원하는 금융기관이다. 이런 모습은 꽤 모험적인데, 이 모험은 자본주의가 도래한 이래 한시도 우리 곁을 떠난 적이 없다. 대항해시대를 떠올려보면 이 '모험'이 어떤 모습이고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대략적으로 감이 온다.
현재는 콜럼버스가 바다를 누리던 대항해시대보다 더한 자본주의가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모험과 자본주의가 그 결을 같이 한다면, 모험을 자처하는 '벤처산업'이 갈수록 성장할 것임은 자명하다. 실제로 2017년 기준 한국의 벤처투자펀드 규모는 20조 원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1년에 처음 시장 규모 10조 원을 돌파한 이래 7년 만에 두 배 성장한 수치다. 벤처캐피탈협회 통계에 빠진 해외 펀드, 은행 등 직접투자를 고려하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투자 산업 성장은 벤처캐피탈 회사들의 호황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굉장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벤처투자는 많은 이들에게 너무나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숫자 자체가 적은데다 그들 대부분이 자영업자처럼 일을 하니 산업에 대한 정보나 접근성이 떨어졌던 탓이다. 그런 의미에서 벤처투자에 대해 얘기하는 책이 나왔다는 사실은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벤처투자가 무엇인지 몰랐던 사람들, 관심은 있으나 정보를 찾을 수 없었던 사람들, 나처럼 막연히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은 사람들 모두가 <뉴 머니>를 통해 벤처투자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어쩌면 벤처기업은 보이지 않았던 게 아니라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한다. 많은 사람들이 <뉴 머니>를 통해 벤처기업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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